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없이 챔프전 하라고?" 도로공사, 사령탑 잘라내고 GS칼텍스에 안방서 참패!

김천실내체육관이 충격과 허탈함에 휩싸였습니다.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며 통합 우승을 꿈꾸던 한국도로공사가 챔피언결정전이라는 운명의 무대를 앞두고 사령탑을 잃는 초유의 사태 속에 치러진 1차전에서 허무하게 무너졌습니다. GS칼텍스는 1일 열린 '도드람 2025-2026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도로공사를 세트스코어 3-1(25-23, 23-25, 25-15, 25-22)로 제압하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습니다. 역대 1차전 승리 팀의 우승 확률인 57.9%를 거머쥔 GS칼텍스는 통산 4번째 우승을 향한 고속도로에 올라탔습니다.

이날 승부의 저울추는 GS칼텍스의 압도적인 화력 앞에 일찌감치 기울었습니다. GS칼텍스의 '결정적 병기' 실바는 홀로 33득점을 쏟아부으며 공격 성공률 49.2%라는 경이로운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실바가 전후위 가리지 않고 폭발적인 강타를 날릴 때마다 도로공사의 수비 라인은 속수무책으로 무너졌습니다. 여기에 권민지(14점)와 유서연(13점)이 적재적소에서 득점을 지원하며 탄탄한 삼각편대를 구축했고, 미들블로커 최가은은 블로킹 3개를 잡아내며 높이 싸움에서도 도로공사를 압도했습니다. 준플레이오프부터 쉬지 않고 달려온 체력적 부담을 '실전 감각'이라는 강력한 무기로 승화시킨 GS칼텍스의 집중력이 빛난 한판이었습니다.

반면 도로공사는 주포 모마가 31득점으로 고군분투했으나, 그녀를 도와줄 조력자가 단 한 명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정규리그 내내 강력했던 도로공사의 조직력은 수장의 공백과 함께 신기루처럼 사라졌습니다. 세터 이윤정은 압박감 속에 단조로운 토스 배급을 이어갔고, 국내 선수 중 단 한 명도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지 못하는 빈공에 시달렸습니다. 특히 3세트에서는 초반부터 점수 차가 벌어지며 15-25라는 굴욕적인 점수 차로 세트를 내주는 등 정규리그 우승팀다운 저력은 온데간데없었습니다.

'싱크홀'에 빠진 도로공사 행정, 팬들의 통합 우승 꿈을 팽개치다

이번 경기 결과보다 더 큰 충격을 준 것은 코트 밖에서 벌어진 도로공사 구단의 비상식적인 행정이었습니다. 도로공사 구단은 챔피언결정전을 불과 며칠 앞둔 시점에, 10년 동안 팀을 이끌며 정규리그 우승까지 일궈낸 김종민 감독과의 결별을 전격 발표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코치 폭행 의혹에 따른 '재계약 불가' 방침이었으나, 사실상 경질이나 다름없는 이번 결정의 '타이밍'은 프로 구단으로서 최악의 선택이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통합 우승을 위해 1년을 달려온 선수들과 팬들의 기대를 구단 스스로 싱크홀 속에 던져버린 꼴입니다.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잡은 김영래 감독대행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압박감에 체중이 6kg이나 빠졌다"며 고충을 토로했습니다. 수장을 잃은 선수들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사이, 벤치에서의 작전 타임과 교체 타이밍 역시 한 박자씩 늦어지며 패배를 자초했습니다. 정규리그 우승 시상식에서 환하게 웃으며 사진을 찍던 구단 수뇌부가 정작 가장 중요한 챔프전 직전에 사령탑을 내보낸 것은 팬들에 대한 기만이자 무책임의 극치입니다. 프로 구단은 승패를 넘어 지역 사회와 팬을 대표하는 공공성을 지니고 있음에도, 도로공사는 오직 조직의 부담을 덜어내기 위한 '꼬리 자르기'식 결정을 내리며 챔프전의 가치를 스스로 훼손했습니다.

더욱 뼈아픈 지점은 이러한 리더십의 부재가 한국도로공사 본사의 상황과 닮아있다는 점입니다. 현재 본사 사장 자리가 공석인 가운데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는 어수선한 리더십이 배구단 운영에도 고스란히 투영되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위기 상황에서 명확한 입장 표명이나 대안 없이 관망하다가, 최악의 시점에 최악의 결단을 내린 도로공사 구단의 태도는 향후 V-리그 역사에서 두고두고 회자될 '행정 참사'로 기록될 전망입니다. 안방인 김천에서 실망감을 안고 돌아선 팬들의 분노는 이제 구단 수뇌부를 향하고 있습니다.

기세의 GS칼텍스 vs 심리적 붕괴의 도로공사, 반전은 가능한가

GS칼텍스는 이번 승리로 통산 4번째 우승을 향한 7부 능선을 넘었습니다. FA 잔류 후 첫 우승을 정조준하고 있는 권민지는 "실바와 함께 챔프전에서 뛸 기회는 흔치 않다,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준플레이오프부터 이어진 강행군으로 체력은 바닥났지만, 승리의 기운이 피로를 압도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실바의 화력이 여전하고 국내 선수들의 집중력이 지금처럼 유지된다면 GS칼텍스의 '업셋 우승'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반면 도로공사는 기술적인 보완보다 무너진 멘탈을 추스르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김영래 대행은 "경기 감각이 떨어진 것이 느껴졌다, 속공 리듬을 다시 맞추겠다"고 밝혔으나, 구심점을 잃은 선수단의 심리적 동요를 어떻게 잠재울지가 관건입니다. 모마에게만 집중되는 단조로운 공격 루트를 다변화하지 못하고, 구단의 비상식적인 결정으로 인한 선수들의 허탈함을 달래지 못한다면 도로공사의 통합 우승 꿈은 이대로 거대한 싱크홀 속으로 사라질 위기입니다. 2차전마저 내준다면 시리즈의 향방은 사실상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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