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엔 주행 중 다른 차와 사고가 났을 때 처리 과정에서 으레 듣는 말 중 하나가 “바퀴가 구르고 있으면 과실이 잡힌다”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였다. 분명히 내가 피해자가 확실한데 주행중이었다는 이유로 과실이 주어지는 억울한 상황인 것. 차 대 차 사고는 말할 것도 없고, 차대 사람 사고는 오히려 피해자와 가해자가 뒤바뀌는 경우도 있을 정도였으니 말이 더 필요할까.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다. 블랙박스가 이제는 필수품으로 자리잡으면서 억울한 상황을 뒤집을 수 있게 됐다. 블랙박스 내용을 확인하기 전까진 가해자로 몰리다가 내용을 확인하고선 과실이 극히 줄거나 심지어 무죄로 판명나는 사례도 심심찮게 볼 수 있을 정도. 이런 상황인 만큼 이제 블랙박스는 자동차든 모터사이클이든 도로를 달리는 차량이라면 필수적으로 달아야만 억울한 일을 겪지 않을 것이다. 국내 모터사이클 시장에서도 여러 블랙박스 제품이 판매 중인데, 이번에 새로운 제품이 출시되어 선택지를 넓힌다. 한국모터트레이딩은 스마트카로의 BG-X1 블랙박스를 본격 판매한다고 밝혔다.
모터사이클용 블랙박스는 자동차 블랙박스와는 다르다. 자동차용은 모든 구성품이 거의 실내에 장착되기 때문에 별도의 방수 기능이 필요하지 않고, 진동 역시 크지 않아 방진 또한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모터사이클은 정반대로, 항상 외부에 노출되기 때문에 높은 등급의 방수 처리가 필수적으로 갖춰져야 하고, 진동 역시 자동차에 비해 높아 이 부분도 대비가 필요하다. BG-X1은 이를 위해 고압의 스팀까지 차단하는 최고 수준인 IP69K 등급의 완벽한 방수방진 성능을 확보했다.
다음으로 중요한 건 어떤 순간에서도 영상을 확보할 수 있는 성능이다. BG-X1에는 소니의 스타비스 이미지 센서를 탑재하고 있는데, 이는 CCTV 등 광량이 극단적으로 변하는 상황에서도 영상을 확보할 수 있도록 높은 감도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실제 사람이 눈으로 보는 것과 유사한 영상을 확보할 수 있도록 밝은 곳은 더 밝게, 어두운 곳은 더 어둡게 만들어주는 HDR(High Dynamic Range) 기술이 적용돼 한낮에 터널 주행, 야간 주행, 역광 등 다양한 환경에서도 우수한 영상을 제공한다.
촬영된 영상은 렌즈와 따로 장착되는 본체의 메모리 카드에 저장되는데, 메모리는 주기적으로 포맷하지 않아도 안정적으로 영상이 저장되며, 배터리 보호장치를 내장해 사고로 전력이 끊어지는 상황에서도 영상이 안전하게 저장되게 설계했다. 그리고 영상은 전용 앱을 사용해 와이파이로 전송받아 확인할 수 있으며, 외장 GPS(별매)를 연결하면 위치와 속도, 일자 등의 정보까지 한꺼번에 확인할 수도 있다.
제품 구성은 본체, 전후 카메라, 연결용 케이블, 마이크로 SD 카드, 고정용 거치대 및 나사, 설명서 등이며, 전후 카메라는 모두 풀 HD(1920×1080) 해상도에 초당 30프레임의 영상을 촬영한다. 메모리는 기본 64Gb가 기본 제공되고, 최대 256Gb까지 확장할 수 있다. 제품 가격은 450,000원이며, 총판인 한국모터트레이딩에서 3년간 무상 보증을 제공한다.
위험을 대비하기 위해 헬멧이나 재킷, 글러브, 부츠 등 안전장구를 다양하게 갖추는 만큼, 사고가 났을 때 억울한 상황을 겪지 않기 위한 대비책 역시 중요하다. 여러 가지 방안들이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어떤 환경에서도 상황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 화질의 영상을 제공하고, 사고로 인한 충격에서도 안정적으로 영상을 확보하는 것이다. 아직 쌀쌀한 날씨여서 라이딩에 주저함을 느끼는 지금이 기회다. 본격적으로 달리기 전 미리 블랙박스를 설치해 만약을 대비한다면 올 시즌 든든한 맘으로 라이딩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