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째 맞은 잠실 개표소 시위, 주말에도 분위기 반전 없었다…현장엔 ‘부정선거론’ 가득

안효빈 기자 2026. 6. 14.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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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개표소 봉쇄 시위’가 열흘째 이어진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열흘째를 맞은 잠실 개표소 시위 현장에서 여전히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주장과 구호가 이어졌다.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는 참가자들이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투표 수개표” 등 구호를 반복해서 외쳤다.

시위 초기였던 지난 주말엔 ‘참정권 보장’과 ‘투표권 회복’을 강조하며 정치적 구호와 거리를 두려는 분위기도 일부 감지됐으나, 전날에 이어 이날 현장에는 부정선거 의혹을 전면에 내세우는 참가자들이 주류를 이뤘다. 전국청소년연합회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부정선거 의혹 규명을 촉구하기도 했다.

주말을 맞아 가족 단위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유모차를 끌고 온 부모와 어린 자녀를 동반한 참가자들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8살, 4살 자녀와 함께 시위에 참석한 박모씨(42)는 “아이들이 민주주의가 위험할 때 사람들이 모여 뜻을 모은다는 사실 정도는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원을 찾은 시민들은 장기화한 시위에 따른 피로감을 호소하기도 했다. 인근 주민 이현수씨(23)는 “확성기 소리 때문에 시끄럽고 집중하기 어렵다”며 “요즘은 일부러 사람이 적은 아침 시간에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돌봄 아동에게 자전거 활용법을 가르치기 위해 공원을 찾은 정모씨(56)는 “시위 때문에 공원을 자유롭게 이용하지 못하는 게 답답하다”며 “아이들이 반복적으로 정치적 구호를 접하는 것도 걱정된다”고 말했다.

일부 지방의회 관계자와 시위 참가자들이 1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구조물 설치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안효빈 기자

이날 오후 1시쯤 일부 지방의회 의원들이 공원 내에 헌화 공간 설치를 추진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인해 ‘민주주의가 사망했다’는 취지에서 분향소를 설치하려 한 것이다. 그러자 시위 참가자들 사이에 갈등이 빚어졌다.

한 의원은 “정치적 목적이 아니라 시민들이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려는 취지”라고 주장했지만, 기존 시위 참가자들은 반발했다. 최모씨(58)는 “공원 내 구조물 설치는 엄연한 불법인데 왜 하려는지 모르겠다”며 “불법적인 행동을 하면 집회 참가자 전체 이미지가 나빠진다”고 말했다. “빌미를 만들지 말라”, “구조물 설치 안 하고도 충분히 시위할 수 있지 않으냐” 등의 목소리도 나왔다.

일부 참가자들은 공원 측에 항의하는 의원을 둘러싸고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투표 수개표”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공원 측은 자체 규정에 따라 헌화 공간 설치를 불허했다. 공원 관계자는 “구조물은 대관 신청과 승인을 받아야 설치할 수 있다”며 “안전사고 예방과 시설물 관리 규정에 따라 철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설치 불허 결정이 “집회 내용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는 가수 김준수씨(시아준수) 콘서트가 열렸지만 시위 참가자들과 관람객 사이에 별다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안효빈 기자 bee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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