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니 키, 2PM 우영도 선택한 아티스트, 샘바이펜

갤러리 스탠에서 진행된 샘바이펜의 7번째 전시, ‘CONSpiracy’에서 그가 생각하는 페이크 아트에 대해 물었다. 

‘페이크 아트(Fake Art)’를 주창하며 등장한 샘바이펜은 종횡무진 세계를 누비며 일상을 바라보는 독특한 시각을 그림에 담는다. 미쉐린 타이어 캐릭터 비벤덤의 비율을 담은 캐릭터로 출발해 고전 명화를 패러디하고 글로벌 브랜드들과 협업하는 그의 작품은 우리의 삶 곳곳에 녹아 들어있다. 인터넷 문화와 고전 회화, 현대 미술을 혼합하여 독특한 이미지 재해석을 선보이는 아티스트, 샘바이펜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i-D와는 첫 번째 인터뷰다. 자신을 소개해달라.
인터뷰 요청에 감사하다. 아티스트 김세동 (Sam By Pen)이라고 한다.

지난 9월 키아프(Kiaf)에 참여하며 개인전까지 준비했다. 최근 근황은 어땠나.
한해 한해 정신없이 지나갔는데 유독 2022년이 제일 바빴던 것 같다. 최근엔 개인전 준비와 큰 프로젝트 몇 개를 작업했다. 연말, 내년부터 있을 해외 전시 활동도 작업을 시작했다.

10월 21일부터 11월 13일까지 갤러리 스탠에서 개인전 ‘CONSpiracy’를 연다. ‘CONSpiracy’라는 타이틀의 의미, 이번 개인전의 테마와 전시 작품, 다루고자 하는 이야기를 전해달라.
보통 혼자서 타이틀을 정해서 개인전을 구성했는데 이번엔 처음으로 파트너인 갤러리 스탠측에서 개인전 타이틀을 정해줬다. 보통 페인팅으로 만드는 개인 작업물들은 무의식적으로 이미지들을 조합해서 즉흥적으로 스케치를 만든다. 개인전을 처음 열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지만 개인 작업은 남들이 날 믿거나 말거나 자기만족을 위해 하는 것이다. 이것이 어떤 면에서 음모론을 믿는 것과 유사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지난 ‘Quiz’와 ‘CONSpiracy’의 차별점 또는 새로운 점이 있다면.
사실 매번 개인전의 결은 비슷한 것 같다. 보는 이의 관점을 존중하는 것인데, Quiz는 친절하게 사람들에게 문제지를 주며 스스로 풀어보는 느낌으로 구성했다면, 이번엔 믿거나 말거나 약간의 불친절함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구성해보았다. 보통 전시는 작품을 보는 데 약간의 도움을 주는 설치물이나 세팅을 하는데 이번엔 오로지 흰 벽에 작품들만 걸려있는 전시다.

인스타그램 @sambypen

‘CONSpiracy’전시 굿즈에 대하여 소개하자면?
CONSpiracy엔 뱃지, 테이프, 스티커, 바라클라바를 굿즈로 판매할 예정이다. 전시 타이틀 디자인과, 팬텀과 헬로키티가 섞인 캐릭터를 메인으로 만들었다. 딱히 이유는 없이 만들고 싶은 것들만 만들었다.

GS25, 엑스라지(X-Large), 케이스티파이(Casetify) 등 다양한 협업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협업 과정에서 고려한 점, 브랜드별로 어떤 이미지를 적용하려 하는지 작업 과정을 알려줄 수 있나.
브랜드 협업을 할 때 하지 않아본 종류의 기업? 이나 브랜드를 고르는 것 같다. 편의점이나 케이스 브랜드나 자동차 브랜드 등 내 그림을 그들이 기존에 가진 이미지에 전염시키는 방식으로 작업을 한다. 바이러스처럼.

가장 만족스러운 협업을 꼽자면?
최근에는 케이스티파이 협업이 맘에 들었다. 케이스를 만든 적이 한 번도 없어서 신기했다. 그렇게 일을 많이 하는데도 아직 안 해본 게 너무 많다.

인스타그램 @sambypen

MCM과의 협업에서는 가죽 위에 프린팅하였고, 카카오 프렌즈와의 협업에서는 조명을 제작했다. 그 외에도 두타몰과 두타 면세점과의 협업에서는 대형 조형물을 완성하기도 했다. 개인 작품에서는 커팅한 원목과 캔버스의 결합이 대부분이다. 소재나 재료에 한계가 없다면 가장 시도해보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이유와 함께 알려달라.
거대한 조형물을 만들어 보고 싶다. 사실 내가 만들고 있는 세계관 속 캐릭터들은 상상 속에서는 아마 입체적인 형태로 존재하는 것 같다. 그것을 캡처해서 내 선에서 최대한 구현한 게 페인팅이다. 거대한 조형물은 내 상상이 좀 더 현실에 가깝게 구현되는 느낌이라 언젠가 꼭 해보고 싶다.

다양한 협업을 진행해 온 덕분에 대중들에게까지 샘바이펜의 그림체가 각인되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함께해 왔던 기업들에게 한마디 남긴다면 어떤 말을 하고 싶나.
날 써줘서 고맙다. 돈도 줘서 고맙다.

페이크 아트와 패러디는 샘바이펜의 대표적인 수식이 되었다. 본인이 생각하는 페이크 아트와 패러디의 정의를 알려달라.
스스로 뻔뻔하게 파인 아트(Fine Art)가 아닌 페이크 아트(Fake Art)라고 막연하게 처음 지었던 거 같다. 진짜 가짜인지는 이번 전시에서 확인하시길.

인스타그램 @sambypen

샘바이펜의 초기 작품에는 미쉐린 타이어 비벤덤의 비율이 지배적이었다. 다른 캐릭터를 패러디해도 그 기초에는 비벤덤의 통통한 팔다리가 있었다. 그에 반해 최근 4년간에 작품에서는 다양한 캐릭터가 활용되고 있다. 변화의 계기가 있었나.
어찌 보면 커리어적으로 지름길을 선택한 것이 비벤덤 패러디였다. 장점도 있었지만, 미쉐린 캐릭터라는 틀을 깨려고 몇 년 동안 미쉐린 형태의 그림만 미친 듯이 그렸었다. 하도 그리다 보니 굵은 선과 곡선으로 된 엣지가 어느 순간 내 작업 스타일이 되었고 그걸 터득한 후엔 무엇을 그리던 내 걸로 보이게 된 것 같다.

고전 명화를 현대 대중문화 속 캐릭터와 혼합하여 익살스럽게 패러디하는 작품이 흥미롭다.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와 사우스 파크 캐릭터를, 고야와 사우스 파크, 포켓몬을 섞어 패러디한 작품 등. 고전 회화를 선정하는 기준, 그리고 그에 맞는 캐릭터를 어떻게 풀어내는지, 작업 과정이 궁금하다.
인터넷이나 갖고 있는 서적을 많이 참고한다. 보다 보면 꽂히는 이미지와 구도를 변형시켜 작업한다. 이미 아는 정보들을 제외하곤 작업하는 과정에선 그 명화나 이미지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하진 않는다. 이미 정해진 정보(중요한 주제 의식이나 역사적 사실 빼고)보단 오로지 그걸 보고 내가 경험하고 생각하는 것들만으로 재해석하여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사진 Injun Park
에디터 Songin


그의 애착 작품과 지금 진행 중인 전시 작품을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