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트 대신 여기서?' 자전거로 이동하는 초소형 캠핑 트레일러 등장
캐나다의 한 비영리 단체가 직접 설계하고 제작한 ‘타이니 타이니 하우스(Tiny Tiny House)’가 화제다.
법적으로는 자전거이지만 바퀴를 3개 탑재했고, 마이크로 RV로 불리고 있다. 정확히는 캐나다의 화물 자전거 법률에 따라 만들어진 장비라고 할 수 있는데, 전면부는 화물 자전거와 같은 형태고, 후면에는 1인용 거주 공간을 제공하는 박스 형태의 트레일러가 있다.
단체의 설립자인 라이언 도네이스는 고향인 온타리오의 노숙자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타이니 타이니 하우스를 구상했다. 노숙자를 돕고 싶었던 라이언은 건설 현장에 재직했던 경험을 활용했다고 밝혔다. 가장 먼저 비영리 단체인 타이니 타이니 홈즈(Tiny Tiny Homes)를 설립하고, 저축해 두었던 돈을 사용해 지난해 첫 번째 프로토타입을 만들었다.
해당 프로토타입의 개량된 버전도 있는데, 이는 타이니 타이니 하우스 2.0이라고 불린다. 기본적으로 노숙자를 위한 이동식 쉼터이기는 하지만, 마이크로 RV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도 매력을 어필한다.
타이니 타이니 하우스는 두 개의 바퀴가 달린 상자를 화물 자전거의 앞부분에 부착한 형태다. 법적으로는 엄연히 자전거로, 바퀴를 통해 이동이 가능하다. 하지만 총 315㎏에 달하는 무게를 끌 모터가 없고, 단속 구동계를 사용해 최대 시속 6㎞까지만 갈 수 있다. 따라서 이동을 위해서는 거주자가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한편으로는 이동성을 제공하며 거리에서 사는 사람들에게 존엄성을 준다는 점에서 텐트보다 실용적이고 편안하다. 유리 섬유 패널과 알루미늄 트리밍으로 이루어진 타이니 타이니 하우스의 첫 번째 유닛은 8주에 걸쳐 만들어졌다. 가장 중요한 건 비용을 최대한 낮게 유지해 노숙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동시에 장기간 거주하기에 편안해야 했다.
내부에는 전자레인지, 비상시를 대비한 임시 휴대용 변기, 많은 수납공간, 컨버터블 소파, 휴대용 조리기, 일산화탄소 감지기, 소화기, 환기를 도와주는 천장 선풍기를 사양에 넣었다. 또, 지붕에 작은 태양 전지를 설치해 조명과 선풍기를 작동시켰다.
최근 인터뷰에서 라이언은 몇 가지 개선사항을 설명했다. 난방 장치가 필요하며 전자레인지와 쿠커가 무게를 더해 장비의 최종 비용도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버전 2.0에는 안정성을 높이고 밤에도 안전할 수 있는 잭이 있어 소유주가 안에서 잠들어 있는 동안 누군가가 트레일러를 밀어버리는 것을 방지한다. 소파 또한 표준 패브릭 대신 비닐로 덮여 있어 유지 관리가 쉽고 내구성이 뛰어나다.
최종적으로 전자레인지와 휴대용 쿠커는 없어졌지만 디젤 난로가 추가돼 추운 캐나다 밤 기온에도 내부를 따뜻하게 유지한다. 10ℓ 디젤 캐니스터가 상자 앞면에 부착되어 있어 낮은 온도에서 10일 동안 사용할 수 있다.
뒤쪽 벽에는 개방형 창문을 하나 더 추가했는데, 앞쪽 창문과 팬과 함께 통풍 및 환기를 원활하게 한다. 수납공간은 앞쪽 벽, 소파 아래, 소파 맞은편 벽에 있는 책상 유닛에 있다. 침대는 소파를 개조해 만들 수 있어 사용하지 않을 때는 세 사람이 앉을 공간이 나온다.
라이언은 “타이니 타이니 하우스가 노숙자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아니지만, 길거리 텐트에서 자는 것보다는 품위 있는 대안”이라며, 토론토 당국과 협력해 더 큰 규모로 배치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 있다. 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눠줄 더 많은 공간을 짓기 위해 기금을 모으는 중이다.
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