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하며 다시금 주목받고 있는 부부가 있다.
1995년 결혼해 30년 가까이 부부로 살아온 김한길, 최명길 부부.

한 사람은 언론인과 정치인, 또 한 사람은 배우로 각자의 영역에서 빛났던 이들은 어떻게 연인이 되고, 부부가 되었을까.

두 사람의 첫 만남은 다름 아닌 MBC 라디오 스튜디오였다.
김한길은 ‘김한길 초대석’을, 최명길은 ‘최명길의 음악살롱’을 진행하던 시기.
같은 시각, 같은 건물에서 프로그램을 맡았던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누게 된다.

그러던 중, 최명길이 프랑스 영화제에서 상을 받고 돌아오며 김한길의 프로그램에 초대손님으로 출연하게 되는데, 그게 시작이었다.
생방송 중 김한길은 돌직구를 날렸다. “나 같은 남자 어때요?”라는 말에 스튜디오는 잠시 정적이 흘렀고, 최명길은 웃었다.
며칠 뒤 김한길은 직접 전화를 걸어 “나한테 시집오면 어때요?”라고 물었고, 두 사람의 인연은 그렇게 급물살을 탔다.

하지만 김한길에게 최명길과의 결혼은 첫 번째 결혼이 아니었다.
그는 과거 소설가 이어령의 딸이자 촉망받던 법조인이던 이민아 변호사와 결혼한 적이 있다.

당시 이민아는 이화여대 영문과를 조기 졸업한 엘리트였고, 22살의 나이에 김한길과 결혼했다.
두 사람은 함께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밤을 새워 공부하며 각자의 길을 준비했지만, 결국 5년 만에 이혼하게 된다.

최명길과의 인연이 본격적으로 이어진 건 김한길의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였다.
부의금 명단에서 최명길의 이름을 발견한 그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때까지 두 사람은 방송 외에 사적인 인연이 거의 없었기에, 조문을 온 그녀의 진심은 더욱 깊이 다가왔다.

김한길의 어머니 역시 최명길에 대한 인상을 좋게 받아, 만남을 적극 응원했다고 전해진다.
결국 두 사람은 연인이 되었고, 1995년 3월 결혼에 이르게 된다.

최명길은 1980~90년대를 대표하는 미모의 배우로, 특히 사극에서 왕비 역할을 도맡으며 ‘품격 있는 이미지’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그런 그녀가 인기 작가이자 언론인, 예비 정치인이던 김한길과 결혼한다는 소식은 당시 일간지 1면을 장식할 만큼 화제를 모았다.

당시로서는 적지 않은 10살의 나이 차, 그리고 전처와의 이혼 경력이 있는 남성과의 결혼.
최명길에겐 그 선택이 쉽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서로의 삶에 단단한 동반자가 되어주었다.

김한길은 정치인의 길을 걸었고, 최명길은 배우로서 활동을 이어갔다.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중년 부부 같았지만, 이들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2017년, 김한길은 폐암 4기 진단을 받는다. 암세포가 이미 다른 장기로 전이된 상태였고, 생사의 고비 앞에 섰다.
하지만 다행히 신약 치료가 효과를 보이며 건강이 서서히 회복됐고, 현재는 일상을 되찾은 상태다.

최근 예능 ‘따로 또 같이’에 함께 출연한 두 사람은 여전히 친구 같고, 연인 같았다.
각자의 영역에서 치열하게 살았던 두 사람은 이제, 서로의 삶 안에서 가장 편안한 쉼이 되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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