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비싸 삼성전자 샀는데”… 노조 리스크에 수익률 두 배 벌어졌다

유재인 기자 2026. 5. 14.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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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사옥. /연합뉴스

국내 대표 반도체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반도체 투심 확대에 SK하이닉스가 연일 급등하는 반면, 삼성전자는 노조 리스크 등이 부각되며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가 오랫동안 지켜온 국내 주식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하이닉스 90% 급등…삼성전자는 절반 수준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7.68% 급등한 197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도 1.79% 오른 28만4000원에 마감하며 상승세를 보였다. 장 초반 노조 협상 결렬 여파로 5% 넘게 하락했던 점을 고려하면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한 흐름이다. 다만 같은 날 하이닉스가 7% 넘게 급등한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상승폭은 제한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한 달(4월 13~5월 13일)간 상승률 격차도 크게 벌어졌다. 최근 한 달간 SK하이닉스 주가는 약 90% 급등한 반면 삼성전자는 41.3% 상승에 그쳤다. 하이닉스 상승률이 삼성전자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시가총액 격차도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이날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은 사상 처음으로 1400조원을 돌파했다. 하루 만에 시총이 100조원 넘게 불어난 셈이다. 반면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1669조원으로 집계됐다. 시장에서는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이달 안에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 시총을 추월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최근 주가 격차는 삼성전자 노조 리스크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 13일 중앙노동위원회의 사후조정 절차가 중지되면서 총파업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예정된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공급 차질과 고객사 신뢰 훼손 우려 등이 제기된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임금 인상에 따른 삼성전자 영업이익 감소 영향을 7~12% 수준으로 추산했다.

◇“하이닉스가 반도체 대장주 같다”…개미들 박탈감 호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오는 21일 파업을 앞두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격차가 더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주주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제 반도체 대장주는 하이닉스 같다”, “하이닉스가 삼성전자 시총 넘는 건 시간문제”, “장기투자는 하이닉스로 갈아타야 하는 것 아니냐” 등의 반응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에 사는 직장인 이모(30)씨는 “반도체주가 조정받길래 남아 있던 현금으로 삼성전자를 추가 매수했다”며 “하이닉스를 사고 싶었지만 한 주 가격이 너무 비싸 부담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 만에 삼성전자는 1% 오르고 하이닉스는 7% 넘게 뛰는 걸 보니 괜히 싼 종목만 산 것 같은 기분”이라며 “수익률 차이가 너무 크게 벌어져 상대적 박탈감이 든다”고 했다.

◇증권가 “실제 파업 가능성 제한적…결국은 펀더멘털”

다만 증권가에서는 실제 총파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 특성상 정부가 파업 상황을 장기간 방치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당국의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 등이 계속 거론되고 있어 실제 전면 파업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노조가 총파업 기일로 제시한 21일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노사가 물밑 대화를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회사는 마지막까지 진정성 있는 대화를 통해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 역시 “회사가 제대로 된 안건을 가져온다면 들어볼 생각은 있다”며 협상 여지를 남겼다.

이번 노조 이슈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노조 사후조정이 끝내 불발됐지만 정부가 협상 지원 의지를 밝히고 있고, 시장에서 우려했던 일부 정치 이슈도 진정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 펀더멘털 자체가 워낙 견조해 노조로 인한 충격을 상쇄할 가능성이 높다”며 “오히려 메모리 공급 차질 우려가 시장 심리에 영향을 줄 경우 메모리 가격 상승 기대를 자극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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