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붉게 물든 장미와 순백의 데이지, 그 이름만으로도 마음이 환해지는 꽃들이 충청북도 단양의 길 위를 물들였다.
단양읍과 적성면, 서로 다른 공간에 펼쳐진 두 개의 꽃길은 관광지의 화려함보다 더 깊고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 천천히 걷는 길, 그리고 꽃과 자연이 어우러진 그 풍경은 누구에게나 잠시 숨을 고르게 하는 여름의 쉼표가 된다.
이번 여정에서는 장미터널과 샤스타 데이지 꽃길이 전하는 단양만의 감성을 만나보자.
단양 장미터널

단양읍 강변을 따라 1.2km 이어진 장미터널은 초여름 단양의 대표적인 꽃 명소다. 5월 말에서 6월 초까지, 수천 송이의 장미가 한꺼번에 피어나면서 이 길은 그야말로 붉은 정원이 된다.
시작 지점은 단양고등학교 앞. 강가를 따라 조성된 산책길은 꽃과 바람, 물소리까지 어우러져 마치 한 폭의 풍경화를 걷는 듯한 기분을 준다.

터널 위로 장미가 드리워져 그늘을 만들어주고, 곳곳에 설치된 조형물과 포토존은 발길을 멈추게 한다.
단순히 꽃을 감상하는 길이 아니라, 사진을 남기고 추억을 쌓는 명소로도 손색없다.

특히 일부 구간에는 조명이 설치되어 있어, 일몰 후에도 장미와 함께하는 로맨틱한 야경을 즐길 수 있다.
다가오는 6월 7일 오후에는 ‘장미길의 향연’이라는 이름의 작은 축제가 열릴 예정이다.
상원곡리 데이지 꽃길

적성면 상원곡리, 관광객보다 마을 사람들이 더 많이 알고 있는 이 데이지 꽃길은 참으로 특별하다.
화려한 조경 회사나 행사 기획자가 아닌, 이장과 주민들이 함께 3년 동안 정성스럽게 가꾼 결과물이다. 약 1km에 걸쳐 펼쳐진 샤스타 데이지 군락은 마치 마을을 부드럽게 감싸는 순백의 담요 같다.

햇살을 받은 데이지는 은은하게 반짝이며 바람 따라 살랑이고, 그 옆을 걷는 이들에게는 자연 그 자체가 전하는 위로를 건넨다.
별다른 인위적 장식 없이 오직 꽃과 흙, 그리고 마을의 손길만으로 완성된 이 길은 진짜 ‘힐링’이 무엇인지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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