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는 특권이다…특히 '옳은 실패'는 그렇다

최재천 법무법인 헤리티지 대표 변호사 2024. 10. 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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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라는 주제에 대해 관심을 가진 지는 오래 전이다.

주된 메시지는 "실패는 의무이자, 권리이자, 자유임에도 누군가는 실패라는 족쇄, 성공이라는 강박에서 살아간다"는 것.

이번 여름 하버드 경영대학원 종신 교수인 에이미 에드먼슨이 지은 <옳은 실패> 라는 책이 출간됐다.

어떻게 실패에서 배울 수 있을지에 대한 실천법도 역시 경영대학원 교수님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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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의 책갈피] <옳은 실패> 에이미 에드먼슨 글, 최윤영 번역

'실패'라는 주제에 대해 관심을 가진 지는 오래 전이다. 아마도 2008-9년 경일 것 같은데. '언젠가는 실패에 대한 책을 한번 써봐야겠다'고 결심하고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읽고 모으고 초안을 잡기 시작한지가 2016년. 여러 차례 시행착오와 실패를 거친 끝에 2022년 여름에야 실패에 대한 책을 펴낸 적이 있다. 제목은 <실패를 해낸다는 것>.

염치는 있다. 이 란을 빌어 책 소개를 하고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여느 저자들처럼 자신의 저술에 대한 미련이나 이 책이 좀 더 널리 읽혀지지 않는 데 대한 안타까움은 마찬가지다.

나는 책의 첫 문장을 "인간은 실패하는 동물이다"라고 적었었다. 주된 메시지는 "실패는 의무이자, 권리이자, 자유임에도 누군가는 실패라는 족쇄, 성공이라는 강박에서 살아간다"는 것.

여전히 실패에 대한 서적이나 논문, 단행본을 찾아나서고 읽어나간다. 이번 여름 하버드 경영대학원 종신 교수인 에이미 에드먼슨이 지은 <옳은 실패>라는 책이 출간됐다. 내 책과 비교해가며 읽어내렸다. 전적으로 비교하는 독서법이다. 나는 뭐가 부족했고 다른 이의 장점은 무엇인지.

일단 내 책은 편안하고 압축된 입문서이고, 폭넓은 스펙트럼을 자랑한다. 패자부활전이 없는, 실패를 온전히 개인 탓으로만 돌리는 한국 사회에 대한 비판이 깊이 깔려있다. 반해 <옳은 실패>는 좀 더 학술적이고 구조적이다. 실패를 분류하는 방법론이 돋보인다. 어떻게 실패에서 배울 수 있을지에 대한 실천법도 역시 경영대학원 교수님답다. 교수의 전공인 '심리적 안정성'이라는 측면 또한 돋보인다. 물론 겹치는 부분이 너무 많아 놀랍기도 하고.

나는 책에서 '실패하는 동물'이라는 개념을 구성했다. 대신 교수는 '실패 가능한 존재'라는 개념을 활용한다. '실패 가능한 존재'라는 개념은 30여년 전 하버드대 신경정신과 맥시 몰츠비가 처음 사용했다. 'FHBFallible Human Being'라는 약자로 부르기도 한다. 어찌됐건 인간은 실패와 동행하는 존재다. 실패없이 성공없고, 실패없는 삶이란 존재할 수 없다.

교수의 관점 중 특별히 채용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

"실패는 특권이다. 애덤 브래들리는 <뉴욕타임스> 칼럼에서 '백인의 숨은 특권 중 하나는 두려움 없이 실패할 수 있는 자격'이라고 말했다. '소수자 문화에 속한다는 것은, 특히 실패가 공개적으로 드러날 경우 그것이 집단 전체의 실패로 여겨질 가능성이 크다는 걸 뜻한다.''

한국 사회는 이 점에 있어 훨씬 더 가혹하다.

▲<옳은 실패> 에이미 에드먼슨 글, 최윤영 번역 ⓒ시공사

[최재천 법무법인 헤리티지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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