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do감] 대형 무척추동물, 알고 보니 '사막 최고 청소부'

이채린 기자 2024. 10. 25. 17:4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건조한 지역은 습한 지역에 비해 수분이 부족해 낙엽 등 동식물의 사체 분해 속도가 더 느리다고 생각하기 쉽다.

최근 과학자들이 이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가 사막처럼 건조한 생태계에서 대형 무척추동물이 분해 속도를 높이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지금까지는 건조한 환경에서는 미생물 활동이 동식물 사체 분해 과정을 좌우한다는 견해가 있었지만 대형 무척추동물이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새로운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막의 대표 무척추동물인 딱정벌레. Viraj R Torsekar 제공

건조한 지역은 습한 지역에 비해 수분이 부족해 낙엽 등 동식물의 사체 분해 속도가 더 느리다고 생각하기 쉽다. 생각과 달리 두 지역의 분해 속도는 비슷하다. 학계에서는 이를 '사막 분해 수수께끼(desert decomposition conundrum)'라 부른다. 최근 과학자들이 이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가 사막처럼 건조한 생태계에서 대형 무척추동물이 분해 속도를 높이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무척추동물은 곤충, 거미, 빈대, 딱정벌레 등을 가리킨다. 

드로르 하울레나 이스라엘 예루살렘 히브리대 교수 연구팀은 23일 국제학술지 'e라이프(eLife)'에서 건조한 정도가 다른 환경 7곳에서 곤충이 낙엽의 분해 속도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스라엘 내에서 극건조 기후부터 지중해성 기후까지 강수량 등이 크게 차이 나는 7곳에서 낙엽 분해 과정에 다양한 크기의 곤충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분해 속도는 어떻게 다른지 등을 관찰하는 실험을 했다.

극건조 기후는 연평균 강수량이 22mm, 지중해성 기후는 526mm인 곳이다. 곤충은 미생물, 길이가 2mm보다 작은 미생물 및 무척추동물, 2mm에서 2cm 사이인 대형 무척추동물 등 3가지로 분류했다. 

실험 결과 곤충의 낙엽 분해 활동은 몸 크기와 강수량에 따라 크게 달랐다. 그리고 이들의 활동에 따라 건조 지역의 전체 분해 속도가 습한 지역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빨라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생물은 습한 조건에서 가장 활발하게 분해 활동을 했고 건조한 지역에서는 건기인 여름철에 흰개미와 딱정벌레 같은 대형 절지동물의 분해 활동이 가장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는 건조한 환경에서는 미생물 활동이 동식물 사체 분해 과정을 좌우한다는 견해가 있었지만 대형 무척추동물이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새로운 결과가 나온 것이다. 

또 건조한 지역에서 대형 무척추동물이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많았고 종류도 풍부했다. 분해 과정에서 미생물과 작은 무척추동물만큼 대형 무척추동물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건조한 지역이 세계적으로 확장되고 있는 만큼 이런 지역에서의 분해의 과정을 밝혀내는 것은 생태계 보존과 복원에 필수적"이라며 "이 연구 결과는 전 세계 탄소 순환과 기후변화 모델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참고자료>

-http://dx.doi.org/10.7554/eLife.93656.3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Copyright © 동아사이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