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먹튀’에 악용되는 ‘전력 직구제’…“폐지나 개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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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그동안 시장 가격보다 저렴한 한국전력의 산업용 요금을 사용하다 시장 가격이 낮아지자 전력 직접 구매에 나선 데 대한 비판이 나왔다.
23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의 한국전력(한전) 등 에너지 공기업들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정혜경 진보당 의원은 "그동안 한전이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낮은 산업용 전기 요금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최근 한전이 7차례 걸쳐 산업용 전기 요금을 올리자, 대기업들이 전력거래소에서 전력을 직접 구매해 그 요금 차익을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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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가격 부담, 한전에만…기후부 “보완 방안 강구”

기업들이 그동안 시장 가격보다 저렴한 한국전력의 산업용 요금을 사용하다 시장 가격이 낮아지자 전력 직접 구매에 나선 데 대한 비판이 나왔다. 기업들의 이 같은 전기요금 ‘먹튀’를 막기 위해선 ‘전력 직접구매제’를 폐지하거나 전력망 요금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23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의 한국전력(한전) 등 에너지 공기업들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정혜경 진보당 의원은 “그동안 한전이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낮은 산업용 전기 요금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최근 한전이 7차례 걸쳐 산업용 전기 요금을 올리자, 대기업들이 전력거래소에서 전력을 직접 구매해 그 요금 차익을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전력 직접구매제도는 계약 전력 3만kWh 이상인 대량 전력 소비자가 한전을 거치지 않고 전력시장(전력거래소)에서 직접 전기를 살 수 있게 한 것이다.2003년 전력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전력 시장에 경쟁을 일으킨다는 취지로 도입됐고, 2022년엔 알이(RE)100을 달성해야 하는 기업을 위해 재생에너지 직접구매제도 추가로 도입됐다. 그러나 그동안 한전이 정부 정책에 따라 산업용 전기 요금을 시장 가격보다 낮게 유지하면서 직접구매제를 이용하는 기업은 매우 드물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한전이 산업용 전력 요금을 7차례 인상하면서 한전의 산업용 전기 요금이 전력거래소의 시장 가격보다 더 높아졌다. 그러자 올해 6월 엘지화학은 대량 전력 사용자 가운데 처음으로 전력거래소에서 0.2GW의 전기를 직접 샀다. 이렇게 사들인 전력은 한전에서 살 때보다 kWh당 30원가량 싸다. 현재 삼성전기, 한화솔루션, 에스케이어드밴스드, 한국철도 등 20여개 대기업이 2.3GW의 전력을 직접 구매하겠다고 신청한 상태다.
정 의원은 “이런 대량 전력 사용자의 숫자는 526곳에 불과하지만, 이들이 사용하는 전력은 한전의 전체 판매 금액의 30%에 이른다. 이렇게 대기업들이 직구제를 이용해 전기 요금 특혜를 얻으면 그로 인한 한전의 적자는 국민이 떠안아야 한다. 제도를 폐지하거나 전력망 사용료를 현실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 연료 가격이 급등한 2021~2023년 사이엔 한전이 국민과 기업에 전기 요금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도매 요금보다 더 낮은 전력 요금을 유지했다. 이로 인해 2022년 한전은 32조6552억원의 막대한 적자를 기록했다. 2024년 말 한전의 총부채는 205조1810억원이고, 부채비율은 495%에 이른다. 정 의원은 “국제 연료 가격이 안정되고 한전이 산업용 전력 요금을 인상해 상대적으로 도매 요금이 낮아지자 기업들이 직구제를 선택하는 것은 ‘먹튀’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은 “2021~2023년 한전은 기업들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국제 연료 가격 인상의 부담을 떠안았다. 이제 와서 대기업들이 직구제를 활용해 전기 요금 부담을 낮추는 것은 이 제도를 악용한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전력 원가를 전기 요금에 반영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그런 제도가 도입되지 않는다면 직구 제도는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이원주 에너지전환정책실장은 “대기업 고객들이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 것은 당초 제도가 예정했던 것이 아니다. 기업들이 시장에서 구매하든 한전에서 구매하든 그런 이익을 볼 여지를 최소화하도록 전력망 요금 현실화 등 제도 보완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규원 선임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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