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업계 "판매수수료 개편 불만"…불똥 튄 삼성생명 왜

조회 1062025. 2. 13. 수정
(왼쪽부터)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과 서초구 삼성생명 사옥 전경 /사진 제공=각 사

금융당국이 보험권의 불완전판매 근절을 목적으로 판매수수료 개편안을 제시한 가운데, 보험대리점(GA)들이 표출한 불만의 불똥이 업계 1위인 삼성생명으로 튀고 있다. 애꿎은 삼성생명 상품 판매 중단 움직임이 포착되면서다.

13일 보험 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대형 GA 대표들은 자체 회의를 열고 오는 17일부터 삼성생명 GA 교육일정을 전면 취소한다는 공문을 영업현장에 배포했다. 공문에는 삼성생명이 이번 개편안에 대한 GA 업계의 요청에 응하지 않을 경우 다음 달부터 삼성생명 상품과 관련된 모든 시책을 13차월(계약 체결 이후 13개월이 지난 시점) 이후에 지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 GA 소속 본부장(설계사)은 "교육일정 취소는 판매량 위축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지만, 시책 유예는 GA 채널 판매에 상당한 파급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로 13차월 이후 시책이 지급된다면 나부터도 삼성생명 상품 판매를 주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GA 업계는 보험GA협회는 물론 생명·손해보험협회도 이번 개편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의견을 꾸준히 제기했다. 삼성생명 불매 움직임도 생명보험 업계 시장점유율 1위인 보험사를 압박해 이 같은 의견을 관철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다른 GA 소속 지사장(설계사)은 "삼성생명이 근래 들어 설계매니저 조직을 크게 늘리며 GA시장 점유율 확대에 힘을 쏟는 것으로 안다"며 "이번 움직임이 관철되면 그동안 삼성생명이 노력해온 GA시장 공략이 헛수고가 될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염려했다.

이미 GA 업계는 수수료원가 공개, 분급제도와 관련해 삼성생명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줄 것을 요청한 적이 있다. 그러나 삼성생명 측에서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자 더 강경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번에 논란이 된 판매수수료 제도 개선은 생명보험협회가 올해 9개 중점 과제 중 하나로 선정할 만큼 보험 업계에서도 중요하게 바라보고 있다. 김철주 생명보험협회장은 지난 1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수수료 개편과 관련해 구체적인 사항은 올해 당국이 추진 중인 수수료체계개편 실무 태스크포스(TF)에서 자세히 논의하고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김 협회장은 "협회도 TF에 참여해 회원사(생명보험사)의 이해관계를 대변하고 건전한 경쟁, 소비자 혜택으로 이어지는 방향으로 노력할 것"이라며 "개편 방향에 100% 찬성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업계의 의견을 받아 충분히 대변하려 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이번 움직임에 보험GA협회가 관여했다는 일각의 소문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보험GA협회 측은 "회원사는 대형사 외에 중소형사나 보험사 자회사까지 있어 한쪽 입장만 대변하기는 어렵다"며 "협회가 입장을 내려면 이사회 결정 등 절차가 있으므로 이에 관여했다는 것은 오해"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관해 삼성생명 측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을 단계는 아니다"라고 전했다.

한편 수수료체계개편 실무TF는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해 올해 하반기에 규정을 개정하고 심의 이후 내년 상반기에 시행할 계획이다. 당국은 제도 추진과 관련해 불공정 방지와 소비자 권익 강화가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박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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