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가 한국을 지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4일(현지시간) 전 세계를 향해 공개 발언을 날렸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보내라는 요구였습니다. 그 명단 안에 한국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전쟁이 보름째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은 세계 원유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기뢰와 드론, 단거리 미사일로 사실상 봉쇄하고 있습니다.
가장 좁은 구간은 불과 39km. 배 한 척이 지나가기도 아슬아슬한 죽음의 수로입니다. 트럼프조차 "그들이 드론 하나, 기뢰 하나만 투하해도 끝"이라고 직접 위험성을 인정했습니다.

그런데도 미국은 한국·일본·영국·프랑스·중국을 향해 다국적 해군 연합 구성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정부는 아직 공식 요청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조만간 요청이 공식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청해부대, 그 바다와 얼마나 가까이 있나
지금 이 순간, 대한민국 해군 구축함 한 척이 이미 그 바다 근처에 떠 있습니다.
현재 청해부대 47진은 4,400톤급 충무공이순신급 구축함 대조영함이 임무를 수행 중입니다.
아덴만을 중심으로 해적 퇴치와 한국 선박 보호 임무를 맡고 있으며, 이미 호르무즈 해협과 페르시아만을 통과하는 한국 선박의 위치 정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청해부대는 2009년 창설 이후 총 4만 척 이상의 선박 안전을 지원해온 실전 부대입니다.

2020년에도 한국은 미국-이란 긴장이 고조되자, 별도 파병 없이 청해부대의 작전 구역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호르무즈에서 한국 상선을 단독 호위한 전례가 있습니다.
당시엔 국회 동의 없이 '유사시 국민 보호' 조항을 활용했습니다.
KDX-II로 충분한가…이지스함 논쟁이 터졌다
바로 이 지점에서 논쟁이 시작됩니다.
대조영함은 강력한 함정입니다. 127mm 함포, 하푼 대함미사일, 팰렁스 근접방어체계, 시스패로우 대공미사일을 갖추고 있으며 링스 헬기 1대와 UDT/SEAL 특수전단을 탑재합니다.
해적 퇴치와 선박 호위에는 최적화된 전력입니다.

그런데 호르무즈는 아덴만이 아닙니다.
사방이 막힌 39km짜리 수로에서 이란의 드론, 기뢰, 탄도미사일을 동시에 상대해야 합니다.
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와 커뮤니티에서는 7,600톤급 세종대왕급 이지스 구축함 파견론이 제기됩니다.
SM-2/SM-6 대공미사일로 탄도미사일까지 요격 가능한 이지스함이라야 그 바다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이지스함은 한반도 방어의 핵심 전략 자산입니다.
북한 미사일을 감시해야 할 이지스함을 중동에 보내는 것은 또 다른 안보 공백을 만들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번엔 진짜 국회 동의가 필요하다
2020년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하나 있습니다.
이번엔 미국 주도의 다국적군 참여입니다. 군 당국은 독자 작전이 아니라 다국적군 일원으로 임무를 수행하게 될 경우, 청해부대의 임무 성격이 근본적으로 달라지는 만큼 별도의 국회 비준동의가 필요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군사 문제가 정치 논쟁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여기에 이란 변수도 있습니다.
한국과 이란은 경제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습니다. 한국 군함이 미국·이스라엘 측 작전에 공식 합류하는 순간, 이란과의 외교 관계는 돌이키기 어려운 방향으로 흐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