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영·불·독 정상 만나 “전투기 달라”… 서방은 ‘주저’

이우중 2023. 2. 9.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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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을 찾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의회에서 연설을 마친 뒤 린지 호일 영국 하원 의장에게 하얀 헬멧 하나를 선물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헬멧에는 '우리에게는 자유가 있습니다. 그 자유를 보호할 날개를 주십시오'라고 적혀 있다"고 설명하며 영국에 전투기를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영국과 프랑스를 연이어 방문해 영국·프랑스·독일 정상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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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중 2022년 美 이어 유럽 방문
영국 깜짝 방문… 수낵 환대 받아
“자유를 보호할 날개를 주십시오”
의회 연설 후 ‘파일럿 헬멧’ 선물
당일 프랑스로… 마크롱·숄츠 만나
확전 우려한 서방, 원칙 재차 강조
전투기 지원 확답은 끝까지 안 해

영국을 찾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의회에서 연설을 마친 뒤 린지 호일 영국 하원 의장에게 하얀 헬멧 하나를 선물했다. 우크라이나 최고 엘리트 전투기 조종사(톱건)의 헬멧이라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헬멧에는 ‘우리에게는 자유가 있습니다. 그 자유를 보호할 날개를 주십시오’라고 적혀 있다”고 설명하며 영국에 전투기를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린지 호일 영국 하원 의장(왼쪽)이 8일 영국 의회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선물받은 하얀 헬멧을 들어 보이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헬멧이 우크라이나 엘리트 전투기 조종사의 헬멧이라고 소개하며 “자유를 보호할 날개를 달라”고 전투기 지원을 요청했다. 런던=AP연합뉴스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해 2월 러시아에 침공당한 뒤 처음으로 떠난 유럽 순방의 첫 국가로 영국을 꼽았다. 지난해 말 미국 방문을 포함하면 전쟁 뒤 두 번째 해외 방문이다.

영국은 보리스 존슨 전 총리가 키이우를 수차 방문하는 등 대표적인 우크라이나 우방국 중 하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영국과 프랑스를 연이어 방문해 영국·프랑스·독일 정상과 만났다.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가 친히 프랑스 파리까지 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함께 그를 영접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후 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열리는 벨기에 브뤼셀로 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유럽 방문 목표는 전투기를 얻어내는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서방으로부터 경장갑차에 이어 중전차, 공격 미사일 등의 지원을 약속받으며 대러 공세 수위를 바짝 높이는 중이다. 영국과 독일은 각각 이런 우크라이나에 주력 챌린저2, 레오파르트2 전차를 지원하기로 한 바 있다. 여기에 전투기까지 지원하면 러시아와 접경인 동부전선을 중심으로 교착 국면인 현재의 전황을 타개할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이들 국가는 러시아의 반발에 따른 확전 우려 등으로 전투기 지원엔 선뜻 나서지 않는 분위기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전투기 지원과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고, 총리실은 수낵 총리가 국방장관에게 “어떤 전투기를 지원할 수 있는지 검토하라”고 지시한 사실을 공개했지만 “이는 장기적인 가능성을 살펴보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숄츠 독일 총리도 전쟁에서 승리할 때까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겠다는 원칙을 재차 강조했으나 구체적인 전투기 지원 내용은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투기 지원 확답은 없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주의를 다시 환기시켰다는 점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번 유럽 순방 성과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젤렌스키 대통령은 서방의 관심을 계속 전장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튀르키예의) 지진이나 각국의 내부 정치 문제 등 다른 뉴스거리를 물리쳐야 한다는 점을 아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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