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포커스]LG유플러스, 홍범식표 '비용 절감' 시동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이 25일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LG유플러스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이 유선 통신 사업이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시장에서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의 하나로 비용 혁신을 제시했다. 인공지능(AI)과 기업간거래(B2B) 등 성장이 기대되는 신사업에서 매출을 키우는 동시에 AI 고객센터와 네트워크 관리 자동화, 디지털 유통채널 강화를 통한 비용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 제고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홍 사장은 25일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유선 사업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며 양적 성장이 제한적인 상황으로 사업 구조의 근본적인 개선과 효율성 강화가 필요하다"며 "'AI 전환(AX)'과 '디지털 전환(DX)'을 통한 업무 자동화로 콜센터, 네트워크 관리의 생산성을 높이고 유통채널의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해 운영비용을 절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사업전략의 방향을 묻는 주주의 질문에 핵심 사업의 수익 극대화를 첫번째 전략으로 꼽으며 나온 답변이다.

통신 사업은 설비를 구축하는 데 필요한 감가상각비와 가입자 유치를 위한 마케팅비를 비롯해 서비스 품질을 관리하는데 각종 운영비용이 소모된다. 지속적인 사업을 위해서는 설비투자와 일정 규모 이상의 마케팅비 지출이 불가피한 만큼 통신사들은 고객·네트워크 관리 등 운영비용을 중심으로 효율화에 집중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인건비 부담이 큰 고객센터와 네트워크 관리 업무에 AI를 적용해 비용 절감을 추진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통신 전문 생성형 AI인 '익시젠'을 활용한다. AI 고객센터를 활용하면 인건비와 관리비를 줄이면서도 맞춤형 답변을 비롯한 다양한 편의 기능으로 고객 응대 품질을 높일 수 있다. AI 기반의 네트워크 자동화는 실시간 데이터 분석과 예측을 활용해 품질과 비용 효율성을 동시에 잡는다.

디지털 유통채널 강화는 마케팅비 절감 효과를 가져온다. LG유플러스는 2023년 5.8%인 온라인 채널 침투율을 중장기적으로 25%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온라인 유통 채널을 고도화하고 디지털 가입 비중을 늘려 가입자 모집에 들어가는 마케팅비인 획득비 효율성 제고를 노린다. 작년 상반기 108개인 전국 오프라인 직영 매장 수 역시 효율화를 통해 운영 비용 절감을 추진한다.

자체적인 비용 절감과 더불어 매출 증대를 위해 B2B 사업에도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B2B는 기업들의 AI 기술 도입이 증가하는 추세에 맞춰 시장 확대가 전망된다. 대규모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갖춘 통신사의 강점을 살려 기업 네트워크와 서버 수요 증가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 단순 인프라에 그치지 않고 AI 고객센터와 업무 에이전트 등 다양한 서비스로 B2B 사업의 확장을 추진한다.

홍 사장은 수주 기반으로 발생하는 단발성 매출이 아닌 중장기적으로 수익이 이어지는 사업모델 구축을 고민하고 있다. 그는 "고객에게 네트워크 경쟁력을 기반으로 차별성을 갖는 고부가가치 서비스를 제공해 매출이 지속해서 발생하는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AX 전략에서는 선도적 기술을 확보한 구글,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해외 사업자와의 전략적 협력을 기반으로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생태계를 넓히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구글과는 AI 통화 에이전트인 '익시오'를 활용한 협력 사업을 추진한다. 익시오에 구글의 검색 기능을 더해 AI 에이전트의 활용도를 높이는 식의 기술 제휴가 전망된다. AWS와는 한국형 소버린(주권) 클라우드와 AI 고객센터 사업, 기업 대상 AX 컨설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날 주총에는 홍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과 권봉석 ㈜LG 최고운영책임자(COO) 부회장의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등 주요 안건이 통과됐다. 권 부회장의 LG유플러스 이사회 합류로 AI 사업에서 지주사와 LG전자, LG CNS 그룹 차원의 전략적 연계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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