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감독 극찬한 '우리 막내' 김한결 , 롯데 미래 던진다
연습만하던 투심 주무기로 승부
비슬리·나균안 찾아 신구종 장착
“타자와 붙을 줄 아는 투수 되겠다”

“우리 막내 공 좋잖아.”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은 최근 신인 투수 김한결(20)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프로 1년차 신인이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사령탑의 눈도장을 제대로 받았다. 구위가 좋은 투수를 선호하는 김 감독은 김한결을 롯데에서 최준용, 이이무라와 함께 가장 힘 있는 공을 던지는 투수로 주저 없이 꼽았다.
김한결은 1군 데뷔전에서 김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지난 12일 인천 SSG 랜더스전 당초 이날 선발은 나균안이었다. 하지만 나균안이 당일 목 담 증세를 호소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김한결이 선발 통보를 받은 건 경기 당일 오후 2시였다. 올 시즌 대부분을 퓨처스리그(2군)에서 보낸 김한결은 지난 4일 처음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하지만 등판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SSG전을 앞두고 김 감독조차 “나균안이 예정대로 던졌다면 김한결을 확인할 기회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한결은 첫 등판에서 자신의 이름을 감독의 뇌리에 제대로 각인시켰다. 1회초 SSG 정준재, 박성한, 김재환을 단 9구로 돌려세웠다. 3·4회에도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이날 성적은 4와 3분의 1이닝 2피안타 3볼넷 5탈삼진 4실점. 73개의 공을 던지면서 최고 150km의 직구로 1군 타자들과 정면으로 맞섰다. 김태형 감독은 경기 뒤 “1회 마운드에 올라가 공 5개 던지는 걸 보고 정말 좋다고 생각했다. 그 정도로 잘 던질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며 “앞으로 한 자리 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날 SSG 타자들을 요리한 무기는 투심 직구였다. 고등학교 시절까지만 해도 투심을 던지지 못했다. 하지만 퓨처스리그에서 이따금씩 연습했고 1군 데뷔전 연습 투구에서 투심과 포심을 섞어 던졌다. 포수 손성빈은 공을 받아본 뒤 “오늘 투심으로 가자”고 김한결에게 제안했다. 김한결은 망설이지 않았다. 새로운 구종을 실전에서 던지는 데 두려움은 없었다. 이날 던진 전체 73구 가운데 41구를 투심으로 던졌다.
김한결은 “아직 실험을 안 해봤고 타자들이 어떻게 반응할지도 모르는 공이었다. ‘모 아니면 도’라는 느낌으로 던졌다”고 말했다.
김한결의 빠른 성장에는 남다른 구종 습득력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고교 시절에는 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커브를 주로 던졌다. 프로에 와서는 스플리터에 이어 투심을 장착했고 최근에는 커터까지 시험하고 있다. 새 구종이 궁금하면 선배들에게 먼저 다가간다. 커터를 익힐 때는 외국인 투수 제리미 비슬리에게 직접 물었고 나균안에게도 조언을 구했다.
김한결은 커터를 지난 18일 키움 히어로즈전 프로 첫 불펜 등판에서도 던졌다. 9회초 등판해 1실점했는데 커터를 던지다 최재영에게 1점 홈런을 맞았다. 김한결은 “바로 홈런을 맞았지만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더 확실하게 배우고 수준을 올리면 된다”고 웃어보였다.

시즌이 끝을 향해가는 롯데에게 김한결의 투구는 매우 중요하다. 시즌 막판 순위 경쟁이 한창이지만 마운드, 특히 불펜이 흔들리면서 계산이 서지 않는 경기가 늘었다. 힘 있는 공을 던지고 타자와 승부를 피하지 않는 김한결이 자리를 잡는다면 롯데는 올 시즌을 넘어 미래를 책임 질 투수를 얻게된다.
김한결은 “선발 투수를 하고 싶은 욕심은 분명히 있다”면서도 “지금 팀에서 나를 필요로 하고 쓸 수 있는 자리가 불펜이다. 1군에 남아서 공을 던질 기회를 받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 6라운드 전체 54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을 당시만 해도 본인조차 올해 1군 마운드에 설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김한결은 “스스로도 나는 장기적으로 봐야 하는 선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기량이 많이 좋아졌고 감사하게 기회도 받게 됐다”고 말했다.
김한결은 타자와 붙을 줄 아는 투수를 꿈꾼다. 김한결은 “피하지 않고 타자를 상대로 계속 붙을 줄 아는 투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