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소나'와 'K리그 전설'이 빅버드로 모였다 2026년 수원이 써 내려갈 '낭만 축구'의 서막

“수원은 원래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가야 한다.”
2026시즌을 앞둔 수원 삼성 블루윙즈에 새롭게 가세한 이적생들이 입을 모아 이야기한 한 마디다. 이 한 문장을 증명하기 위해 올 겨울 수원은 여느 때보다 공격적인 이적시장을 보내며 다른 K리그2 팀들에게 선전포고를 날렸다.
먼저 이정효 감독이라는 전술적 거장의 부임은 시작에 불과했다. K리그1 상위권 팀들조차 탐낼만한 자원들을 K리그2 메가팀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아들이며 단순한 승격을 넘어 명가의 재건을 꿈꾸고 있다.
올 겨울이적시장의 특징은 바로 이정효 감독의 전술에 걸맞는 선수들이 합류했다는 점이다. 축구는 감독이 지휘하지만, 구현은 선수가 한다. 특히 이정효 감독의 복잡하고 유기적인 전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감독의 의중을 꿰뚫는 ‘페르소나’가 필수적이다.

바로 미네소타에서 수원으로 임대 이적한 정호연이 이번 이적시장의 백미다. MLS를 경험하고 돌아온 정호연은 단순한 미드필더가 아니다. 후방 빌드업 시 센터백 사이로 내려와 라볼피아나를 형성하고, 공격 시에는 하프 스페이스를 타격하는 이정효 전술의 설계자라고 할 수 있다. 정호연의 가세는 수원의 전술에 핵심 CPU가 장착되었음을 의미한다.

정호연 뿐만 아니다. 2022년부터 이정효 감독과 광주 신화를 썼던 헤이스의 합류는 공격 전술의 완성도를 보장한다. 중앙 지향적인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 블록을 깨부수는 데 특화되어 있으며 여기에 부산 아이파크의 크랙인 페신이 더해졌다. 전술적인 움직임이 헤이스의 몫이라면, 페신은 가공할만한 왼발 킥을 바탕으로 압도적인 개인 기량을 선보이며 변수를 창출한다. 조직력이 막힐 때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무기까지 갖춘 셈이다.

두 번째 특징은 수비력 보강이다. 이정효 감독 전술의 핵심은 '공격성’이다.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뒷공간의 위험을 커버하고, 상대의 역습을 사전에 차단할 압도적인 수비 리더십이 필요했다. 여기에서 K리그 MVP 출신의 홍정호 영입은 신의 한 수가 되었다.
전북 왕조를 이끌었던 그의 경험과 리딩 능력은 단순한 수비수가 아니라, 전체 라인을 조율하는 그라운드의 감독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정효 감독 역시 홍정호의 기량과 프로로서의 자세, 후배들을 이끌어나가는 리딩 능력에 높은 점수를 주어 이적 한달 만에 주장 완장까지 쥐어주었을 정도로 그의 기량과 마인드는 흠잡을 곳이 없다.
홍정호를 받쳐줄 선수들도 충분히 좋은 기량을 갖추고 있다. 190cm의 장신 송주훈은 홍정호의 파트너로서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홍정호가 길목을 차단한다면, 송주훈은 압도적인 피지컬로 공중볼을 장악한다. K리그2의 거친 몸싸움을 이겨낼 파이터 송주훈의 가세는 지난해 수비 불안으로 K리그1 승격이 좌절되었던 수원에 큰 힘이 되어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골키퍼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DC 유나이티드의 김준홍까지 임대로 데려오며 골키퍼 포지션에서도 방점을 찍었다. 발밑이 좋은 김준홍의 영입은 후방 빌드업의 시발점이 골키퍼임을 명확히 한 선택으로 정호연, 홍정호, 김준홍으로 이어지는 수원 척추라인의 완성을 알리는 화룡점정이기도 하다.
베테랑들이 중심을 잡는다면, 젊은 피들은 경기장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특히 멀티력을 장착한 선수들이 가세한 것은 이정효 감독의 전술의 유연성을 더해주는 하나의 열쇠가 되기도 한다.
독일 베르더 브레멘 리저브 팀에서 선진 축구 시스템을 체득한 김민우는 풀백이 중앙 미드필더처럼 움직이는 인버티드 풀백 역할을 소화할 적임자로 각광 받고 있으며 지난 시즌 부천의 승격을 이끈 주역인 박현빈은 왕성한 활동량과 수비 가담능력을 통해 파트너 정호연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궂은일을 도맡아 줄 언성 히어로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외에도 폭발적인 스피드를 자랑하는 이준재와 대학 무대를 평정한 수비수 윤근영, 그리고 매탄고의 자존심 모경빈까지 가세한 수원은 현재의 성적뿐만 아니라 미래의 동력까지 확보했다. 또한 매탄고 출신의 U-17 국가대표인 2008년생 김지성과 매탄고 주장 출신인 여민준 등 미래 자원들도 테스트를 통해 K리그에서의 경쟁력 여부를 시험하고 있다. 현재 뿐만 아니라 미래까지 바라보는 수원이다.

올 시즌 수원의 스쿼드는 지난해를 뛰어넘어 K리그2의 레벨을 넘어섰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방심은 없다. 뛰어난 스쿼드를 가지고도 승격에 실패했던 지난해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굳은 각오로 1차 치앙마이 캠프를 소화하고 있다. 전력보강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수원 선수단에 활력을 더해줄 마지막 퍼즐을 찾기 위해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6년, 수원월드컵경기장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울 전망이다. 전술가의 지휘 아래, MVP가 버티고, 국가대표가 조율하며, 검증된 공격수들이 마무리하는 축구. 이것은 단순한 승격 도전기가 아닌 수원 삼성이 명가로서의 자존심을 되찾는 거대한 서사시가 될 것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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