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도 별로 안 마셨는데 시도 때도 없이 화장실 간다면?
날씨가 추워지면 방광도 예민해지면서 요의를 자주 느낄 때가 많습니다. 모든 연령층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과민성 방광’은 나이가 들수록 발생 빈도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는데요, 60대 이상 여성에게 빈번한 질환이지만 최근 20대 젊은 여성 환자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줄 정도라면 조기 진단과 약물 치료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합니다.
삶의 질 저하시키는 과민성 방광
과민성 방광은 말 그대로 방광이 너무 과민하게 반응해서 소변이 필요 이상으로 자주 마려워지는 질환을 말합니다.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은 아니지만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될 수 있는데요, 적절한 시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사회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우울증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루 8번 이상 소변본다면 의심
사람의 하루 정상 소변 횟수는 4~6회 정도입니다. 8회 이상 소변을 본다면 과민성 방광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방광 내 압력이 요도 압력보다 높을 때 발생하는데,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소변이 마려우면 참지 못하거나 화장실에서 옷을 내리기 전 소변이 나오는 경우, 잠자는 도중 2회 이상 화장실에 가면 과민성 방광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날씨와도 관련 있어
찬 바람이 부는 겨울철에는 소변 문제로 불편을 겪는 사람들이 늘어납니다. 방광은 소변이 다 채워지면 팽창감을 느껴 뇌에 배출 신호를 전달하게 되는데, 기온 변화에 매우 예민한 장기인 만큼 추워지면 배출 신호가 늘어나고 소변이 더 자주 마렵게 됩니다. 또 방광이 움츠러들고 배뇨 근육도 평소보다 경직되어 요의를 더 빈번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통증 있다면 방광염 의심
방광염은 요로 감염의 한 종류로 세균이 방광에 침투해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입니다. 보통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더욱 흔하게 발생하는 편인데, 항문과 요도가 가까이에 있어 항문 가까이의 세균이 감염되기 쉬운 구조 때문입니다. 소변이 자주 마려운 빈뇨 증상 외에도 소변을 볼 때 찌릿한 통증이 느껴지는 배뇨통이 나타나고 심할 경우 혈뇨가 나타나는 증상을 보이는 것이 특징입니다. 세균 감염이 원인인 만큼 소변 검사를 통해 진단이 가능합니다.
야간뇨도 빈번해
과민성 방광의 대표 증상인 ‘야간뇨’는 수면 중 소변이 마려워 1~2회 이상 잠을 깨는 현상을 말합니다. 우리나라 60대의 70% 이상이 경험해봤을 정도로 흔하게 나타나는 배뇨 증상이기도 합니다. 이런 증상은 숙면을 방해하면서 직장 및 학업,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초래하고 우울증 등의 정신적인 질환까지 일으킬 수 있는 만큼 밤에 소변으로 시도 때도 없이 깨는 게 지속된다면 과민성 방광을 의심해보아야 합니다.
항생제 쓰지 않아도 돼
방광염은 세균 감염을 치료하기 위해 항생제를 사용하게 되지만 과민성 방광은 세균 감염과 무관하기 때문에 항생제 치료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항생제를 오남용할 경우 내성이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대신 항콜린제 등의 약물을 사용하여 방광 근육의 과도한 수축을 억제하기도 합니다. 보통은 약 복용 후 2~4주가 지나서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꾸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카페인, 알코올 섭취 줄이기
과민성 방광이 많이 심하지 않다면 생활 습관 개선으로도 치료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방광을 자극하는 카페인과 알코올 섭취를 피해야 합니다. 카페인은 예민해져 있는 방광 근육을 자극하게 되며 술은 이뇨를 촉진해 과민성 방광의 주 증상인 빈뇨와 절박뇨를 유발합니다. 물을 너무 많이 마셔 소변을 자주 보면 물을 조금만 마셔도 소변을 보게 되는 배뇨 습관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약물이나 보톡스 치료도 있어
예민한 방광 수축을 줄이고 방광 용적과 유순도를 높이기 위해 약물 치료나 보톡스 치료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보톡스 치료의 경우 방광 내시경을 통해 주입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데, 빈뇨나 급박뇨 등 배뇨 증상을 개선하는 데 효과적이지만 일시적으로 배뇨 장애나 배출 장애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방광 상태를 평가한 후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배뇨 일지 기록하기
평소에 배뇨 일지를 써보는 것도 치료의 방법 중 하나입니다. 소변을 보러 간 횟수나 시간, 양 등을 상세히 기록해두면 진단과 치료에 더욱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화장실에 가는 횟수를 의식적으로 조절해야 하는 과민성 방광의 경우 행동 치료를 할 때 추후 기초 자료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골반 근육 운동 도움 돼
골반 근육 운동을 하는 것도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됩니다. 운동을 꾸준히 해주면 골반 근육층이 강화되어 아래로 처진 방광과 요도의 자리를 탄력적으로 잡아주게 됩니다. 항문을 조인다는 느낌으로 최대한 오므린 후 이 상태를 6~8초간 유지하다가 서서히 항문을 풀어줍니다. 한 세트가 끝날 때 항문을 빠르게 5~10회가량 수축과 이완을 반복해주며 매일 하루 5세트씩 하면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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