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유산과 함께 색다르게 즐기는 가을 제주
[리뷰타임스=라라 리뷰어] 하늘과 맞닿을 것 같은 한라산 아래, 마치 한라산의 능선이라도 되는 양 굽이굽이 펼쳐지는 시원스런 풍경. 그 아름다움의 원천은 화산섬 제주를 탄생시킨 368개에 달하는 크고 작은 오름들이다. 멀리는 180만년 전부터, 가까이는 수천 년 전까지, 한때는 육지와 연결되기도 했던 작은 섬 제주에선 무수히 많은 화산활동이 일어났다. 지금 그 화산활동을 직접 볼 수는 없지만 그 흔적을 따라가볼 수는 있다. 매년 가을 열리는 세계유산축전 덕분이다.
올해로 5회째를 맞는 세계유산축전은 오는 10월 11일(금)부터 22일(화)까지 12일간 거문오름 일대에서 열릴 예정이다. 축전 기간에는 평소 굳게 닫혀 있던 용암동굴의 문이 열리고, 거문오름에서부터 용암이 흘러간 흔적을 따라 하이킹도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한밤에 한라산 등반을 시작해 백록담에서 일출을 맞이할 수도 있다. 한라산 야간산행은 250명 정도로 제한돼 있어 이미 1차 접수시 단 몇 초만에 신청이 마감됐지만 아직 한 번의 기회가 더 남아 있다.
오는 9월 9일(월요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되는 2차 신청 접수다. 2차 신청도 일찌감치 마감될 수 있지만 한라산 야간 등반 기회를 놓쳤다 해서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축전 기간 중 매주 금, 토, 일(10월 11~13일, 18~20일) 6일 동안 성산일출봉이 18:00 이후에도 개방되니 성산일출봉에 올라 별빛과 마주하면 된다. 이 기간에는 입장료도 받지 않는다.
거문오름 인근의 유산마을 하루를 알차게 즐길 수도 있다.
유산마을은 거문오름용암동굴계가 위치한 주변 마을들로, 선흘1리와 2리, 김녕리, 성산리, 덕천리, 행원리, 월정리 등 총 7개 마을을 말한다. 각 유산마을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축전 기간 중 딱 한 번씩만 진행되니 이번 기회를 놓치면 내년을 기약해야 한다.
2024 세계유산축전의 유산마을나들이 프로그램을 잠깐 살펴보자.
1. 선흘1리 ‘선흘곶! 자연과 사람을 이어 쉼이 되다’
- 날짜 : 10월 13일(일) 09:30~16:00
- 장소 : 동백동산
- 프로그램 : 동백동산 습지센터 탐방-캘리그라피 체험-점심식사(가시낭 도토리 칼국수)-삼촌미술관투어
2. 선흘2리 ‘용암속 정원 마을’
- 날짜 : 10월 20일(일) 13:30 ~ 18:00
- 장소 : 함덕초등학교 선인분교운동장
- 프로그램 : 올티스 다원 투어 및 테이스팅 클래스 다도 체험-화분 만들기 체험
3. 김녕리 ‘해녀 그릭고 어머니’
- 날짜 : 10월 13일(일) 09:00~15:00
- 장소 : 김녕어울림센터
- 프로그램 : 김녕 지오트레일 탐방-테왁 만들기 체험-김녕만장예술단 공연 관람
4. 성산리 ‘해뜨는 바다 위를 걷다’
- 날짜 : 10월 13일(일) 09:30~11:30(A코스), 14:00~17:30(B코스)
- 장소 : 성산일출봉 야외 공연장
- 프로그램 : A코스 성산일출봉 잔디광장 집결 후 비치코밍 투어, B코스 성산일출봉 잔디광장 집결 후 공예품 만들기 체험
5. 덕천리 ‘덕천리 자연유산 스테이’
- 날짜 : 10월 11일 14:00 ~ 12일 11:00
- 장소 : 덕천리 모산리 연못 일원
- 프로그램 : 덕천리 모산이 연못 일원 마을 운동장 집결-덕천리 마을 탐방-유산마을 전통음식(바비큐 파티) 및 지역문화 공연
6. 행원리 ‘광해, 빛의 바다’
- 날짜 : 10월 18일(금) 13:00~17:00
- 장소 : 어등포구
- 프로그램 : 행원리 마을 탐방(어등포구, 연대봉, 광해 유배 스토리 등)-풍차만들기 체험-해녀공연
7. 월정리 ‘밭담 제주인의 삶’
- 날짜 : 10월 19일(토) 10:30~13:00
- 장소 : 진빌레정
- 프로그램 : 밭담투어 및 마을 탐방(제주밭담, 불턱, 산담, 방사탑, 통시 등)-스카프 쪽물 들이기 체험
‘세계자연유산 특별탐험대’를 신청하면 인솔자와 함께 뱅뒤굴과 김녕굴 두 곳을 탐방할 수 있다. 특별탐험대는 축전 기간 중 매주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운영되며, 인솔자와 함께 하는 것이므로 사전예약을 해야 한다. 김녕굴은 만장굴에서 약 1.6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으며, 2002년 낙석과 안전 문제로 폐쇄된 이후 최근 몇 년새 축전 기간에만 잠시 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뱅뒤굴은 총길이가 4,481m로 세계적으로 가장 복잡한 미로형 동굴에 속한다. 뱅뒤굴에 나있는 구멍은 23곳이지만 사람이 출입할 수 있는 곳은 단 3곳이다. 김녕굴은 만장굴과 비슷하게 천정의 높이가 엄청나 별도의 장비가 없어도 동굴을 탐험할 수 있지만 뱅뒤굴은 상당 구간을 기어서 이동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탐사복, 헬멧, 무릎보호대 등이 필요할 수 있다. 1만년 전 용암이 흐르며 만든 ‘불의 길’, 칠흙 같은 어둠이지만 그 안에서 꿈틀대는 거대한 자연을 마주할 수 있다.
동굴탐험대와 달리 워킹투어는 거문오름에서 시작해 용암이 흐르며 만들어낸 동굴 위를 걷는 코스다. 총 4개 구간으로 거문오름에서 시작해 월정리 바다까지 총 25.1km의 거리다. 전체 구간을 모두 걸으면 좋겠지만 시간이 부족하다면 일부 구간만 걸어봐도 괜찮다. 평소에는 출입이 금지되는 곳이기에 한라산둘레길이나 다른 숲길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또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지상으로 돌출된 거대한 용암교를 지나 한라산둘레길 같은 숲길을 걷다가 어느 순간 드넓게 펼쳐진 빌레(용암이 흐르며 만들어진 너른 암반)가 펼쳐진다. 또 어느 순간에는 하늘로 쭉쭉 뻗은 삼나무숲길이 제대로 힐링을 선사한다. 워킹투어를 하는 동안 웃산전굴, 대림굴, 만장굴 3입구, 김녕굴, 용천동굴, 당처물동굴을 지난다. 동굴로 들어가볼 수는 없지만 맛뵈기 정도로 동굴을 들여다볼 수는 있다.
올해 세계유산축전에서 한 가지 아쉬운 게 있다면 만장굴이 꽁꽁 숨어버렸다는 점이다. 작년까지는 만장굴도 미공개 구간을 탐험할 수 있었는데 안전 문제로 인해 지난해 12월 폐쇄돼 내년 8월에나 재오픈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에 따라 다르지만 사전 신청이 필요한 프로그램은 지난달 말 이미 1차 신청 접수가 마감되었으며, 오는 9월 9일(월) 10시 2차 신청 접수가 시작될 예정이다.
<2024 세계유산축전 주요 프로그램>
- 워킹투어 : 거문오름용암동굴계 1구간(약 5.5km), 2구간(약 4.8km), 3구간(약 8.9km), 4구간(약 5.9km) / 참가비 5,000원, 사전예약 필수(인솔투어 또는 자율투어, 잔여석에 한해 현장접수 가능)
특별탐험: 뱅뒤굴+김녕굴 동굴 투어 / 참가비 10,000원 (사전예약 필수, 인솔투어) - 별빛산행 야간투어 : 한라산 야간일출산행 (축전기간 중 매주 토요일 23:00~익일 12:00, 참가비 10,000원 / 인솔투어, 산악전문 안전요원 동행), 성산일출봉 야간 탐방(축전기간 중 매주 금,토,일 18:00~21:00, 무료입장 / 자율투어)
- 유산마을 나들이 : 선흘1리(10월 13일), 김녕리(10월 13일), 성산리(10월 13일), 덕천리(10월 11~12일), 행원리(10월 18일), 월정리(10월 19일), 선흘2리(10월 20일)
2024세계유산축전_발견의 기쁨
- 일시 : 2024. 10. 11(금) ~ 10.22 (화) / 12일간
- 장소 : 거문오름 일대,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성산일출봉 응회구, 세계자연유산마을(선흘1, 2리, 덕천리, 김녕리, 월정리, 행원리, 성산리) 등
- 홈페이지 : https://worldheritage.kr/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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