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먼 로스비 상무에게 묻다..싼타페 후면 디자인 논란은

현대차 신형 싼타페 실물이 11일 공개되면서 넓은 실내공간과 각진 디자인의 파격에 대해 국내외에서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5세대 싼타페 스타일을 총괄한 사이먼 로스비(56) 현대차 다자인연구소 상무를 만나 찬사 일색인 실내와 디자인 콘셉트, 궁금증을 낳던 후면 디자인에 대해 물어봤다.



지프나 랜드로버 같은 SUV 중심 글로벌 메이커가 성장한 배경은 1950년대 전후로 군용, 농업용에서 시작한 것이 출발점이다. SUV의 태생이 오프로드, 험지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팩트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 SUV는 산에서 도심으로 내려왔다. 특히 2000년대 이후에는 더 넓은 공간을 기반으로 여러 명이 편안하게 많은 짐을 싣고 아웃도러 생활을 즐기면서 도심 출퇴근에 최적의 자동차로 떠올랐다.

이런 점에서 싼타페는 4세대까지 도심형 SUV의 전형이었다. 터프하기 보다는 세련된 디자인이 콘셉트였다. 5세대는 선대 모델의 스타일과 확연히 다른 각진 디자인을 가졌다. 일각에서는 지프나 랜드로버가 연상된다는 의견도 들려온다. 전체적인 인상은 레인지로버에서 받았던 덩어리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첫인상은 정통 SUV의 각진 느낌이 강하게 풍기지만 자세히 보면 모두 부드러운 선으로 이어진다. 이런 이유로 커다란 덩치의 SUV 지만 공기역학계수 0.29cd를 기록하는 등 에어로다이나믹 부분까지 꼼꼼하게 고려했다.


새로운 혁신적인 디자인 시도에 자동차 커뮤니티에서는 디자인에 대한 의견이 끊임없이 오가고 있다. 특히 후면 디자인이 논란의 중심이었다. 카가이 취재팀이 디자인을 총괄한 사이먼 로스비 상무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레인지로버 닮았거나 느낌이 난다"는 질문에 로스비 상무는  “싼타페는 레인지로버 가격의 절반에 불과한데 그런 느낌이 난다니 좋은 것 아니냐"며 말문을 열었다. 다음은 일문일답(一問一答)


-디자인 개발 콘셉트는 무엇인가.

"수 년전 싼타페 디자인 콘셉을 정할 때 고객의 니즈 중 우선순위를 가장 먼저 고려했다. 아웃도어를 즐기려면 적재공간이 우선 넓어야 한다. 캠핑 같은 많은 짐을 싣고 여러 사람이 편안하게 장거리 여행을 갈 수 있는 라이프 스타일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디자인했다. 실내 공간에 호평이 쏟아지는 이유다."


-특히 후면 디자인이 논란인데.

"(내) 설명을 들으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탑승 및 적재 공간을 최대화하면서 동시에 다른 효과도 접목할 수 없을까'라는 고민을 하면서 큰 짐을 최대한 편하게 실을 수 있는 게 중요한 차별화 요소로 결정했다. 그래서 바닥은 평평하고 테일게이트는 넓게 열리도록 디자인했다. 골프 캐디백을 대각선이 아닌 평행으로 바로 실을 수 있고 캠핑용품 같은 무겁고 큰 짐을 편하게 탑재할 수 있어 고객이 적재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길 바랐다. 이럼 점에서 최적의 후면 디자인을 했다고 생각한다."

-C필러에는 히든 핸들을 부착했는데.

"테일게이트가 넓게 열릴 경우 지붕에 접근하기 어려워진다. 아웃도어 라이프를 즐기는 사람의 경우 지붕에 루프박스 같은 적재함을 종종 장착한다. 지붕 적재함을 편하게 쓰기 위해 C 필러에 히든 도어 핸들을 적용해 쉽게 차에 올라탈 수 있도록 했다. 세세한 디자인과 기능이 아웃도어 라이프에 중점을 둔 요소로 보면 이해가 쉬을 것이다."


-이런 디자인 탓에 테일램프 위치가 지나치게 낮아 보인다는 의견도 나온다.

"비율적으로 낮아 보일 수는 있지만 수많은 데이터를 통해서 적절한 위치를 설정했다. 실물을 봤을 때 진짜 낮아 보이는가?" (실제 보면 그다지 낮아 보이지 않았다.)


-바디 클래딩이 블랙 하이그로시로 적용되면서 부담스럽다는 일부 의견도 있다.

"캘리그래피(최상위) 등급에만 적용되는 사항이며 다른 모델에서는 동일한 매트 컬러의 바디 클래딩이 적용된다."

-리어 오버행이 길어 옆에서 보면 MPV 느낌도 나서 오프로드 주행에는 부적합해 보인다.

"좋은 질문이다. 싼타페는 오프로드 전용 차량이 아니다. 캠핑이나 장거리 여행 같은 아웃도어 콘셉트를 만족시키는 차량이다. 현대차가 처음 만든 프리미엄 성향의 SUV다.도심에서도 잘 어울린다. 오프로드 성능을 강조하려면 접근각, 탈출각을 고려해야겠지만 그런 타사 차량은 가격이 싼타페 두배거나 적재공간이 부족하고 승차감도 불편하다. 우리는 정통 오프로더 보다는 공간을 우선시했다. 리어 오버행이 길어진 이유다."

북미에서 판매하는 오프로드 튜닝 싼타페 XRT

꿈보다 해몽이라지만 직접 프로젝트를 지휘한 실무자의 의도를 듣고 나니 디자인이 다시 보였다.  그런 점에서 사진으로 봤을 때 수많은 논란을 낳았던 디자인이 이제는 성공의 향기가 짙게 느껴진다.


상위 차량을 넘볼 만큼 차체가 커졌고 그에 따라 넓은 공간과 활용성을 갖춰 충분히 매력적이다. 완전히 달라진 싼타페는 이달 말 고객 인도를 시작하면서 다시금 아웃도어 열풍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사이먼 로스비(56) 상무=런던대학교 기계공학과와 영국왕립예술학교(Royal College of Art) 자동차 디자인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1년 롤스로이스와 벤틀리에서 경력을 시작했다.벤틀리 컨티넨탈 GT 1세대 디자인을 주도하면서 역량을 인정 받았다. 2001년부터 폭스바겐 독일 본사에서 디자인 전략 수립 및 선행 디자인 업무를 담당했고 2008년에는 폭스바겐그룹의 중국 디자인 총괄로 임명됐다. 2017년 현대차 디자인연구소에 상무로 합류했다.

김태현 에디터 th.ki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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