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고 달려가자
현대 유니콘스에 지명받은 선수 중 현역은 이제 단 네 명. 현대가 해체된 지도 벌써 17년이 흘렀으니, 해체 직전에 입단했더라도 벌써 소속팀의 최고참이 됐을 시간이다. 그중 세 명은 히어로즈에 귀속돼 지금까지 선수 생활을 지속해 왔다면, 다른 한 명은 조금 거친 길을 걸어와 지금에 이르렀다. 유니콘스에서 방출된 후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치고, 초등학생을 가르치다 다시 신고선수로 입단해 야구를 이어온 것. 그렇게 프로의 세계에 들어와 그전보다도 더 큰 폭으로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며 어느덧 한 팀에서 열여섯 번째 시즌을 치르게 된 롯데 자이언츠 정훈이다. 빛나는 순간은 누군가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기에, 그의 인생 그래프는 위로 올라가든 아래로 내려가든 끝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승리를 위해, 큰 꿈을 향해!
에디터 김서현 사진 롯데 자이언츠
dnjswnd34 비시즌이나 쉬는 날엔 주로 뭘 하나요? (2월 6일 인터뷰)
최대한 아이들하고 시간을 보내려고 해요. 어린이집 등·하원은 제가 주로 맡아서 하고 있어요. 그거 아니면 골프 치거나 운동하죠. 그게 다예요. 대만에서도 딱히 할 만한 게 없어서 쉬는 날에도 거의 숙소에만 있어요. (전)준우 형이랑 (진)해수 형, (김)상수랑 (유)강남이 이렇게 다섯 명이 밥 먹으러 한 번 다녀왔습니다.
dugout_mz 그렇게 모이면 누가 대화를 주도하나요?
강남이죠. 막내들이 말을 많이 해야 하니까요. 거의 강남이가 질문하고 강남이가 대답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일상 대화도 하는데, 스프링 캠프에 온 거니 올해 팀의 방향성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얘기도 해요.
dugout_mz 스프링 캠프를 떠난 지 열흘이 조금 넘었어요. 베테랑인 만큼 여러 나라에 다녀왔는데, 대만은 어때요?
여기 타이난 야구장이 정말 마음에 들어요. 숙소랑도 가깝고, 날씨도 나쁘지 않고요. 또 다른 나라에 비하면 비행시간도 짧으니까 편해요. 근데 제가 입이 까다로운 편은 아닌데, 향신료에는 좀 약하거든요. 여기 음식들은 향이 강해서 어렵더라고요. 다이어트하고 싶은 분들은 여기 오시면 되지 않을까 싶은데. (장난) 미식의 나라로 유명하다던데 뭘 먹어야 맛있는 건지 아직 모르겠어요. 실제로 KFC에서 치킨을 먹었는데 한국이랑 똑같던데요. 그래서 책상 위에는 가끔 밥 대신 먹을 도리토스랑, 도리토스가 질리면 먹을 프링글스 두 통이 있습니다. (캠프에 갈 때 꼭 챙기는 것도 있나요? 자티비에선 핫핑크 텀블러를 들고 다니던데요.) 그건 아내가 거기에 커피를 타 줘서 그대로 들고 간 건데, 제 취향은 그쪽이 절대 아닙니다. 그냥 주는 대로 받은 거죠.
fx_h0129 선글라스를 귀 바깥쪽으로 얹어 쓰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저는 보통 사람들처럼 안경을 귀에 걸면 뛸 때 많이 움직여요. 그래서 코랑 일자로 고정하려고 그렇게 쓰는 건데, 아마 저 말고도 비슷하게 쓰는 사람이 꽤 있을 거예요. 코랑 높이를 맞춰서 최대한 움직임이 없게 하기 위함이죠. 워낙 오랫동안 그렇게 쓰니까 저는 귀 위쪽으로 걸쳐 쓰는 게 오히려 더 불편하더라고요.
giants_park_24 3년 전만 해도 말 걸기 어려운 인상이었는데, 지금은 귀여운 상이 됐어요. 관상은 심성에서 나온다는데 요즘 마음가짐이 어떤지 궁금해요.
그래요? 저는 한결같다고 생각하는데. 고참이 되면서 자이언츠 TV나 유튜브에 점점 더 자주 나오게 되잖아요. 그런 곳에서 사적인 얘기를 나누는 장면을 보신 팬분들이 저를 편안하게 봐주시나 봐요. 사실 전 예전에도 이랬어요. 귀엽진 않지만, 부드러운 편은 맞는 것 같습니다. 아, 부드럽다고 해야 하나? 억양이 세서 무서워 보이지만 여린 편이죠.
sestnavie 입담이 좋기로 워낙 유명한데, 나중에 유튜버에 도전해 볼 의향도 있어요?
구체적으로 계획해 본 적은 없는데 기회가 된다면 할 수도 있겠죠. 그때 할 게 없으면 그거라도… 유튜브도 쉽진 않겠지만 도전은 한번 해보고 싶어요. 유튜브는 자극적인 거 아닌가요? 그냥 몇 개 터뜨려 주면 되는 거 아니에요? 만약에 정식으로 하게 된다면 재밌는 소스들 가져와서 이목을 끌려고 하지 않을까 싶어요.
#정훈! 오늘 왜 야구하러 안 가?
namseojjock 타석에서 투수 방향으로 손을 미는 루틴을 어느 순간부터 못 봤는데 따로 이유가 있나요?
그걸 하던 시기는 제가 시합에 주전으로 자주 나갈 때였어요. 타격할 때 왼쪽 어깨가 빨리 열려서 그걸 의식하려고 만든 동작이었는데, 이젠 경기에도 가끔 나가는데 그걸 굳이 해야 하나 싶긴 하더라고요. (머쓱) 그거 할 시간에 타석에 집중이나 더 하자는 생각으로 잡동작을 다 없앴어요. 그리고 아들들이 컸으니까 야구 중계방송을 보잖아요. 화면에 아빠 얼굴이나 더 보여주는 게 낫겠다고 봤어요.
leeeeeee13th 아이들은 야구선수 아빠를 어떻게 생각하나요?
둘째 지환이는 아직 아빠가 뭘 하는지 잘 모르는 듯한데, 첫째 지우는 완벽하게 아빠가 롯데 자이언츠 선수 정훈이라는 걸 알고 있어요. 아이들이 야구장에 자주 오니까 사람들이 아빠를 응원하는 걸 보잖아요. 제가 엄청 대단한 사람인 줄 알아요. 그래서 사람 많은 데 가면 자꾸 저한테 아빠라고 안 하고 “롯데 자이언츠 정훈!” 이렇게 불러요. 태권도장에 아이 데리러 가면 다른 친구들도 다 있는 데서 “아빠 왔다!”라고 할 걸 “어, 롯데 자이언츠 정훈 왔다!” 이런 식으로 얘길 하거든요. 저는 민망해서 대답 안 하죠.
hwnky_ 아들은 성격이나 외형에서 어떤 점이 닮았어요?
집에서는 뭐든 잘하는데 막상 밖에서 판 깔아주면 못 하는 게 저랑 비슷해요. 집에서는 엄마 아빠 앞에서 춤도 잘 보여주고 저희를 웃겨주는데, 밖에 나가면 부끄럽다고 말을 안 하거든요. 그래 놓고 자꾸 제 이름을 불러요. 같이 있을 때 누가 저를 알아보신 적이 있거든요. “혹시 야구선수 아니야?” 하면서 속삭이는 소리가 들리면 지우가 바로 제 이름을 불러줍니다. “정↘훈↗! 정↘훈↗! (사투리로) 오늘 왜 야구 안 가?” 이래요. 야구 쉬는 날인데. (웃음) 그리고 제가 사투리를 많이 써서 그런가 애들도 그 억양이 있어요.
lotte_ddamsisarang 아들이랑 야구할 때도 풀스윙하는 영상이 화제가 됐어요. 아들이 서운해하지 않던가요?
그 영상만 보시면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같이 논 지 거의 한 시간 반 정도 됐을 때의 모습이거든요? 계속 맞춰주다가 이 공을 잃어버리지 않는 한 놀이가 안 끝날 것 같아서 제가 공을 없애려고 크게 쳤던 거죠. 근데 그렇게 해도 공이 사라지지 않더라고요. 그 이후로도 더 했어요. 아이들 체력이 떨어지는 시간은 절대 없고요. 놀아주다 보면 제가 너무 힘드니까 지우가 뭔가 실수나 잘못을 하나 한다, 그럼 용서 없이 바로 그만둡니다. 공을 갑자기 발로 찬다거나 하면 봐주는 것 없이 바로 들어가요. 예절 교육을 가장해 제 휴식을 챙기는 거죠.
fx_h0129 아들을 야구선수로 키울 생각도 있나요? 만약 그렇다면 야수 vs 투수!
지우가 올해 7살인데, 취미로 야구를 배우고 있어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본격적으로 얘기하는 단계는 아닌데, 일단 즐기는 것 같긴 해요. 아직은 일주일에 한 번밖에 안 가니까 더 자주 가고 싶어 하죠. 제가 야수라 그런지 아들도 야수를 했으면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야 제가 적극적으로 도와줄 수 있겠다 싶어서요. 너무 깊숙하게 개입하면 간섭이 되겠지만, 또 부모 마음은 그런 거니까요. 지금도 지우가 야구하는 데 구경하러 가면 저는 못 들어오게 하거든요. 잔소리를 너무 많이 한다고 밖에 나가 있으래요.
febkev02 보호대에 쓰여 있는 ‘o.j.h’는 무슨 의미인지 궁금해요!
아내랑 지우, 제 이름에서 한 자씩 따온 거예요. 지환이가 태어나기 전에 세 가족일 때 맞춘 거라 이제 하나 늘려야죠.
#5K? OK!
jiyung_jung 작년 9월 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5연타석 삼진 후 적시타를 기록한 경기의 소감이 궁금합니다. 정훈의 야구 인생 중 손에 꼽을 경기였을까요?
분명 기억에 남을 게임인 건 맞죠. 제가 한 경기에 삼진 다섯 개를 당한 게 처음이기도 하고요. 또 여섯 번째 타석에 안타를 치는 경우도 엄청 드물잖아요. 그 게임이 정말 힘들긴 했어요. 지명타자로 들어갔으니까 수비할 때 벤치에 있잖아요. 5K를 먹는 동안 눈치가 너무 보이고 팀에 미안해서 거기 앉아 있을 수가 없더라고요. 라커룸이랑 더그아웃을 계속 왔다 갔다 했어요. 또 다섯 번째 타석은 1사 만루라는 완벽한 기회였는데도 삼진을 당한 거라 그냥 이대로 자연스럽게 두산 더그아웃으로 들어가야 하나 고민이 되는 거예요. 여름 낮 경기에 야수들이 12회까지 뛰는 게 쉽지 않거든요. 분명 제가 쳐내야 했던 거라 유달리 힘든 날이었습니다. 감독님 피해서 도망 다니는 것도 힘들었고요. 앞으로도 제가 결승타 못 쳐도 되니까 팀이 빨리 이겼으면 좋겠어요.
51.87.20 타석에 들어갈 때 등장곡이나 응원가를 속으로 따라 부른 적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따라 부른 적은 없어요. 주위 동료들이나 후배들이 너무 많이 불러줘서 그런가? 지우, 지환이도 집에 가면 둘이 제 앞에서 응원가를 불러주거든요.
j_nh__n 정훈 선수 등장곡이 나올 때 팬들의 목소리가 가장 커지는 거 알고 있나요? 등장곡 선정 이유도 알고 싶어요.
제가 고른 건 아니고, 조지훈 응원단장님이 어릴 때 만들어 주신 거예요. 따라 부르기 쉬워서 그런 것 같은데, 확실히 목소리가 커진다는 건 느껴지죠.
lucky__s ‘내가 봐도 이건 좀 멋있다’라고 느꼈거나 웃겨서 기억에 남았던 빠던(배트 던지기)이 있나요?
빠던이 멋있다고 생각해서 꼽은 건 아니지만, 제가 예전에 끝내기 홈런을 한번 친 적이 있는데 그전에 비가 와서 한 시간 넘게 우천 중단됐거든요. (2020년 7월 28일 사직 NC전) 경기가 재개되고 당시 허문회 감독님한테 제가 끝내고 오겠다고 말했어요. 그렇게 타석에 나갔는데 역전 홈런으로 진짜 경기를 끝낸 거예요. 그때 그라운드를 돌면서 엄청 짜릿했던 기억이 있어요.
#랜선 초대장
2x_ojh12 나이 차이가 크게 나는 후배들과도 편하게 지내는 것 같아요. 방에 찾아오는 후배도 있나요?
지금 여기 온 지 열흘 정도 됐는데, 일단 없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일본 캠프까지 합쳐서 누가 몇 번을 찾아왔는지 말씀드려볼게요. (보통 먼저 찾아올 법도 한데요.) 솔직히 너무 안 오긴 하는데. (웃음) 중요한 건 지금까지 단 한 명도 안 왔다는 거죠. 저는 거의 (이)대호 형 방에서 살았거든요. 옆 방엔 누가 있는지 모르겠는데, 맞은편 방은 백두산이 쓰고 있어요. 준우 형은 다른 층이고, 같은 층엔 박승욱이랑 윤동희도 있어요. 그리고 황성빈, 최항… 예전엔 캠프에 올 때 챙기는 짐도 있었다면, 요즘은 거의 후배들 밥 사주려고 돈만 좀 챙겨 오거든요. 근데 아직 사준 적은 없어요. 앞으로 사줄 계획입니다. 아직 맛집을 못 찾았거든요. 작년에 시즌 끝나고 했던 팬 페스티벌에서 저희 바다 팀이 졌어요. 그게 미안해서 팀원들 먼저 밥 사주려고요.
mellow_kang 후배들에게는 주로 어떤 말을 해주나요?
우리 팀에 야구 잘하는 어린 선수가 많잖아요. 그래서 야구 실력에 관한 얘기보다는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을 알려주거나, 또 제가 지금까지 만났던 투수들이 애들에 비하면 더 많으니까 상대 투수에 대한 정보를 주죠. 동희도 그렇고 (나)승엽이도 그렇고, 우리 애들이 야구를 잘하잖아요. 근데 그 속에서도 스스로 지켜야 할 부분들이 있거든요. 특히 야구는 경기 수가 많기 때문에 빨리 잊어버려야 할 것들, 혹은 계속 가지고 가야 할 것들이 분명해요. 그런 것 위주로 대화하는 것 같아요.
tkdwl_ 본인의 뒤를 이어 갈 듯한 후배가 있을까요?
제가 화면에 비치는 것보다 좀 조용한 스타일이에요. 야구장 안에서는 파이팅을 내려고 목소리를 키우지만, 밖에서는 생각보다 낯도 가리고 말수도 거의 없거든요. 엄청 친한 사람들이랑 있을 때만 말수가 느는 편인데, 지금 있는 후배들은 다 외향적이던데요? 음… 승엽이? 아, 근데 승엽이는 야구장에서도 조용해서 아닌 듯해요. (황)성빈이는 저보다 훨씬 과하고요. 그나마 동희 정도? 사적인 자리에 있는 동희를 본 적은 없지만, 야구장에서는 크게 파이팅을 내려고 하고요. 지금까지 본 모습으로는 저랑 제일 비슷하다고 느껴요.
munjjunge 야자 타임을 꼭 해야 한다면, 절대 허용해 주기 싫은 후배는 누구예요?
하… 황성빈이요. 저도 잘 참는 사람인데, 성빈이한테 반말 들으면 못 참을 것 같아요. 혹시 나중에 얘기가 나온다고 해도 성빈이라면 빼지 않고 바로 할걸요? 자기가 먼저 ‘시~작!’ 할 친구예요. 재밌으려고 분명 저한테 별 이상한 거 다 시킬 거예요.
hmmmnnnm__ 본인만의 부산 맛집이 궁금합니다!
아이들하고도 같이 가는 곳인데, 광안리에 있는 언양 불고깃집이요. 자주 가긴 하는데 단가가 꽤 높은 곳이라서 한 번 갔을 때 양껏 먹고 오죠. 후배들이랑도 종종 가는데 다들 잘 먹더라고요. 준우 형이랑도 간 적이 있고, (최)준용이랑 강남이도 다 같이 갔거든요. 거기 언양 불고기를 파는 고깃집이 한 군데가 아니라 몇 개 있어요. 그래서 제가 말한다고 해서 거기 사람들이 막 몰리진 않을 거예요. 사인이 유난히 많이 걸려있는 식당이긴 한데…
lotte_pingu 1. 인간승리의 아이콘으로서 아이들이 평탄하게 크길 원하는지, 도전 속에서 단련되길 바라는지 듣고 싶어요.
당연히 순탄하게만 크길 바라죠. 제가 어렵게 커보니까 이게 쉬운 길이 아니에요. 물론 평탄한 인생만 사는 사람은 없겠지만, 어릴 때는 되게 두려웠어요. 제가 외동아들로 자랐는데, 선수 생활 초반에 방출됐을 때도 형제가 있었더라면 의지할 존재가 있지 않았을까 싶더라고요. 분명 부모님께 하기 어려운 말도 있잖아요. 전 혼자서 많이 힘들어했거든요. 지우랑 지환이는 둘이 의지하면서 무탈하고도 행운이 따르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고난 속에서 성장이 있는 법이잖아요.) 그런 인격적인 성장은 제가 잡아줄 수 있는 거잖아요. 근데 행운은 제가 직접 도울 수 없는 거니까, 제 손이 닿을 수 없는 곳에 있을 행운은 알아서 아이들을 따라갔으면 하는 거죠.
my.dear.33 더그아웃에서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모습을 보면 선수로도 최고지만 지도자로서의 모습도 기대되는데, 지도자의 꿈도 있나요?
개인적으로 코치가 되고 싶다는 욕심도 있죠. 아직 직접 경험해본 적은 없지만, 벤치에 앉아 있으면서 제가 도와준 친구들이 잘 해내면 뿌듯하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이상적으로 미래가 풀린다면, 언젠가 저도 은퇴 후에 누군가를 돕는 존재가 되지 않을까요?
page.ch0h14x 이대호와 전준우 중 더 좋아하는 선배는 누군가요?
둘은 스타일 자체가 완전히 다르죠. 대호 형은 강한 리더십이라고 하면 준우 형은 부드러운 리더십이에요. 준우 형은 말할 때 팩트를 딱 짚어서 그것만 얘기한다면, 대호 형은 전체적인 흐름에 대해서 말해요. 저는 대호 형 방식이 좀 더 마음에 들고요. 오랫동안 옆에 있어서 그런지 형의 강인함이 편하다고 해야 하나? 제가 지킬 것만 제대로 하면 아예 혼날 일이 없으니까요. 실제로 선배한테 혼났던 기억은 거의 없어요. 다들 잘해줬던 것 같은데요? 제가 그만큼 후배 노릇을 잘하기도 했고요. (웃음) 눈치가 있는 편이라 혼날 분위기가 슬슬 만들어진다 싶으면 그 자리를 재빨리 피했죠. 예를 들어 대호 형이 화낼 것 같다 싶으면 대호 형을 피해서 다른 곳에 가 있는 식으로요. 눈치 없으면 힘들 겁니다.
l.ott.e9 20년 뒤 있을 은퇴 후의 계획을 솔직히 말씀해 주세요!
이, 이십 년 뒤요? 은퇴가 당장 내년이 될 수도 있는데. 오랫동안 야구하고 싶다는 욕심은 당연히 있는데 저도 현실적으로 생각하는 편이라서요. 쉽지는 않겠죠. 그래도 포기하지는 않고 계속 부딪히려고 해요. 일단 올해가 끝나고 FA(Free Agent, 자유계약선수)인데, 사람 일은 또 모르거든요.
meow_.62 정훈에게 롯데란 어떤 의미인가요?
사랑하는 곳이죠. 제가 지금 몇 년 동안 몸을 담고 있는데요. 그렇지만 그런 것과는 다른 현실이 있기도 하니까요. 저는 야구를 할 수 있다면 무조건 롯데에 남고 싶죠.
dugout_mz 비시즌인데도 엄청난 관심을 받았어요. 정훈과 롯데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인사하고 인터뷰 마칠게요.
이런 인터뷰 자리에서 8년째 플레이오프에 대한 말씀을 드리고 있는데요. 어쨌든 저희 롯데 팬분들은 가을야구를 가장 보고 싶어 하는 분들이시니까요. 고참으로서 팀이 플레이오프에 가는 게 당연히 가장 큰 목표고요. 또 저희는 팬분들이 원하시는 포기하지 않는 야구를 뛰어넘어서, 포기하더라도 무조건 이기는 야구를 하고 싶어요. 이번에는 정말 어떻게 하든지 꼭 이기고 싶어서, 팀 성적을 올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도 경기마다 나갈 수 있을지 없을지 잘 모르겠지만, 출전하게 된다면 늘 그래왔던 것처럼 몸 사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드릴 테니 팬분들도 한 번만 더 속는다고 생각해 주시고 야구장에 많이 찾아와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올가을에는 사직에서 페스티벌 말고 가을야구로 팬분들을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5년 167호 (3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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