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부부 공무원 사무처 동시 근무 논란..서울시의회 "제도 개선 추진"

서울시의회가 부부공무원의 채용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인사원칙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시의회 조직이 크지 않은 만큼 가족이 함께 일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공정하지 않은 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28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김상인 시의회 사무처장은 최근 부부공무원이 함께 시의회에서 근무하는 문제에 대한 인사원칙 마련을 인사팀에 지시했다. 시의회 관계자는 “서울시의회가 지난 1월 인사권 독립 이전에는 서울시의 실·국 개념으로 인사가 이뤄져서 부부공무원과 관련한 기준이 없었다”며 “기존 서울시의 경우 실·국장에 따라 융통성 있게 부부공무원이 함께 일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내부에서 검토 이후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인사위원회를 거쳐 적용할 계획”이라며 “절차가 복잡해 적용까지는 1년 뒤쯤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의회에서 부부공무원에 대한 인사원칙 논의가 이뤄진 것은 전날 제314회 운영위원회 회의에서 관련 사례에 대한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허훈 시의원은 27일 “ (시의회의) 한 직원이 의정담당관에 있으면서 가족(배우자)을 (서울시에서) 전보 조치한 사례가 있다”며 “부부가 같이 근무하는 것에 대해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시의회 조직이 크지 않은 조직인 만큼 불편함이 있고 업무강도가 덜한데 본인의 부인, 남편을 전보 조치할 수 있는 것에도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허 시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당시 시의회 인사담당자였던 A주무관의 아내가 서울시에서 서울시의회 상임위 직원으로 전보됐다. 허 시의원은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시의회라는 좁은 조직 내에서 가족이 좋은 보직을 차지하고 평가를 내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부부의 경우 신중한 배치의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A주무관은 배우자의 전보에 대한 특혜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통화에서 “아내가 전보된 당시는 시의회가 서울시 인사규칙을 따르고 있었고 시의회 전보자를 받는다는 것도 서울시에 공유가 된 부분이었다”며 “서울시에 근무한 아내가 본인 의지로 지원을 한 것이지 추천이나 절차상 개입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인사담당자가 추천해서 (전보)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 이런 사실을 주변에 얘기한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안승진·구윤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