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리를 짧게 자르고 나타난 두 선수는 취재진 앞에서 "많이 반성했다,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2월 대만 전지훈련 중 불법 오락실을 방문해 3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은 고승민과 나승엽이 5일 수원 KT전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하필 어린이날이었고 팬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상황에서 두 선수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으로 답했다. 타석에서 쳐냈다.
고승민, 복귀 첫 타석부터 안타

고승민은 2019년 롯데에 2차 1라운드 8순위로 입단한 2000년생 내야수로, 189cm 92kg의 체격에 빠른 공에 강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난해 타율 0.277, 126안타를 기록하며 롯데 타선의 중심 역할을 했던 선수가 복귀 첫 타석에서 KT 선발 소형준의 체인지업을 받아쳐 우익수 쪽으로 강한 타구를 날리며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후 7회 볼넷으로 멀티출루를 완성했고, 8회에는 KT 마무리 박영현을 상대로 희생플라이를 쳐 4-4 동점을 만드는 데 기여했다. 최종 2타수 1안타 1볼넷 1타점이었다.
나승엽, 대타로 등장해 결정적 적시타

나승엽은 2002년생으로 덕수고를 거쳐 2021년 롯데에 2차 2라운드 11순위로 입단한 190cm 장신 내야수인데, 고교 시절부터 1차 지명감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잠재력을 인정받은 선수였다. 상무를 거쳐 돌아온 이후 1군에서 자리를 잡기 시작했고 지난해 타율 0.244, 8홈런, 42타점을 기록했다.

이날 2-4로 뒤진 7회 대타로 등장해 양방향으로 한 번씩 고개를 숙이고 타석에 들어선 나승엽은 KT 투수 스기모토의 커터를 받아쳐 우전 안타를 쳐냈고, 2루에 있던 고승민이 홈을 밟으며 3-4까지 추격했다. 9회에도 안타를 추가하며 2타수 2안타 1타점으로 복귀전을 마쳤다.
팀은 졌지만 두 선수의 재능은 증명됐다

8회 동점을 만들고도 8회말 아쉬운 수비로 1점을 내주며 4-5로 졌고 4연승 행진도 끊겼다. 하지만 4월 내내 팀 타율 9위, 팀 득점 10위로 공격력 저하에 시달렸던 롯데 입장에서 두 선수의 복귀는 분명히 긍정적인 신호다.

한 달 동안 1군·2군 경기 없이 드림팀에서 타격 머신을 치며 몸을 끌어올린 선수들이 복귀 첫날부터 이 정도 활약을 보여줬다는 것 자체가 재능을 증명한다.

물의를 일으킨 선수들이 어린이날에 복귀한 것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이 있다는 걸 두 선수 본인도 알고 있을 것이고, 앞으로 그라운드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팬들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