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스타트업 딥시크, 나스닥 습격...엔비디아 시총 하루 만에 847조 증발

딥시크, 저렴한 비용으로 엔비디아 제품 역할

중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미 증시를 강타했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은 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생산하는 엔비디아다.

딥시크가 저렴한 비용으로 오픈AI의 챗GPT에 맞먹는 성능을 발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나스닥 시가총액 1위 엔비디아 주가는 27일(미국 동부시간) 118.42달러(17만228원)에 마감했다.

이는 전 거래일보다 무려 16.97% 폭락한 수치다. 코로나19 초기였던 2020년 3월 이후 최대 낙폭이다.시가총액도 2조9000억 달러를 기록하며 3조 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 24일보다 5890억 달러(846조6875억원)가 증발했다.

나스닥에 상장된 다른 AI 관련주들도 이날 주가가 하락했다.

딥시크(deepseek) 로고. / 셔터스톡

다만, 기술주 위주로 투매가 이어지면서 전통 산업과 가치주의 안전자산 매력이 부각돼 블루칩 종목은 오히려 상승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89.33포인트(0.65%) 오른 44,713.58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88.96포인트(1.46%) 떨어진 6012.28, 나스닥종합지수는 612.47포인트(3.07%) 급락한 1만9341.83에 장을 마쳤다.

미국과 영국 등 서구 언론은 딥시크가 거대언어모델(LLM) 훈련에 사용한 그래픽처리장치(GPU)의 규모와 비용이 미국 빅테크들과 비교해 훨씬 적었다며 극도의 효율성을 보여줬다고 지난주 집중 보도했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한 주요 기술기업이 AI 투자에 불필요한 낭비를 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자극했다.

딥시크의 등장으로 전 세계에서 현재 수준의 AI를 구현할 수 있는 기업은 미국에만 있는 만큼 주가에 AI 프리미엄을 더 줘야한다는 논리가 흔들린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주 기사에서 딥시크가 딥시크-V3 개발에 투입한 비용은 557만6000달러(약 78억8000만원)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이는 메타가 최신 AI 모델인 라마(Llama)3 모델에 'H100'으로 훈련한 비용의 10분의 1 수준이다.

골드만삭스는 "지금까지 시장은 구글이나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등 AI에 투자하는 회사와 AI 관련 도구나 인프라를 제공하는 회사에 막대한 보상(프리미엄)을 줬지만 딥시크 모델이 기존 AI 기업들의 지출에 의구심을 자극했다"고 말했다.

시장의 의혹으로 AI 관련주는 요동쳤다.

주요 AI 및 반도체 관련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이날 9.15% 폭락했다. 이는 작년 9월 3일 7.75% 급락한 이후 최대 낙폭이다.

필라델피아 지수가 마지막으로 9% 이상 폭락했던 시점은 2020년 3월 18일이었다. 딥시크로 인한 충격이 코로나19 만큼이나 강력하다는 의미다.

AI 산업의 총아 엔비디아는 이날 주가가 17% 폭락했다. 하루 만에 시총이 5900억달러나 급감하면서 단번에 시총 3위 자리로 주저앉았다.

이날 하루 쪼그라든 엔비디아의 시총은 미국 증시 역사상 최대 규모다.

엔비디아 본사. / 셔터스톡

또 다른 AI 산업 수혜주 브로드컴도 17.40% 폭락하며 시총이 1조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마블테크놀로지(-19.10%)와 마이크론테크놀로지(-11.71%)도 급락했다.

오라클도 14% 떨어졌다.주식예탁증서(ADR) 기준으로 뉴욕증시에서 TSMC도 -13.33%, ASML은 -5.75%, Arm은 -10.19%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다만 모든 기술주가 투매에 휩쓸린 것은 아니다.

AI 산업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애플은 관련 위험 노출이 적다는 점이 부각되며 오히려 3.18% 상승했다. 메타도 1.91% 올랐고 아마존도 강보합으로 선방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2%대, 알파벳은 4%대 하락률을 기록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테슬라는 2.32%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