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만에 ‘원희룡 방식’ 버렸다…LH, 공공임대 매입 가격 높이기로

최하얀 기자 2024. 2. 2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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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하기 위한 주택을 시장에서 매입할 때 공사비나 시세 변화 등을 현재보다 더 고려한 매입가를 적용하기로 했다.

엘에이치는 '원가 이하' 가격 체계가 논란이 된 준공형 매입임대 주택(기존 주택 매입) 가격을 산정할 때 앞으로는 '재조달원가'를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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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 이하’ 변경 뒤 공급 급감
시세 등 반영해 기준 다시 바꿔
“올해 2만7553호 매입”
서울 강남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지역본부. 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하기 위한 주택을 시장에서 매입할 때 공사비나 시세 변화 등을 현재보다 더 고려한 매입가를 적용하기로 했다. 현행 ‘원가 이하’ 매입 산정 체계로는 충분한 공공임대주택 공급이 어렵다고 판단한 결과다.

엘에이치는 22일 “시장에서 수용 가능한 매입임대 주택가격 기준으로 가격 체계를 개편하겠다”며 달라지는 가격 체계 방식을 공개했다. 앞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불 지핀 ‘칸타빌 수유팰리스 고가매입’ 논란 뒤 지난해 4월 가격 산정 체계를 ‘원가 이하’로 바꾼 뒤 약 10개월 만에 또 새로운 가격산정 체계를 내놓은 것이다. 지난해 엘에이치는 가격 산정 체계 개편의 ‘후폭풍’으로 목표 물량의 23%를 밑도는 4610호를 매입하는 데 그쳐 공공임대공급 위축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엘에이치는 ‘원가 이하’ 가격 체계가 논란이 된 준공형 매입임대 주택(기존 주택 매입) 가격을 산정할 때 앞으로는 ‘재조달원가’를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재조달원가는 감정평가 건물의 원가를 산정할 때 쓰이는 원가로, 매년 한국부동산연구원과 감정평가사협회가 갱신해서 발표한다. 지난해엔 엘에이치가 직접 짓는 건설임대에 건축비 기준으로 쓰이는 ‘공공건설임대 표준건축비’를 활용해 매입가를 책정했는데, 이렇게 해보니 매입가가 원가 이하로 너무 낮아 엘에이치에 건물을 팔려고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는 판단이다.

민간사업자가 신축 건물을 지으면 엘에이치가 매입하기로 사전에 약정하는 방식인 ‘신축매입약정’ 주택은 현행 감정평가 방식을 유지한다. 다만 목표물량의 17%는 수도권 100호 이상 지구를 대상으로 ‘직접 원가법’을 시범 활용해보기로 했다. 엘에이치가 민간업체의 사업비를 검증해 실제 투입 비용을 가격 체계에 반영하는 방식을 써보겠다는 얘기다.

엘에이치는 바뀐 가격 산정체계 등을 바탕으로 올해 전국에서 2만7553호를 매입할 계획이다. 매입가에 시세와 공사비 변화 등을 이전보다 더 반영할 여건이 생긴 만큼, 지난해보다 매입 사업이 활성화될 거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최근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다세대 공급이 위축된 시장 상황이 변수다. 엘에이치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영향이 없을 순 없겠지만, 애초 신축매입약정 주택은 엘에이치에 매도하기로 약속돼 있는 만큼 공사비 상승에도 민간이 신축매입약정주택 사업에 나설 수 있고 그만큼 엘에이치가 공급을 끌어내는 효과도 있다”며 “올해는 매입 실적이 정상화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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