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중구, 송산공원 파크골프장 강행 논란

박주연 기자 2023. 3. 20.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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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설명회 결과보고서 의견... ‘조성 옹호’ 내용만 선택 검토
주민 ‘소수 동호회 특혜’ 비판
인천 중구 중산동의 송산공원의 모습. 박주연기자

 

인천 중구가 영종도에 대형 파크골프장을 지으려 하자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경기일보 14일자 7면)하는 가운데, 구가 다수 주민들의 의견보다는 동호인들 의견을 위주로 검토하며 사실상 파크골프장 조성을 강행하기로 방침을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구가 파크골프 동호회에 특혜를 주려한다며 파크골프장 반대 서명운동에 나서는 등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20일 구에 따르면 최근 영종1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연 송산공원에 파크골프장을 설치하기 위한 주민설명회를 마친 뒤, 주민들의 의견을 들은 만큼 이달 중 도시관리계획 및 공원조성계획 변경 등 행정절차를 밟기로 했다. 또 6월에는 파크골프장 조성을 위한 예산을 확보하고, 7~11월에는 실시설계 및 공사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구가 주민의견을 선택적으로 골라 검토하고, 사업을 강행하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가 만든 주민설명회 결과보고서엔 대부분 파크골프장 동호인으로 추정할 수 있는 주민의 의견만 구체적으로 검토한 내용이 담겼기 때문이다. 당시 대부분 주민들은 파크골프장이 아니라 주민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테마공원 조성을 요구했다.

구는 ‘파크골프장 A, B코스 사이 도로가 있어 코스 이동시 위험하다’는 의견에 대해선 ‘관계기관과 검토해 사업 추진시 협의하겠다’는 긍정적 답변을 했다. 이 도로는 왕복 5차선의 폭 30m의 일대 주요 도로다. 파크골프장 때문에 주요 도로의 폐쇄까지도 검토하겠다는 셈이다.

특히 구는 ‘공식경기가 가능한 제대로 된 파크골프장을 만들어 달라’는 의견에 대해선 ‘국내 공인 파크골프장을 참고한 정식 규격을 반영하겠다’고 검토 의견을 담았다. 이 경우 전체 송산공원 4만8천505㎡의 절반을 훌쩍 넘는 크기여서, 일반 주민들이 쉴 공간은 작아진다.

구는 또 ‘파크골프장 이용시 주차장이 부족하다’는 의견에 대해선 인근에 주차장을 조성하겠다는 검토의견도 내놨다. 여기에 파크골프장으로 인한 안전사고 우려에 대해선 ‘파크골프 특성상 안전사고 문제는 낮다’며 ‘다만 주변에 안전휀스를 치겠다’고 했다.

정작 구는 주민들의 테마공원 조성 요청은 ‘파크골프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대중스포츠’라는 파크골프장 조성에 긍정적인 의견을 달았다.

주민들은 이 같은 구의 파크골프장 조성 강행 분위기에 반대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앞서 지난 17~19일 파크골프장 조성 찬·반 투표 결과, 주민 109명 중 100명(91.7%)이 반대했다.

영종 한 주민단체 관계자는 “구가 대다수 주민 의견은 무시하고, 고작 파크골프 동호인 700여명의 의견만 검토하고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 동호인 중 실제 파크골프를 치는 사람은 고작 100~200명에 불과하다”며 “이는 파크골프 동호회에 특혜를 주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아직 (파크골프장 조성이) 최종 결정은 아니”라며 “21일 김정헌 구청장이 직접 주민간담회를 할 예정”이라고 했다.

박주연 기자 jennypark308@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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