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채 만들 때 고기 밑간은 대부분 간장, 다진 마늘, 후추에 설탕을 넣는 방식이 기본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설탕 대신 ‘콜라’를 넣어 볶는 방법이 요리 고수들 사이에서 인기다. 겉보기엔 단순한 대체재 같지만, 실제로 콜라를 넣으면 색감은 진해지고, 고기의 감칠맛과 코팅감도 살아난다는 평가가 많다. 조리 시간이 짧아도 맛이 배고, 질감도 촉촉하게 유지되기 때문이다. 과연 콜라가 어떤 역할을 해서 이런 결과를 만드는 걸까?

콜라의 당 성분이 설탕보다 빠르게 고기에 스며든다
콜라에는 설탕뿐 아니라 액상과당, 포도당 같은 다양한 당 성분이 섞여 있다. 이 당들은 결정형 설탕보다 입자가 작고 분해 속도가 빨라 고기 조직에 빠르게 흡수된다. 특히 볶는 과정에서 단맛이 고기 겉면에 얇게 입혀지면서 코팅된 듯한 윤기와 풍미를 만들어낸다.
이 덕분에 따로 오래 재우지 않아도, 짧은 시간 안에 간이 잘 밴 고기맛을 낼 수 있다. 설탕만 쓸 때보다 덜 달고, 감칠맛은 더 깊게 느껴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색감은 더 진해지고 불맛은 강조된다
콜라에 들어 있는 당 성분은 갈색으로 변하는 캐러멜라이징 반응을 빠르게 일으키는 특징이 있다. 팬에서 볶을 때 자연스럽게 갈색빛이 돌면서 마치 오래 조린 듯한 색감이 생기고, 그만큼 시각적인 완성도가 높아진다.
게다가 콜라 속 산 성분이 고기 표면을 부드럽게 만들어주면서 팬에 잘 눌러붙지 않고, 볶을 때 생기는 미세한 불맛도 더 강조된다. 설탕은 쉽게 타고 쓴맛이 생기기 쉬운 반면, 콜라는 일정한 열에도 균일하게 색을 입히는 데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콜라의 산 성분이 고기를 부드럽게 연화시킨다
콜라에는 인산, 구연산 등 약한 산 성분이 포함돼 있어 고기의 단백질을 천천히 풀어주는 연육 작용을 한다. 특히 잡채용 고기는 너무 오래 볶으면 질겨지기 쉬운데, 콜라를 넣으면 짧은 조리 시간에도 촉촉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유지할 수 있다.
산이 단백질 구조를 느슨하게 풀어주면서 씹을 때 질기지 않고, 양념이 더 고르게 배게 하는 효과도 있다. 단순히 단맛만 보완하는 게 아니라, 식감 자체를 업그레이드해주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탄산이 고기 속 공기를 빼주며 양념 흡수를 돕는다
콜라의 탄산은 열을 받으면 빠르게 기화하면서 고기 표면의 미세한 틈 사이로 침투한다. 이 과정에서 고기 속에 남아 있던 공기나 수분이 빠지면서 양념이 더 잘 스며드는 공간을 만든다. 마치 탄산수로 반죽을 하면 더 바삭해지듯, 콜라도 고기 표면을 팽창시켜 간이 잘 배도록 도와준다.
특히 잡채는 고기와 당면, 야채가 어우러지는 음식이라 고기만 따로 간이 강하면 오히려 안 어울리는데, 콜라는 적당한 밸런스로 간이 배게 해 전체 조화를 좋게 만든다는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