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2분기에도 KB금융 앞지를 수 있을까

신한금융그룹이 KB금융그룹을 제치고 리딩금융 자리를 탈환했지만, 2분기에는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KB금융이 1분기에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배상 관련 충당금 리스크를 대부분 해소했고, 신한금융이 KB금융에 비해 비은행업 부문에서 다소 약세이기 때문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신한금융의 당기순이익은 1조3215억원으로 KB금융의 1조491억원보다 많다. 다만 이는 홍콩H지수 ELS 손실 배상에 따른 일시적 요인이 반영된 결과다. KB금융은 8620억원, 신한금융은 2740억원의 충당부채를 적립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실적에는 홍콩H지수 ELS와 관련한 일시적 요인이 크게 작용해 신한금융이 1등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경상이익을 기준으로 했을 때도 KB금융이 1조5000억~1조6000억원, 신한금융이 1조4000억~1조5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KB금융 관계자는 “홍콩H지수가 많이 회복됐고, 손익 구간에 들어왔기에 관련 충당금은 1분기에 대부분 처리된 상황”이라며 “충당금 리스크는 2분기에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신한금융은 KB금융에 비해 증권, 보험 등 비은행업 부문에서 다소 약세를 보이고 있다. 앞서 KB금융은 우호적 합병으로 자산가치를 크게 늘렸고, 시장 상황이 좋아지면서 규모의 경제로 수익을 이뤄냈다.

특히 지난 2016년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의 합병(현 KB증권)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합병 이후 안정 단계를 거친 KB증권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성장했다.

KB증권의 올 1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198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0.1% 증가했다. 반면 신한투자증권의 당기순이익은 757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약 36.6% 감소했다.

신한금융이 KB금융을 넘어서려면 신한투자증권이 대형 증권사로 발돋움해야 한다. 신한투자증권의 자기자본 확충 혹은 인수합병(M&A)을 통한 덩치 키우기가 필요한 것이다.

대형 증권사는 대부분 기업금융(IB)의 수익이 크지만, 신한투자증권은 공격적인 영업보다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는 더 큰 수익을 위해서는 리스크를 감당해야 한다는 면에서 다소 아쉬운 모습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증권 분야에서 금융그룹 자회사가 아닌 전업 증권그룹 자회사가 리딩금융을 차지한 이유이기도 하다.

신한금융이 리딩금융의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보험 영역의 보완도 필요하다. KB금융은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과 푸르덴셜생명(현 KB라이프생명)을 인수하면서 보험 부문의 성장을 꾀했다.

올 1분기 KB손해보험(2922억원)과 KB라이프생명(1034억원)의 합산 당기순이익은 3956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1분기 KB손해보험(2538억)과 KB라이프생명(1241억)의 합산 당기순이익(3779억)을 넘어선 규모다.

신한금융은 2021년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를 합병해 신한라이프를 출범시켰다. 올 1분기 신한라이프의 당기순이익은 1542억원이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15.2% 늘어난 액수다.

반면 신한EZ손해보험은 고전을 면치 못하며 올 1분기 당기순손실 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와 비슷하지만 직전 분기(-26억)와 비교하면 순손실 규모가 줄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금융이 리딩금융의 자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면 보험 등 비은행 부문의 강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합병 이후 출범한 신한라이프에서 기대한 만큼의 수익을 더욱 끌어낼 수 있다면 리딩금융을 위한 합산 수익에 더욱 가까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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