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적은 북한 아닌 검찰”이라는 윤대통령 탄핵 집회

조재연 기자 2024. 10. 18.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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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여태까지 전쟁 시 주적을 북한으로 두고 있었습니다. 지금 우리 눈앞에 있는 주적은 바로 검찰입니다."

앞서 대통령실 진입을 시도했던 윤모 씨는 "날마다 높아지는 탄핵 열기가 두려운지 전쟁 위기를 정권 위기 탈출구로 쓰려 한다"며"무인기로 대북전단을 뿌린 것은 윤석열이 전쟁을 시작했다고 봐도 무방할 만큼 심각한 도발"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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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단체 용산시위 가보니…
국민주권당·대진연 등 50명
“대북전단 뿌린 건 심각한 도발
다 죽기 전에 끌어내려야” 주장
“무인기는 미국이 지시” 음모론까지
“윤건희 타도” 연좌시위…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윤석열 탄핵 용산 평화촛불’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윤건희를 타도하자’는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유진 기자

“우리는 여태까지 전쟁 시 주적을 북한으로 두고 있었습니다. 지금 우리 눈앞에 있는 주적은 바로 검찰입니다.”

‘윤석열 탄핵을 위해 궐기하자’는 국민주권당 당원 이모(67) 씨의 발언이 끝나자 사회자가 참가자들에게 “김건희를 구속하고 윤석열을 탄핵하라”는 구호를 유도했다. 17일 오후 7시쯤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의 모습이다. 이날 국민주권당, 자주민주평화통일민족위원회,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등은 ‘용산 평화 촛불’이란 이름으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를 열었다. 지난 4일 대통령실에 난입하려다 현행범으로 경찰에 체포되고, 이후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된 대진연 회원들도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발언에 나선 참가자들은 주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관련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들어 비난하거나, 최근 한반도 정세의 긴장이 고조된 책임을 북한이 아닌 우리 정부 탓으로 돌렸다. 이 씨는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검찰은 김건희의 개’라고 했는데, 나는 개가 아니라 김건희의 훈련받은 쥐××라고 말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대통령실 진입을 시도했던 윤모 씨는 “날마다 높아지는 탄핵 열기가 두려운지 전쟁 위기를 정권 위기 탈출구로 쓰려 한다”며“무인기로 대북전단을 뿌린 것은 윤석열이 전쟁을 시작했다고 봐도 무방할 만큼 심각한 도발”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한국 무인기가 이달 평양에 침투해 대북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우리 군은 ‘사실 여부를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윤 씨는 “우리 국민이 다 죽기 전에 끌어내려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해 참가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국민주권당 박모 위원장은 “이번 무인기는 미국의 지시 혹은 승인하에 이뤄진 일이라는 게 가장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판단”이란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날 집회 인원은 50명이 조금 넘었지만, 대통령실 진입 등 돌발행동이나 경찰과의 충돌은 없었다. 집회 시작 전 참가자들이 양초를 종이컵에 담아 촛불을 붙이려 하자 경찰이 제지하기도 했다. “불씨가 바람에 날려 위험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대신 이들은 휴대전화 카메라의 플래시를 켜고 손팻말을 치켜들었다. 손팻말엔 ‘윤건희(윤석열+김건희)를 타도하자’ ‘윤석열을 탄핵하자’란 문구가 담겼다.

이들 외에도 진보 진영 단체들은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정권 흔들기’ 장외투쟁 강도를 높일 예정이다. 19일 시청역 인근에선 ‘촛불행동’ 전국집중집회가 열리고, 덕수궁 돌담길에선 ‘윤석열 정권 퇴진 운동본부’의 ‘반전평화대회’가 예정됐다. 윤석열 정권 퇴진 운동본부는 지난 8일부터 온라인에서 이른바 ‘퇴진 국민투표’를 진행하는 한편, 길거리 등에서도 퇴진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다음 달 대규모 장외집회도 예고했다.

이들을 바라보는 일반 시민들의 시선은 엇갈렸다. 김경호(55) 씨는 “무인기를 우리가 보냈는지는 모르겠지만, 정부 정책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반면 김민철(27) 씨는 “요즘 너무 많은 사람이 모든 문제의 원인을 정부에서 찾는 것 같고, 너무 한쪽 탓만 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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