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즐겨 먹는다는 신박한 그릭 요거트 라면

이 영상을 보라. 캐나다의 한 틱톡커가 올린 신라면 먹방인데, 보글보글 끓는 라면 한가운데 풍덩 떨어지는 건 바로 그릭 요거트. (응??) 여기에 핫소스까지 찹찹 뿌려놓고는 맛있다는 듯 웃으며 먹고 있는 모습은 본토 한국인들에게는 충격과 공포 그 자체. 도저히 상상되지 않는 맛인데.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보고 발작하는 이탈리아 사람들의 마음이 이랬을까.  

유튜브 댓글로 “외국에서는 라면에 그릭 요거트를 넣어먹는다던데 정말인지 알아봐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하는 김에 우리도 요거트 라면이 대체 어떤 맛인지 직접 만들어 먹어보고 농심 관계자에게도 물어봤다.

먼저 요거트 라면이 실제로 존재하는 레시피인 건지, 극소수만 즐기는 괴식은 아닌지 알아봤다. 외국인들이 많이 쓰는 틱톡에 ‘요거트 라면’(yogurt with ramen)을 검색하니... 생각보다 적지 않은 영상이 나오는데 하나하나 클릭하기가 후덜덜한 비주얼. 이건 레딧의 한 라면 덕후가 올린 ‘그릭 요거트 라면’ 사진인데 보기만해도 식욕이 뚝 떨어진다.

왠지 모르겠지만 외국인들 사이에 라면과 요거트가 궁합이 좋다고 알려진 거 같긴 하다. 비빔면처럼 면만 건져낸 뒤 요거트를 넣어 비벼 먹는 조리법도 소개돼있고 신라면을 뿌셔뿌셔처럼 잘게 부순 뒤 요거트와 볶아 소스로 만드는 요거트 라면 볶음 소스(?)라는 것도 있는데… 이건 솔직히 선 넘었다.

요거트 라면이 대체 어떤 맛이길래 외국인들이 환장하는지 우리도 레시피대로 요리해 보기로 했다. 재료는 신라면과 라임, 그릭 요거트, 핫소스. 보글보글 끓기 시작한 라면에 라임을 넣어 풍미를 더하고 여기에 큰맘 먹고 그릭 요거트 두 스푼 투척! 마지막으로 핫소스까지 넣으니 냄비에서 올라오는 시큼한 냄새가 코를 찌르는데… 이거 정말 먹을 수 있긴 한 걸까?

긴장 반 호기심 반 상태로 완성된 요거트 라면을 먹어보니 생각보다 이국적인 맛이 꽤나 그럴싸했다. 핫소스의 시큼하면서도 매콤한 맛과 라임의 신맛이 마치 똠얌꿍을 떠오르게 했고, 문제의 그릭 요거트는 라면의 맵기를 덜어주며 국물을 부드럽게 만들었다. 같이 먹은 팀원들 중에선 한 번쯤 먹어볼 만한 동남아 음식 같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는데 중독성이 강해 또 먹고 싶다는 의견도 있었으니 관심 있는 왱구님들은 참고하시기 바란다.

국내에선 듣도 보도 못한 레시피가 어쩌다 해외에서 유행을 한 건지, 라면 회사는 알고 있을까 궁금했는데 이미 그 존재를 알고 있었다.

농심 관계자
“(요거트 라면은) 농심에서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신선한 레시피라서 처음 발견했을 때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회사 내부적으로도 이런 그릭 요거트를 활용한 레시피는 처음…”

의외로 신맛이 강한 라임을 라면에 넣어 먹는 건 꽤나 알려진 조리법이라고 한다.

농심 관계자
“라임 같은 경우에는 남미에서 좀 넣어서 드시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특히 남미에서는 이제 고기에 라임이랑 건고추, 향신료 등을 첨가해서 만든 멕시코식 스튜 비리아라는 음식에 접목한 라면 레시피 등 이색 조리법이 SNS에서 공유되고 있는 거를 인지를 했습니다”

라면이 해외에서 향토 음식화돼 정착한 셈이다. 라면을 색다르게 요리해 먹는 건 코로나 유행 이후 생긴 경향이라고 한다. 각국에서 거리두기와 자가격리로 집 안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라면 레시피’ 검색량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농심 관계자
“한국 라면이 기존에는 간식같이 여겨졌거든요. 근데 그거(코로나) 이후에는 이제 한 끼 식사로 자리를 잡게 되면서 각 국가에서 식재료라든가 레시피 등이 한국 라면이랑 같이 합쳐지면서 각 지역별로 한국 라면을 소비하는 특별한 방식이 생겨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농심 같은 라면 회사들은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라면 요리법을 적극 개발해 홍보하고 있다. 현지인 입맛에 맞게 치즈를 활용해 매운맛을 중화하거나 각종 제철 재료를 활용한 레시피를 소개하는 식이다. 이번에 새로 알게 된 요거트 라면도 정식 레시피로 만들어 알리면 어떨까. 우리가 직접 먹어본 바로는 마니아층이 생길 거라 보장할 수 있다. 아님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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