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시대에 재편되는 일자리의 양상을 짚어보고 기업과 개인의 대응 방안을 제시합니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마음AI 현업에서 가장 먼저 나오던 '사람 더 뽑아달라'는 요청은 자취를 감췄다. 그 자리를 '인공지능(AI) 도구를 더 마음껏 쓰게 해달라'는 요구가 채우고 있다. 단순 코딩과 디자인 작업을 AI가 빠르게 대체하면서 이제 마음AI HR(인사) 부서 고민은 인력 충원이 아닌 조직의 질적 재편으로 옮겨갔다.
사라진 중간 직무, PM이 채웠다
원미르 마음AI 전략기획팀 팀장은 이달 9일 <블로터>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AI 도입 이후 지난 1~2년간 사내 직무 포지션에 눈에 띄는 실질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기존 직무의 효율화와 축소 그리고 새로운 포지션의 신설이 동시에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마음AI는 자체 거대언어모델(LLM)과 로봇 연동 기술인 '피지컬 AI' 솔루션을 개발하는 AI 전문 기업이다. AI 기술을 가장 먼저 개발하고 도입하는 현장인 만큼 직무 지형도의 변화도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가장 큰 변화가 나타난 곳은 개발과 디자인 직군이다. 마음AI 내부에서는 이미 코딩 능력만 놓고 보면 AI가 숙련 개발자를 넘어섰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과거에는 개발 프로젝트가 늘어날 때마다 개발자 추가 채용이 최우선이었지만 최근에는 'AI 코딩 도구를 더 자유롭게 쓸 수 있게 해달라', '토큰 한도를 늘려달라'는 현업의 요구가 급증했다. 디자인 직군 역시 이미지 생성과 이용자 인터페이스(UI) 작업 등을 AI가 처리하면서 단순 실무진을 유지할 필요성이 줄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감원이나 인력 축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개발·디자인의 단순 실행 채용이 줄어든 대신 기술과 사업을 넘나들며 AI로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검증하는 '제너럴리스트형 기획자·프로젝트 매니저(PM)’와 로봇에 데이터를 가르치는 '피지컬 AI 데이터 작업자'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제너럴리스트형 기획자·PM은 과거처럼 요구사항을 정리해 개발자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 생성형 AI를 활용해 프로토타입을 제작하고 간단한 분석과 개발까지 수행하며 사업성을 조기 검증하는 역할을 맡는다. 피지컬 AI 데이터 작업자는 로봇이 제조나 서비스 현장에서 물품을 집어 올리거나 이동하는 법을 배울 수 있도록 사람이 직접 원격 조종 장비 등을 통해 로봇의 행동 데이터를 수집·가공·검수하는 직무다.
원 팀장은 "사무직의 단순 리포팅, 1차 고객상담, 단순 코더 등 직무의 '가운데 영역'은 빠르게 사라진 반면 무엇을 시킬지 결정하고 결과를 검증하는 인재와 로봇·AI 데이터를 가르치는 새로운 인력으로 양극화되고 있다"며 "결국 단순 개발·디자인 채용 감소분을 기획·PM 및 데이터 신직무가 채우면서 전체 인력 규모는 140여명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40명 지킨 '피지컬 AI' 전략
마음AI가 전체 인력 규모를 유지하며 직무 체질 개선을 이룰 수 있었던 바탕에는 회사의 고유한 피지컬 AI 기술 및 사업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마음AI는 기존 LLM 개발을 넘어 자사 기술을 로봇·자율주행 등 현실 공간의 기기와 연동하는 피지컬 AI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단순 코딩·디자인 인력을 축소한 여력은 휴머노이드 로봇 세팅 및 데이터 수집·가공·검수를 담당하는 '텔레오퍼레이터'와 '로봇 데이터 작업자'라는 신규 포지션 채용으로 이어졌다.
사업 전개 방식에 맞춘 조직 개편도 이뤄졌다. 과거 사업·개발·연구팀으로 나뉘어 있던 구조를 깨고 프로젝트가 생기면 필요한 인력이 하나로 모여 움직이는 '유연한 TF 조직'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PM과 기획자가 직접 AI를 다루며 개발과 분석까지 한 번에 수행하는 제너럴리스트로 성장하도록 환경을 만들어준 것이다.
기술 개발과 고급 인재 영입에 드는 비용은 유연한 재원 전략으로 극복한다. 휴머노이드 로봇을 사내에 설치하고 소프트웨어를 연동하는 등 대규모 연구개발(R&D)이 필요한 사업은 정부 R&D 과제, 산학협력 네트워크를 적극 연계해 비용 부담을 상쇄하고 시니어급 연구자를 영입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직원의 리스킬링(재교육) 방식에서도 실용적인 접근이 돋보인다. 마음AI는 변화가 빠른 AI 특성을 고려해 정기 주입식 교육을 없앴다. 대신 교육 예산을 사용해 AI 툴 구독료와 토큰 비용을 직접 지원하고 사내 'AI 우수 활용 사례 공유회'를 통해 직원 스스로 AI를 다루는 안목을 키우도록 유도한다.
원 팀장은 "AI 시대의 HR 전략은 단순히 사람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AI 도구를 적극 지원해 직원이 ‘AI를 가르치고 시키고 검증하는 제너럴리스트’로 격상하도록 돕는 것"이라며 "AI를 부릴 줄 아는 안목을 갖춘 인재와 유연한 TF 조직력이 마음AI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정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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