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기업 가치 제고 계획(밸류업 프로그램)'을 분석합니다.

2028년 연결기준 자기자본이익률(ROE) 9~10% 달성을 목표로 내건 KT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 성패 여부는 인공지능(AI) 사업 성장에 달렸다. ROE는 당기순이익을 자본총계로 나눈 값이다. 지난 6월 말 6.45%에 머무른 수치를 개선하려면 당기순이익은 늘리고, 자본총계는 줄여야 한다.
먼저 KT는 비핵심 자산 유동화로 자본 효율을 높일 계획이다. 당기순이익은 매출이 늘어나는 동시에 사업 비용을 적절하게 통제해야 높일 수 있다. KT는 유무선 통신 사업에 치중한 기존 사업 모델에서 벗어나 AICT(인공지능+정보통신기술) 사업을 키워 새로운 수익 창출을 도모한다.
KT에 따르면 전체 매출에서 AI와 정보기술(IT)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2023년 별도기준 서비스 매출 15조9324억원 중 AI·IT의 비중은 6%로, 9559억원이었다. 회사는 이 비중을 2028년까지 19%로 늘리는 것이 목표다.

KT가 AI 사업 성장 속도를 높이기 위해 택한 방법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협력이다. 회사는 지난 9월 MS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향후 5년 동안 2조4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주요 협력 분야는 △한국 특화 소형언어모델(sLLM) 개발 △한국형 클라우드 개발 △sLLM을 기반으로 만든 '코파일럿 에이전트' 제공 등이다. KT는 자체 개발한 언어모델 '믿:음'을 기반으로 AICC(콜센터)·금융·공공 분야에 AI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여기에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MS의 기술을 흡수해 교육·헬스케어·모빌리티 등 다양한 산업군에 AI 서비스를 제공할 길을 찾는다.

MS와의 협력 분야에서 가장 빠르게 수익성이 보일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는 한국형 클라우드 개발이다. 한국의 법·규제를 철저히 준수한 '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를 개발해 공공·금융 분야에 공급하는 것이 골자다. 국내 금융사들은 현행 법에 따라 내부 망과 외부 망의 전산 시스템을 별도로 두는데,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빅테크의 서비스는 이를 충족하지 못한다. KT는 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를 내년 1분기에 공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국내 대기업, 금융기관, 공공기관 등 기업간거래(B2B) 고객사를 확보 중이다.
이와 함께 KT는 MS와 AX(AI전환) 전문 기업을 설립 중이다. 이 기업은 KT의 100% 자회사로 설립되며, 출범 뒤 5년 간 매출 목표는 4조6000억원이다. 정찬호 KT IT전략기획담당 상무는 8일 열린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AX전문 기업의 역할에 관해 "고객사들이 업무를 AI로 전환할 때 접근법을 잘 못잡고 있다"며 "어떻게 하면 AI와 클라우드로 전환할 수 있는지 기술적으로 컨설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은 매출 성장과 함께 비용을 적절히 통제해야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 KT는 비용 효율화를 위해 네트워크 부문을 100% 자회사로 물적분할하는 방법을 택했다. 내년 신설법인 두 곳을 설립해 본사의 네트워크 운영 인력을 재배치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희망퇴직도 진행했다. 이로써 KT 인력은 약 23% 감축되며 내년부터 연간 인건비 약 3500억원을 줄일 전망이다.
이에 관해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조직개편은)조직 슬림화에 유리하고 수익성 개선에 도움을 준다"고 평가했다. 이어 "신사업 성장성을 부각시키기 용이하고 규제 및 가치 평가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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