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개정안 여파] 코오롱글로벌, 합병 후 '자진 상폐' 가능성은

/사진 제공=코오롱

코오롱글로벌이 코오롱엘에스아이, 엠오디와 합병하면서 자진 상장폐지 가능성이 제기된다. 상법개정안 시행으로 주주충실 의무가 강화되면서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95% 확보할 경우 유가증권상장사는 상폐를 시도할 수 있다.

코오롱글로벌이 올해 10월 코오롱엘에스아이와 엠오디를 합병하면 최대주주인 코오롱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76.22%에서 81.8%로 늘어난다. 코오롱의 지배력은 75.23%에서 72.7%로 줄지만 이웅열 회장의 지분은 0.38%에서 9.1%로 증가한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이 95%를 넘으면 자진 상폐가 가능하다. 추가로 13% 정도의 지분만 확보하면 된다.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공개매수로 지분 95% 이상을 확보해 상폐를 결정했다. 올해 들어 한솔피엔에스, 틸코웨어, 비올, 신성통상 등이 같은 방식으로 자진 상폐를 추진하고 있다.

증권 업계에서는 지분 80% 이상을 가진 기업의 자진 상폐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27일 엄수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리포트에서 '자진 상폐는 기업이 존속하는 기간에 웬만해서는 보기 드문 일'이라며 '올해 들어 벌써 4개사가 자진 상폐를 위한 공개매수를 진행했거나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사진 제공=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코오롱 관계자는 코오롱글로벌 합병과 관련해 "사업다각화와 지속가능한 경영환경 구축이 목적"이라며 "상폐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이 회장 등이 취득하게 되는 발행신주의 처리 방안에 대해서는 "보호예수 이후 지분 처분 등은 개인의 판단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합병으로 발행되는 신주에는 1년간 보호예수가 적용된다.

코오롱은 이번 코오롱글로벌 합병 배경에 대해 건설과 부동산 운영 사업의 결합으로 부동산, 환경, 에너지 종합공급사로 도약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엠오디의 골프장과 리조트, 코오롱엘에스아이의 호텔, 휴게소 자산을 통합해 시너지를 내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합병 이전 356.4%였던 부채비율도 이후 295.2%로 낮아지는 등 재무적으로도 개선 효과가 있다. 2030년 신규 수주 6조원, 매출 5조4000억원, 영업이익 2300억원 등 중장기 달성 목표를 밝힌 것도 자진 상폐를 검토한 사실이 없다는 증거라는 입장이다.

코오롱이 실제로 코오롱글로벌을 상폐하려면 적어도 340억원 이상의 현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7일 코오롱글로벌 주식은 1만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김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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