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 권한대행과 비상대책위의 시대

탄핵안 가결 이후 당대표와 최고위원이 사퇴하면서 국민의힘 지도부가 붕괴했다. 친한(친 한동훈)과 친윤(친 윤석열)의 다툼과 관계 없이 여당 운영의 책임은 당분간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진다. 12·3 계엄사태 이후 2차례에 걸친 탄핵소추안 표결 끝에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됐기에 국정을 주도해야 할 정부와 여당의 수장 모두 '권한대행' 체제에 놓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022년 8월 당대표에 처음으로 당선되고 이후 연임까지 성공한 사이에 국민의힘은 당대표·비상대책위원장·권한대행을 맡은 사람은 총 7명, 교체수로는 11차례에 달한다. 이를 나열하면 '권성동→주호영→권성동→정진석→김기현→윤재옥→한동훈→윤재옥→황우여→한동훈→권성동'으로 이어진다. 이번 사태 이후 비상대책위원장을 새로 추인하면 약 2년 6개월 만에 당대표가 12차례 바뀌는 셈이다. 이 가운데 전당대회를 통해 당원이 선출한 권력은 김기현·한동훈 대표에 불과하다.
국민의힘은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뒤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승리했다. 그러나 당대표 대신 권한대행과 비상대책위원장이 연이어 등장했고 여당으로서 역할도 쪼그라들었다. 21대 국회 말 여당의 한 다선 의원은 사적 자리에서 “대통령은커녕 정무수석이나 대통령실에서조차 전화도 안 온다”고 토로한 바 있다. 적어도 여당 내에서 나온 다양한 목소리가 정부 정책에 반영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지적이었다.
경제·산업·민생 등 모든 분야가 현재 위기라고 한다. 정부·여당은 민생과 경제를 챙기겠다고 하지만 아주 뾰족한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거부권 등 권한대행의 법적인 결정 범위에 대한 논란만 커지고 있다.
역할을 제한받는 권한대행이라도 경제·민생에서는 제 기능을 다해야 한다. 또 그 최종 목적에는 반드시 국민이 있어야 한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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