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필드 비켜' 롯데, 타임빌라스로 쇼핑몰 1위 사업자 도약... "2030년까지 7조 투자"

김은영 기자 2024. 10. 24.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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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비전 2030 발표
미래형 쇼핑몰 ‘타임빌라스’ 13개 조성... 매출 6.6조 달성
정준호 “월드몰·하노이몰로 자신감... 쇼핑몰 성장 확신”
베트남 등 동남아 쇼핑몰도 공격 확장 계획
2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 서울에서 열린 '타임빌라스 그랜드 오픈 및 쇼핑몰 중장기 전략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정준호 롯데쇼핑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김은영 기자

“백화점의 정체는 계속되고 있지만, 쇼핑몰의 성장률은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쇼핑몰은 소비 주체인 MZ세대(밀레니얼+Z세대, 1980~2004년생)가 원하는 소비 환경이기 때문이죠. 현시대에 맞는 리테일 채널로 쇼핑몰이 성장할 거란 확신을 갖고 투자를 결정했습니다.”

23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 서울에서 열린 ‘타임빌라스 그랜드 오픈 및 쇼핑몰 중장기 전략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정준호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 대표(사장)는 이같이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중장기 성장을 위해 ‘쇼핑몰’을 낙점하고, 2030년까지 국내외 쇼핑몰 사업에 7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2030년까지 국내 쇼핑몰 수를 13개로 늘리고, 매출 6조6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국내 쇼핑몰 시장 과반을 점유해 쇼핑몰 업계 1위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쇼핑몰 신성장동력 낙점... 2030년까지 7조 투자

롯데가 이런 비전을 제시한 배경은 쇼핑몰이 향후 국내 리테일 산업의 주축이 될 거란 판단에서다. 쇼핑몰은 25~35세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체험형 매장과 대형 이벤트에 최적화되어 있고, 유연한 변화와 시도가 가능한 유통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한국과 유사한 성장 추이를 보이는 일본의 경우 1990년대 이후 쇼핑몰이 성장을 견인했다. 작년 기준 일본 백화점 매출은 2013년과 비교해 15% 역신장했지만, 쇼핑몰 매출은 13% 성장했다. 국내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롯데백화점은 2030년까지 백화점은 매년 2% 성장에 그치는 반면, 쇼핑몰은 17%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내부. /롯데쇼핑 제공

정 대표는 “잠실 롯데월드몰과 베트남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운영을 통해 쇼핑몰 사업의 성장성을 확신했다”라고 했다.

2014년 문을 연 롯데월드몰은 2021년 롯데백화점이 운영을 시작한 후 K패션, 식음료(F&B), 팝업스토어(임시 매장) 등을 유치해 매년 25%씩 성장했다. 현재는 연간 5500만 명이 방문하는 MZ세대의 쇼핑 성지가 됐다.

지난해 문을 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역시 개점 1년여 만인 지난달 누적 방문객 1000만 명을 돌파하며 순항 중이다. 이 점포는 개점 4개월 만에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 연말에는 3000억원 달성이 점쳐지고 있다.

정 대표는 “현지 경쟁사인 이온, 빈컴의 쇼핑몰이 연 매출 1000억원대인 걸 고려하면 이는 큰 성과”라며 “얼마 전 하노이 인민위원장을 만났는데, 현지에 신도시를 만들 때 롯데가 쇼핑몰과 아파트, 레지던스 등을 결합한 복합 단지를 구성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라고 전했다.

◇미래형 쇼핑몰 ‘타임빌라스’ 제시

롯데는 신규 쇼핑몰 명칭을 타임빌라스(TIMEVILLAS)로 정했다. 시간을 의미하는 타임(Time)에 별장을 뜻하는 빌라스(Villas)를 더해 ‘새로운 시간이 열리는 공간’이라는 철학을 담았다. 영국 디자인 회사 스핀(SPIN)과 협업해 움직이는 로고 등 브랜드 지향점을 담은 브랜드 정체성(BI)도 개발했다.

타임빌라스 수원. /롯데쇼핑 제공

2030년까지 송도, 전주, 상암, 대구 수성 등 신규점 4개를 포함해 총 13개 쇼핑몰을 타임빌라스로 전환할 방침이다. 기존의 타임빌라스 명칭을 썼던 롯데프리미엄아울렛 의왕점도 B부지를 추가 개발해 타임빌라스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롯데가 내세우는 쇼핑몰 차별화 전략은 세 가지다. 먼저 지자체의 대규모 프로젝트로 개발되는 상업, 업무지구 중심부에 쇼핑몰을 조성해 접근성을 확보한다. 앞서 부지를 확보한 송도 국제 업무지구, 대구 수성 알파시티, 상암 디지털 미디어 시티 등이 대표적이다. 또 롯데그룹의 자산과 연계해 쇼핑, 엔터테인먼트, 숙박, 주거, 업무, 컬처 및 아트 콘텐츠를 결합, 일본 도쿄의 아자부다이힐즈를 연상케 하는 멀티 콤플렉스(Multi Complex)로 개발한다.

더불어 세계적인 건축가와 협업해 외관부터 ‘지역의 랜드마크’가 되도록 기획한다. 송도와 상암은 건축계의 노벨상인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리처드 마이어와 협업해 쇼핑몰과 리조트, 오피스텔이 결합된 복합단지로 조성한다. 대구 수성은 영국 유명 쇼핑몰 설계사인 LDA와 협업해 쇼핑몰 안팎에서 즐길 거리가 있는 ‘인 앤 아웃도어(In & Outdoor)’ 콘셉트를 적용할 방침이다.

◇타임빌라스 수원, 신규 고객 40% 늘어... “스타필드보다 객단가 높아”

롯데는 이날 정식 개장한 타임빌라스 수원을 통해 쇼핑몰 사업의 첫 단추를 끼웠다. 지난해 11월부터 개편해 타임빌라스로 전환한 수원점은 기존에 있던 롯데백화점과 롯데몰을 결합한 컨버전스(융합) 모델을 제안한다.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리처드 마이어가 설계한 타임빌라스 송도 조감도. /롯데쇼핑 제공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5월 사전 개장한 타임빌라스 수원은 신규 고객 매출이 전년 대비 40% 이상 늘었고, 수원 외 지역 고객 매출도 20% 이상 확대됐다. 또 우수고객인 애비뉴엘 고객의 1인당 매출이 90% 가까이 늘었고, 20·30대 고객 매출도 30%가량 증가했다.

정 대표는 “인근 (신세계) 스타필드 수원과 비교하는 분들이 많은데 스타필드 수원의 객단가는 5만원, 타임빌라스 수원의 객단가는 12만원(백화점 제외) 선으로 파악된다”라며 “고객 수는 스타필드가 더 많지만, 쇼핑의 밸류(가치)는 우리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롯데는 지방 중소형 점포 및 도심형 아웃렛의 쇼핑환경을 개편하는 작업도 진행한다. 정 대표는 현재 중소형 점포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지방 4개 점포의 서비스를 개선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백화점이 보유한 자금과 매년 만들어 내는 에비타(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를 계산해 그 범위 내에서 투자금을 조달할 것”이라며 “쇼핑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백화점 경험을 통해 쌓은 상품기획(MD) 역량과 프리미엄 서비스 등을 활용해 새로운 개념의 쇼핑몰을 선보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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