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나온 아이패드 미니 7세대 "갈아타도 될까?"
애플은 아이패드의 모델을 일반, 미니, 에어, 프로로 구분해 시리즈를 전개하고 있다. 최근, 아이패드 글로벌 판매 지표를 보면 최신 M4 칩셋과 OLED 패널을 앞세운 아이패드 프로의 인기가 높고 그 뒤를 기본형, 에어, 미니 순서대로 인기를 차지하고 있다.
아이패드 모델 중에서 미니는 사용자들마다 평가가 제각각이다. 누군가에는 계륵 같은 모델이기도 누군가에게는 최고의 태블릿이기도 하다. 3년 만에 아이패드 미니의 신제품이 공개되었는데 어떤 점이 달라졌고 구매 포인트가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자.
* 이번 신제품의 정식 명칭은 아이패드 미니 A17 PRO이지만 편의상 아이패드 미니 7세대로 명칭한다.
아이패드 미니 7세대, 달라진 점 5가지
칩셋 변경
이번 아이패드 미니 7세대에는 지난 모델에서 들어갔던 A15보다 두 세대 앞선 A17 PRO 칩셋이 들어갔다. A17 PRO 칩셋 탑재로 CPU 성능은 최대 30%, GPU 성능은 최대 25% 개선되었다. 향상된 성능 덕분에 아이패드 프로에서 지원하는 하드웨어 가속형 레이 트레이싱을 지원해 게이밍 그래픽 성능을 한 차원 높였다.
전반적인 성능을 추측할 수 있는 벤치마크 점수를 비교해보면 아이패드 미니 6세대는 싱글 2,163점, 멀티 5,426점이며 아이패드 미니 7세대는 싱글 2,897점, 멀티 7,188점으로 약 30% 상승했다. 성능이 향상된 점은 분명하지만 출시 직전까지 A17 PRO가 아닌 A18 칩셋 탑재 루머도 있었던 만큼 살짝 아쉬운 부분이기는 하다.
내장 용량 + 램 용량
애플 신제품 관련 콘텐츠를 보면 '2024년에 아직도?', '램크루지'라는 댓글이 달리는 것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그만큼 애플이 그동안 램이나 내장 용량에서 업데이트가 늦은 편이었는데 이번에는 두 배로 늘렸다. 아이패드 미니 6세대의 기본 용량 64GB, 메모리 4GB에서 신제품은 기본 용량 128GB, 메모리 8GB로 높아졌다.
아이패드로 어떤 작업을 하냐에 따라 용량 업데이트 체감이 다를 수 있다. 가벼운 게임이나 OTT 감상 용도로 사용한다면 내장 용량이나 메모리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지는 못한다. 원신 같은 고사양 고용량 게임을 하거나 간단한 영상 편집도 생각하고 있다면 아이패드 미니 7세대의 두 배 높아진 내장 용량, 메모리의 쾌적함을 느낄 수 있다.
애플 인텔리전스
애플은 지난 10월 말부터 미국을 시작으로 애플 인텔리전스를 도입하고 있다. 아이폰은 15 PRO 이후 모델부터, 맥은 M1칩 이후 모델부터 애플 인텔리전스를 지원하고 있는데 아이패드는 이번 미니 7세대 제품이 마지노선이다. 즉, 애플 인텔리전스를 지원하는 애플 디바이스 중에서 아이패드 미니 7세대가 가장 저렴한 모델이라는 뜻이다.
물론, 애플 인텔리전스의 기능은 아직 다 공개되지 않았고 더군다나 국내는 시간이 더 걸릴 예정이다. 하지만 태블릿 PC는 사용 주기가 긴 편이라 일단 애플 인텔리전스를 지원하는 이번 신제품을 구매한 다음 순차적으로 공개되는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을 활용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다.
아이패드에서 활용할만한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은 문장 다듬기, 업데이트 된 시리, 이미지 생성, ChatGPT 등이 있다.
젤리 스크롤 개선
아이패드 미니 6세대는 디자인부터 세부 스펙까지 싹 다 뜯어 고친 풀체인지 모델이라 호평이 많았는데 주문을 고민하게 만드는 한 가지 단점이 존재했다. 그것은 젤리 스크롤 이슈였다. 화면을 세로 모드에서 스크롤 할 때 화면 한 쪽이 반대 쪽보다 약간 느리게 반응하는 현상을 말한다.
애플은 디스플레이 패널 드라이버를 화면 양쪽에 배치하는 방식을 적용해 아이패드 미니 7세대에서 젤리 스크롤 문제를 개선했다. 아예 없어진 것은 아니지만 초고속 카메라로 자세히 관찰해야 인지할 수 있는 수준이라 디스플레이에 민감한 사용자가 아니라면 이번 신제품은 젤리 스크롤 때문에 구매를 고민할 필요는 없다.
사소한 변화들
셀룰러 모델 사용을 계획한다면 Nano-SIM이 없어져 eSIM으로만 개통이 가능하다. 셀룰러 모델에 한해 GPS가 추가되어 아이패드 미니를 자동차 내비게이션으로 사용하고 싶다면 와이파이가 아닌 셀룰러 모델을 구입해야 한다.
새로운 칩셋과 메모리 성능 개선으로 이전에는 사용할 수 없던 아이패드용 파이널 컷 프로와 AAA급 게임 다운이 가능해졌다. 외부 디스플레이 출력은 4K 30프레임에서 4K 60프레임으로 변했고 AV1 코덱이 적용된 영상을 재생할 수 있게 바뀌었다.
아이패드 미니 7세대, 달라지지 않은 점 3가지
폼펙터
아이패드 미니 7세대와 6세대는 생김새가 똑같다. 아이패드 미니 6세대의 외관 폼펙터를 그대로 활용했기 때문인데 5세대에서 6세대로 넘어갈 때 홈 버튼을 없애고 베젤까지 줄였던 것과 비교하면 아쉽다. 소비자로서는 신제품을 구매할 때 디자인 차이가 있어야 구매 효능감을 느낄 수 있는데 아이패드 미니 6세대 사용자가 이번 신제품을 구매하면 6세대를 다시 구매한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무게도 Wi-Fi 모델 기준 293g으로 똑같다. 색상의 경우 아이패드 미니 6세대의 스페이스 그레이, 스타라이트, 퍼플, 핑크에서 핑크를 빼고 블루를 넣은 것만 딱 하나 다르다. 애플도 아이패드 미니 6세대와 7세대 디자인 차이가 없다는 것을 인식했는지 제품 뒷면 하단에 아이패드 네이밍을 아이패드에서 아이패드 미니로 바꾸긴 했다.
디스플레이
아이패드 미니 7세대는 출시 전부터 다양한 루머가 있었다. 대표적으로 OLED 탑재, 120Hz 화면 주사율, 베젤 두께 개선 등이 있었는데 막상 출시되고 보니 하나도 맞지 않았다. 이번 신제품은 아이패드 미니 6세대의 디스플레이에서 나아진 점이 없다. IPS LCD 디스플레이, 60Hz 주사율, 500 니트 화면 밝기까지 동일하다.
카메라
애플은 아이패드 사용자들이 가로 모드에서 화상 통화를 자주하는 점을 감안해 전면 카메라 위치를 측면으로 옮기고 있다. 그런데 아이패드 라인업 중에서 미니 모델만 전면 카메라 위치를 변경하지 않았다. 평소에 아이패드로 페이스타임을 자주 사용하는 편이라면 아쉬운 지점이다. 그 외 12MP 와이드 카메라, 최대 5배 디지털 줌, 4K 60프레임 영상 촬영 등 카메라 스펙도 이전 모델에서 변화한 점은 없다.
아이패드 미니, 아무나 쓰지 마세요
아이패드 미니는 만듦새 자체는 좋지만 8인치 미니 태블릿 PC이기 때문에 아이패드 미니와 딱 맞는 사용 목적이 있어야 만족하면서 쓸 수 있다. 당신이 아직 아이패드 미니에 걸맞은 사용자인지 모르겠다면 이후 소개할 아이패드 미니 사용 목적 유형을 참고해 보자.
휴대성, 휴대성, 휴대성
본 기사의 기획자는 실제 2년 째 아이패드 미니 6세대를 사용하고 있다. 사실 아이패드 에어와 미니 모델 중에서 고민했는데 아이패드 미니로 결정한 이유는 딱 하나였다. 바로 휴대성. 출퇴근으로 왕복 2시간은 소모하는 경기도민이기 때문에 항상 휴대하면서 지루한 시간을 버티게 해줄 태블릿 PC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아이패드 미니는 일반 남성 기준으로 한 손으로 들고 작동하고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크기이며 300g 이하 무게라 가방에 넣으면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존재감이 없다. 아이패드 미니의 휴대성에 빠지면 집에서도 휴대폰보다 더 사용하게 된다. 만약, 출퇴근길에 태블릿 PC를 주로 사용할 계획이라면 당신은 아이패드 미니 사용 목적에 맞는 유형이다.
데스크 시즈 모드
태블릿 PC를 책상 위에서 시즈 모드로 사용하면 게임, 필기, 생산성 작업, 콘텐츠 감상을 더 안정적으로 할 수 있다. 아이패드 미니에서도 고정된 상태로 거치한 뒤 콘텐츠 소비나 생산성 작업이 가능하지만 작은 크기와 애매한 성능으로 다른 아이패드 모델에 비해 매력이 떨어진다.
앞서 아이패드 미니의 휴대성이 대중교통에서 좋다고 호평하기는 했지만 그것도 일반적인 환경에서나 가능한 이야기이다. 지옥철로 유명한 4, 7, 9호선과 김포골드라인을 이용하는 직장인이라면 가방에 있는 태블릿 PC를 꺼내는 것 조차 힘들 수 있다.
만약, 출퇴근길에 휴대폰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으로도 충분하고 태블릿 PC는 집에서 사용할 생각이라면 당신은 아이패드 미니에 적합한 사용자가 아니다.
사용자 유형별 추천템
첫 번째, 아이패드 미니 6세대 사용자
아이패드 미니 6세대 기존 사용자라면 이번 7세대 제품으로 넘어가지 않을 것을 추천한다. 앞서 설명했듯 3년 만에 새로 나왔지만 업데이트가 많지 않다. 디자인부터 성능까지 아이패드 미니 6세대와 비교해서 새로움을 체감하기 어렵다.
이번 아이패드 미니가 아닌 다음 아이패드 미니를 기다려보자. 애플은 아이패드 프로를 시작으로 아이패드에 OLED 디스플레이를 도입하고 있다. 2026년 출시 예정인 아이패드 에어와 미니 신제품에도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탑재를 준비하고 있다고 하니 몇 년 더 아이패드 미니 6세대로 버티자.
두 번째, 아이패드 미니 첫 구매자
휴대성과 애플 연동이 중요하다면 선택지는 아이패드 미니 7세대 밖에 없다. 이전 모델에 비해 업데이트가 적어 구매 효능감이 적다고 했지만 아이패드 미니 6세대 사용자에게만 해당 될 뿐이다. 아이패드를 처음 구매하거나 아이패드 미니 5세대 이전 모델 사용자라면 이번 신제품의 효능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아이패드 미니 6세대를 중고로 구매하는 방법도 있지만 출시된 지 3년이 지난 모델을 굳이 구매하는 것보다 새로운 A17 Pro 칩셋과 애플 인텔리전스를 지원하는 아이패드 미니 7세대를 구매하는 게 합리적이다. 기본 용량이 64GB에서 128GB로 두 배 높아진 만큼 용량 부담이 덜 해졌다.
세 번째, 가성비가 중요한 사용자
영상 콘텐츠 감상과 모바일 게임이 주 목적이라면 애플 연동은 포기해도 되는 포인트이다. 기획자 또한 아이패드 미니 6세대에서 아이클라우드 연동을 끄고 사용하는데 불편함은 없다. 아이폰이나 맥북에 있는 자료를 보고 싶다면 개별 클라우드를 사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애플 연동성을 포기하고 안드로이드 태블릿 진영으로 넘어가면 레노버 리전 Y700 3세대를 추천한다. 아이패드 미니 7세대와 비교해서 스펙 대부분 앞서며 가격까지 저렴해 8인치 태블릿 PC의 가성비 1등이다. 레노버 리전 Y700 3세대는 기본 용량 256GB, 화면 주사율 165Hz, 램 12GB, 배터리 용량 6,550mAh, 68W 고속 충전까지 지원하며 가격은 다나와 최저가 기준으로 20만 원 이상 저렴하다.
네 번째, 공부 & 필기용 태블릿 PC가 필요한 사용자
태블릿 PC를 공부나 필기 용도로 고민하고 있다면 아이패드 미니는 추천하지 않는다. 아이패드 미니는 콘텐츠 소비 용도에 특화된 태블릿 PC이기 때문. 물론, 아이패드 미니로 필기가 가능은 하다. 하지만, 8인치 크기에서 오는 한계와 60Hz 화면 주사율로 인해 금방 답답함을 체감하게 될 것이다.
아이패드 미니 신제품 대신 학습용 태블릿 PC로 삼성전자 갤럭시탭 S9을 추천한다. 11인치 OLED 디스플레이, 120Hz 화면 주사율, IP68 등급 방수 등 아이패드 미니 7세대와 비교해서 앞서는 스펙이 많다. 기기 가격만 놓고 보면 아이패드 미니 7세대가 저렴한 것처럼 보이나 애플 펜슬까지 추가하면 갤럭시탭 S9이 저렴해 가성비까지 괜찮다.
기획, 편집, 글 / 다나와 최정표 wjdvvy@cowav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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