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 열렸습니다" 출입 금지됐던 국내 숲길, 5개월 한정 개방

한라산둘레길 사려니숲길 등산길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바람결에 초록이 번지는 5월, 제주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숲길이 다시 문을 엽니다.

일 년 중 단 5개월만 허용되는 한정된 자연 탐방 코스, 바로 제주 한라산둘레길 6구간 ‘시험림길’입니다.

지금껏 오랫동안 통제됐던 이 비밀스러운 길은 그 특별함만큼이나 생태적 가치가 높은 곳으로, 그 아름다움을 경험할 기회가 다시 찾아왔습니다.

사단법인 한라산둘레길은 오는 5월 16일부터 10월 31일까지 약 5개월간 시험림길의 탐방을 허용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구간은 제주의 동쪽 이승악에서 시작해 사려니숲에 이르기까지 총길이 9.4km에 달하는 숲길입니다.

한라산둘레길 전체코스 지도 / 사진=한라산둘레길

이 중에서도 약 5.5km는 국립산림과학원이 운영하는 시험림으로, ‘시험림길’이라는 이름도 여기에서 유래했습니다.

자연 보호를 위해 대부분의 시기에는 출입이 통제되지만, 이 시기만큼은 누구나 특별한 허가 없이 걸을 수 있습니다.

특히 이 길은 산불 조심 기간인 11월 1일부터 다음 해 5월 15일까지는 출입이 전면 통제되기 때문에, 지금이 아니면 또다시 1년을 기다려야만 걸을 수 있는 귀한 길입니다.

한라산둘레길 에코 힐링 / 사진=한라산둘레길

시험림길은 단순한 산책로가 아닙니다. 이곳은 생태 자원의 보고이자, 숲과 과학이 만나는 살아 있는 실험실입니다.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가 조성한 이 시험림에는 다양한 수종이 과학적으로 관리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자생하거나 식재된 대표적인 침엽수 삼나무, 편백 등이 실험적으로 재배되고 있습니다.

탐방객들은 걷는 동안 자연림과 인공림이 공존하는 독특한 풍경을 경험할 수 있으며, 수목의 성장과 보존 연구가 이뤄지는 채종원과 클론보존원 등 산림유전자원의 핵심 관리 시설도 마주하게 됩니다.

한라산둘레길 체험 프로그램 / 사진=한라산둘레길

걷다 보면 숲이 단순히 아름다운 자연이 아닌, 미래를 위한 과학과 연결되어 있음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됩니다. 또한, ‘하늘길’로 불리는 고지대 숲길은 걷는 이에게 특별한 전율을 선사합니다.

빽빽한 삼림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 그리고 발아래 펼쳐지는 짙은 초록의 풍경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동을 전해줍니다.

여기에 이 길을 걷는 동안 다른 관광지에서 느낄 수 없는 고요함과 몰입감은, 도시 생활에 지친 이들에게 무엇보다도 소중한 힐링이 될 것입니다.

한라산둘레길 트래킹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라산둘레길은 단순한 등산로가 아니라, 한라산의 생태와 지질, 제주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함께 느낄 수 있도록 조성된 국가숲길입니다.

2010년부터 조성되기 시작해 지금까지 9개 코스가 만들어졌으며, 2022년에는 산림청의 국가숲길로 공식 지정되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시험림길은 그중에서도 특히 생태학적, 학술적 의미가 큰 코스로 꼽힙니다.

한라산둘레길 트래킹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시험림길은 보호가 필요한 숲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11월 1일부터 다음 해 5월 15일까지는 통제됩니다.

따라서 이번 개방은 1년 중 단 5개월 반 동안만 허용되는 소중한 탐방 기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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