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16배 폭등 한 방산 강자…이번엔 ‘해군 전력’까지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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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에서 바다로”…독일 방산 강자 '라인메탈'...해양 진출 본격화
사진 : Rheinmetall

독일 방산업체 라인메탈(Rheinmetall)이 해상 전력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서 유럽 방위 산업의 지형 변화가 예고된다.

전통적으로 육상 장비와 탄약에 강점을 가져온 이 회사는 최근 독일 조선업체 루르센(Lürssen)의 군함 부문을 인수하며, 해군 전력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지난 수년간 독일 주식시장에서 라인메탈은 보기 드문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 각국의 방위 예산 확대 기조와 맞물리며, 동사의 주가는 전쟁 발발 전과 비교해 무려 16배 가까이 급등했다.

최근 라인메탈이 단행한 루르센 군함 사업부 인수는 시장의 이런 기대감을 더욱 부추겼다. 인수 대상은 슈퍼 요트로 유명한 루르센의 민간 부문이 아닌, 독일 브레멘에 위치한 군용 선박 제조 부문이다. 이곳에서는 2,100명의 인력이 최신예 프리깃함, 코르벳함, 무장 초계함 등을 생산하고 있다.

해군 진출은 성장의 초입일 뿐

라인메탈의 아르민 파페르거(Armin Papperger) CEO는 최근 인터뷰에서 “현재 약 100억 유로 수준의 연매출이 2030년까지 두세 배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는 단순히 해군 진출 때문만은 아니다. 라인메탈은 최근 미국 방산 대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도 확대하고 있다. F-35 전투기의 부품 생산에 이어, 미 록히드마틴(Lockheed Martin)과는 미사일 공동 개발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실리콘밸리 기반의 차세대 방산 스타트업 안두릴(Anduril)과도 협력해 드론 및 첨단 미사일 개발에 나서고 있다.

전통 강점인 탄약 부문도 대폭 확장

라인메탈은 자사의 핵심 경쟁력인 탄약 생산 부문에서도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 중이다.

최근 독일 북부 운터뤼스(Unterlüss)에 유럽 최대 규모의 포탄 생산공장을 준공했고, 곧 나토(NATO) 회원국 중 한 곳에도 또 다른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해당 국가명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탄약 수요 급증과, 유럽 내 방산 자립 필요성 확대에 대응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특히 유럽연합 차원에서도 병력보다 “재고 탄약”의 확보가 시급한 상황에서, 라인메탈의 생산능력 증대는 전략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라인메탈의 제3의 전성기

라인메탈은 1889년 설립 이후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독일 육군의 핵심 공급자로 성장했다.

이후 수차례의 산업 구조조정과 군축 흐름 속에서도 꾸준히 생존해 왔다. 하지만 지금의 성장세는 회사 역사상 ‘세 번째 전성기’로 평가된다.

국제 정세가 불안정해질수록 방산기업은 수혜를 받는다. 그러나 라인메탈은 단순히 ‘수혜’에 머물지 않고, 이를 공세적 성장 전략으로 전환한 몇 안 되는 유럽 기업 중 하나로 평가된다.

에코저널리스트 쿠 ecopresso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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