"주말 영화관 붐빌까 했는데 텅텅"…이래서 주가 오르겠어

신현아 2023. 11. 21.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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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CGV 고점대비 '3분의 1토막'
연초 대비 53% 하락…유증이 끌어내려
호실적 속 주가 빛보나 했는데
극장 수요 부진·오버행 우려에 '발목'
서울 용산아이파크몰 CGV.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 사진=강은구 기자


"주말에 강남에서 영화를 보는데, 낮시간에도 반밖에 안 차 있더라고요. 상영관 내 사람도 적어서 '프레디의 피자가게' 영화가 인기가 없나 했는데, 박스오피스 1위여서 좀 의아했네요."-서울 강남구 거주 직장인 김모씨

한산한 극장가의 분위기가 CJ CGV의 주가로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첫 반기 흑자를 기록하면서 호실적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지만 흥행작 부재,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약진에 따른 영화관 수요 부진 속 주가 반등 속도가 더딘 모양새다. 올해 CJ CGV의 주가에 직격탄이 됐던 대규모 유상증자 이슈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가운데 잠재적 매도 물량에 대한 우려 또한 주가 상승을 짓누르고 있단 분석이다. 

올 들어 53% 하락…유상증자 직격탄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CJ CGV의 전일 종가는 5590원이었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 한 달간(10월 20일~11월 20일) 12% 올랐지만, 연초 1만원대(권리락을 반영한 수정주가 기준)를 웃돌던 주가가 5000원대로 주저 앉은 점을 감안하면 상승률은 미미하단 평가다. 전날 주가는 올 초와 비교해 53%가량 하락했다. 올해 고점(1만5127원) 대비론 63% 낮은 수준이다. 

CJ CGV는 지속된 실적 부진과 재무 부담 속 올 상반기 하락세를 지속했다. 이 와중에 지난 6월 20일 대규모 유상증자 결정 소식은 추가 하락의 계기가 됐다. 주주배정 유상증자는 통상 시장에서 악재로 받아들여진다. 이익은 그대로인데 발행주식수가 늘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의 주당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어서다.

더군다나 회사가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조달한 5700억원 가운데 3800억원(67%)을 채무상환에 쓰겠다고 밝힌 게 우려에 불을 지폈다. 조달액 대부분을 빚 갚는 데 쓰겠단 CJ CGV의 재무건전성에 대해 시장이 부정적 평가를 던졌기 때문이다. 최종 유상증자 규모는 5700억원에서 4153억원으로 축소됐다. 유상증자 후 주가가 하락한 흐름을 반영해 회사가 신주 발행가액을 기존 7630원에서 5560원으로 낮추면서다. 

 분위기 반전되나 했는데 성장성에 '발목'

자료=영화진흥위원회/삼성증권


하지만 상반기 호실적 발표로 주가 분위기가 반전됐다. 실적 발표가 있었던 지난 7월 20일부터 같은달 31일까지 주가는 40% 뛰었다. 무려 7거래일 만에 벌어진 일이다. CJ CGV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17억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2020~2022년) 내내 적자를 지속하다 이룬 코로나19 이후 첫 반기 흑자다. CGV가 반기 기준 흑자전환에 성공한 건 3년 6개월 만이다.

반등은 잠깐이었다. 성장성에 대한 의문이 주가를 받쳐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등 OTT 시장 확대에 극장가가 경쟁력을 잃고 있단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개봉작 중 손익분기점을 넘은 영화는 '범죄도시3', '밀수', '잠', '30일'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문화 콘텐츠 소비 트렌드가 과거와 많이 달라진 가운데 극장으로 관객을 끌어들일 콘텐츠가 부족한 탓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관객수 또한 팬데믹 때보단 늘었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의 회복 가능성은 당분간 요원하단 평가가 나온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올 1~10월 전체 누적 관람객 수는 1억79만명,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7~2019년 같은 기간 평균(1억8191만명)의 55.4% 수준이다. 해당 기간 전체 극장 누적 매출액도 1조239억원으로 팬데믹 이전 평균치(1조5065억원)의 68%에 불과했다. 상반기에 이어 올 3분기에도 흑자를 지속했단 경사에도 주가가 기대보단 더딘 흐름을 보이는 이유란 해석이다.

 재무부담도 여전…유상증자 판결도 지켜봐야 

사진=뉴스1


팬데믹 기간 누적된 손실에 따른 차입 부담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지난 9월 27일 신주 상장과 함께 마무리된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부채비율이 연초 816%에서 3분기 말 529%로 축소됐다고 하지만, 절대적인 수치는 여전히 높다. 지주사인 CJ를 대상으로 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카드가 독이 될지 약이 될지도 지켜봐야 한다. 

앞서 CJ CGV는 주주배정 유상증자 소식과 함께 감정가치 4444억원의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전량(1412만8808주)을 CJ로부터 현물출자 받겠단 계획을 내놨다. 법원에 올리브네트웍스 지분에 대한 평가가 담긴 감정보고서를 제출했지만, 법원이 이를 퇴짜놨다. 4444억원이란 CJ올리브네트웍스의 현물 가치가 고평가됐단 게 법원 판단이었다. 

유상증자로 재무구조는 개선될 수 있지만, 신주 발행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 우려가 있다. 최민하 연구원은 "CJ CGV는 CJ올리브네트웍스의 지분 100%를 CJ로부터 현물출자 받고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하려 했으나, 지난 9월 법원의 감정보고서 불인가 처분으로 10월 항고 후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기존 안대로 승인돼 현물 출자가 완료되면 재무구조는 안정화될 수 있지만 신주 발행에 따른 주주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고 밝혔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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