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로 들린, 쓴소리 같던 똑소리나는 교훈···한화 불펜 볼넷이 절반으로 줄자 승수 두배로 늘었다
이민우 첫 세이브 기점 불펜 변화
9이닝당 구원진 볼넷수 6.15→3.35
최근 13경기 승률 0.750 기간 1위

불펜투수가 공도 빠르고 제구도 좋다면 금상첨화. 그러나 둘 중 하나만 선택할 수 있다면 무엇이 우선일까. 구속혁명 시대에 불펜투수의 속도 전쟁도 가속화하는 가운데 개막 이후 볼넷 남발로 힘들었던 한화는 최근 제구에 강점 있는 투수들을 불펜 전면에 내세웠다. 연속 안타를 내줄지언정, 연속 볼넷으로 자멸하며 심신의 대미지를 키우는 경기 양상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도였다.
시즌 144경기 종착역까지 긴 싸움의 결과를 예단할 수 없지만, 적어도 지금까지는 바랐던 만큼의 변화로 새로운 흐름을 만들고 있다.
새 마무리 이민우가 첫 세이브를 거둔 지난달 22일 대전 두산전을 기점으로 한화 불펜진의 볼넷 허용률은 극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한화는 개막 이후 지난달 21일까지는 불펜진의 9이닝당 볼넷이 6.15개로 10개구단 중 가장 많았지만, 지난달 22일 이후 지난 6일 사직 롯데전까지 13경기에서는 9이닝당 볼넷 3.35개로 KT(3.28개)에 이어 2번째로 적었다.
투심패스트볼 평균구속이 144.1㎞로 평범하지만 제구가 안정적인 이민우는 첫 세이브를 따낸 날을 시작으로 약 보름간 6경기에 등판해 4세이브를 거뒀다. 6.2이닝 4안타 볼넷 3개를 기록했다. 또 포심 평균구속이 146.3㎞로 빠른 편이지만 컷패스트볼(27.7%)과 슬라이더(21.5%) 등 짧은 각으로 움직이는 130㎞대 구종을 주로 쓰는 우완 불펜 이상규는 같은 기간 9경기에 나와 10.2이닝을 던지면서 6안타에 볼넷 3개만을 내줬다. 여기에 포심 평균구속이 148.6㎞로 빠른공을 앞세우는 우완 박상원까지 최근 7경기에서 7이닝을 소화하면서 4안타에 볼넷을 1개만 허용하는 등 불펜투수들의 볼넷 감소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한화 불펜투수들의 변화는 전반적인 불펜 지표뿐 아니라 팀 승률 추이에도 큰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한화는 최근 13경기에서 9승1무3패(0.750)로 기간 승률 전체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불펜 자책 2.96으로 KIA(2.70)에 이어 2번째로 좋았던 것이 경기 양상과 팀 성적에도 반영됐다. 한화는 최근 13경기에서 7회까지 리드했던 8경기를 모두 잡았다.
한화 불펜투수들도 스트라이크존 안에서 승부를 벌이는 비율을 높여갈 때 나타나는 현상을 실전을 통해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마주한 타자에게 스트라이크 비율이 높다는 인상을 주게 되면 유인구를 던지면서도 방망이를 끌어낼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닝당 투구수 18.9개에 이르던 추이 또한 17.5개로 줄어들면서 경기 후반 수비 시간 등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화는 팀 OPS 전체 1위(0.791)에 올라 있을 만큼 공격력이 막강하다. 불펜이 안정세를 보인다는 것은 공격력으로 리드를 잡고 그 흐름대로 경기를 끝낼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과 다름없다.
매년 스태프로부터 나오는 ‘볼넷을 줄이자’는 주문은 잔소리가 같지만 결국에는 몸에 좋은 쓴소리다. 한화 불펜투수들은 그것이 똑소리나는 교훈인 것을 체득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볼넷은 반으로 줄었고, 승수는 두배로 늘어났다. 반등 희망 또한 함께 커졌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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