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중국하면 무협, 웹게임, 올드함 이런 키워드들이 먼저 떠오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물론 2017년 중국발 서브컬쳐 게임, 중국식으로 말하면 2차원 게임들의 웨이브가 이어지면서 다소 희석되긴 했습니다. 그렇지만 그때 뛰어든 몇몇 선두 기수들과 이를 추격하는 후발주자, 그리고 거대 자본을 제외하고는 서브컬쳐 유저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중도에 포기하는 일이 다수 발생했었죠. 실제로 지난 몇 년 동안 호기롭게 도전했던 몇몇 중국의 중소 회사들이 결국 출시조차 하지 못한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던 걸 기자로서 몇 차례나 지켜보기도 했었죠. 그랬던 만큼, 중국 인디 게임이 과연 3D로 만족스러운 수준의 무언가를 과연 우직하게 몇 차례나 오프라인 이벤트에 낼 수 있을까 의문이었죠.
그 선입견을 보기 좋게 깼던 작품, VED: 리큐어가 빌리빌리 월드에 이어서 차이나조이 익스프레스 존에 등장했습니다. 그간 인디 게임이 약세로 평가 받던 중국 오프라인 이벤트였지만, 'VED: 리큐어'는 조금 달랐습니다. 개성과 퀄리티를 살린 카툰렌더링풍 캐릭터의 시원시원한 액션을 영상으로 알음알음 본 팬들이 모여들면서 빌리빌리 월드 인디 게임존과 차이나조이 익스프레스 존에서 가장 핫한 부스로 자리잡았기 때문이죠. 실제로 빌리빌리 월드 취재 당시에 입소문을 듣고 몰려온 유저들의 대기열을 뚫지 못하고 사진만 몇 장 찍었을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차이나조이 익스프레스 존 오픈런으로 달린 VED: 리큐어는 그 시간대에도 방문객이 있을 만큼 호응이 있었습니다.

이미 이 정도의 설명만으로도 인디 게임에 정통한 유저라면 대략적으로 이해가 갔을 겁니다. 특히 최근의 서브컬쳐 게임의 동향까지 아는 유저라면, 그 액션의 방향성까지도 금새 눈치챘겠죠. 수집형 RPG가 아닌 만큼 태그 액션 파트는 빠졌지만 저스트 회피 기반으로 다양한 액션을 세팅한 것이 VED: 리큐어의 근간입니다. 일반 공격 연타와 특수 공격 연타로 적을 정신없이 맹습하고, 그 와중에 다가온 적의 공격은 회피 혹은 방어한 뒤 공격으로 반격해서 그로기 상태로 만들고 콤보를 우겨넣는 익숙한 구성이죠.


그만큼 VED: 리큐어의 액션 시퀀스는 검증된 공식을 짜임새있게 잘 풀어낸 것이 처음부터 체감이 됐습니다. 일반 공격과 특수기 연격으로 이어지는 콤보는 물론, 일반 공격 콤보나 특수기 콤보를 끝까지 이어갔을 때 슈퍼아머 브레이크까지 확실하게 메리트를 챙기는 부분도 인상깊었죠. 보통은 패링과 저스트 회피 후 반격에만 그런 판정을 붙이지만, VED: 리큐어는 보스전에서 공격일변도의 리스크까지 인정해서 이 부분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유도한 셈이었죠.

이는 곧 자기가 특기로 하는 분야에 좀 더 집중해서 카드를 배치, 자신만의 스타일리시한 액션을 만들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VED: 리큐어를 처음 접했을 때 방어 후 공격을 바로 눌러서 패링 반격처럼 들어가는 시스템이 낯설었는데, 그나마 익숙한 저스트 회피 후 반격과 일반 공격 연계에 체력 회복 특성과 각종 추가 대미지 특성을 넣으니 좀 더 손에 맞는 느낌이었습니다. 일반 공격을 끝까지 마무리해서 공격하면 적의 그로기 수치도 깎고, 그 사이사이 기습적인 패턴도 회피 후 반격으로 수치를 서서히 갉아먹으면서 안정적으로 잠식해나가는 맛도 확실했기 때문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