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만들 듯 정성껏 게임을 만드는 회사, 프랑스의 인디 개발사 '더 게임 베이커스'의 '케언(Cairn)'은 등반하는 게임이다. '케언'은 이번 게임스컴 어워드에 최고의 비주얼과 영향력 부문 후보에 오르면서 게이머와 평단의 관심을 받고 있다.
게임스컴 현장에서 진행된 '프리 솔로 모드' 비공개 시연회에서 1시간가량 게임을 직접 체험한 뒤 개발자 에머릭 토아(Emeric Thoa) 대표를 만났다. 그는 '더 게임 베이커스'의 프로듀서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겸하고 있는 핵심 인물이다.

먼저 진행된 1시간의 체험은 날카로운 긴장감 그 자체였다. 손에 쥔 컨트롤러에는 땀이 찼고, 캐릭터의 모든 움직임, 손가락 하나를 어느 바위틈에 쥘지 결정하는 모든 순간이 생존과 직결됐다. 30분간 조금씩 고도를 높이며 집중력을 유지했지만, 찰나의 실수로 손을 놓치자 캐릭터는 수십 미터를 그대로 떨어졌고 추락은 곧 죽음이다. 이 모드는 단 한 번의 실수가 모든 것을 앗아가는 '디아블로' 시리즈의 '하드코어 모드'를 연상시켰다.
토아 대표는 '케언'을 통해 플레이어들이 긴장감, 스트레스, 그리고 때로는 약간의 좌절감을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리고 마침내 정상에 도달했을 때, 그 모든 과정을 이겨낸 만족감을 온전히 느끼는 것이 이 게임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경험이 "어려움을 극복했을 때의 쾌감이라는 측면에서 '다크 소울'과 닮아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초기에는 각각의 벽이 좀비처럼 느껴지는 '바이오하자드' 같은 생존 게임으로 구상하기도 했다"고 개발 비화를 밝혔다.


토아 대표는 "팔보다 다리의 힘이 강하기에 발을 잘 사용하는 것이 더 좋다"고 조언했으며, 발뒤꿈치를 손처럼 사용하는 '힐 훅' 같은 실제 기술도 구현했다고 밝혔다. 시스템의 현실성을 높이기 위해 프랑스의 여러 전문 클라이머와 협업했고, 그 자신도 직접 등반을 배웠다.
레벨 디자인의 핵심 철학은 '자유'다. 플레이어는 정해진 길 없이 자신만의 루트를 개척해야 하며, 추락 기록까지 포함된 모든 여정은 각자 다른 이야기가 된다. 토아 대표는 "하나의 정해진 길이 아니라, 완전히 열린 공간이라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며, 이를 위해 게임 속 모든 산을 바위 하나하나 직접 배치하는 수작업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게임의 배경은 현실과 가깝지만 미스터리와 탐험 요소가 있는 판타지 세계이며, 역동적인 날씨 변화는 등반에 변수를 더한다.
'케언'은 직관적인 조작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홀드의 안정성을 알려주는 등 다양한 접근성 옵션을 제공한다. 토아 대표는 "실제 클라이머는 등반 전 신중히 계획하지만, 게이머들은 일단 부딪혀보는 경향이 있다"는 흥미로운 관찰 결과를 공유하기도 했다. 그는 "등반을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이 게임은 잘할 수 있다"며 "실제 같지만, 다치지 않고 즐길 수 있는 비디오 게임"이라고 강조했다.

'케언'은 이미 스팀 위시리스트 50만 개를 돌파하며 큰 기대를 받고 있다. 토아 대표는 이에 대해 "부담감은 전혀 없으며 오히려 더 많은 관심을 원한다"며 "전투 없는 독창적인 게임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여주셔서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