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불안에…월세로 눈길 돌리는 수요자
미추홀구 23.2%…원도심 거래 뚝
가속화 양상·임대차 구조 변화
연수구 60.9% 지역별 양극화도

전세사기 트라우마에서 비롯된 원도심 전세 기피 현상이 수치로 확인됐다. 전통적으로 우위를 점해왔던 전세 거래 비중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과반 밑으로 떨어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3월10일까지 인천지역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 총 1만1394건 중 전세 거래는 5505건으로 집계됐다. 전체 거래에서 전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48.3%다.
인천 전세 비중은 2021년 66.1%에서 부동산 급등기였던 2022년 53.0%로 급락했다. 이후 줄곧 50%대 중반을 유지하다가 올해 1분기 들어 유례없이 50% 선이 무너졌다.
아직 한 해 초입인 만큼 '전세 시대의 종말'을 논하기엔 이르지만, 1분기 이 같은 역전 현상은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지표다. 2020년 임대차법 개정 당시의 극심한 매물 잠김 현상 때보다도 전세 비중이 낮아진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주목할 지점은 지역별 양극화다. 송도국제도시가 포함된 연수구(60.9%)나 청라·검단이 있는 서구(55.8%) 등 신도시 지역은 여전히 전세가 시장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 한 예로 신축 대단지 아파트가 밀집한 연수구 송도동 전·월세 거 래에서 전세 비중은 61.6%로 비교적 높은 축에 속한다.
반면, 전세사기 여파가 컸던 원도심 지역은 '월세화'가 가속화하는 양상이다. 미추홀구 경우 전체 1598건 거래 중 전세는 370건에 불과해 비중이 23.2%까지 쪼그라들었다. 전세사기가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오르기 전인 2021년만 해도 미추홀구 임대차 거래는 전세 3745건, 월세 1347건으로 전세 비중이 월등하게 높았다.
부평구(40.7%)와 남동구(42.2%) 역시 인천 평균을 크게 밑돌며 월세가 전세를 압도했다.
신도시가 아닌 원도심의 전세 기피 현상이 인천 전체의 임대차 구조 변화를 이끄는 모양새다. 보증금 미반환에 대한 공포가 세입자들을 전세 대신 월세 시장으로 유입시키는 실질적인 증거로 풀이된다.
미추홀구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전세 매물이 끊겨서 월세 비중이 늘었다기보다 전세에 대한 신뢰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의 월세 선호 현상이라고 해석하고 있다"며 "서울이나 경기도는 신혼부부들 신혼집 수요가 맞물리면서 서울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 품귀 현상이 심화돼 월세 거래가 급증한다는데 인천은 사정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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