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벅·지하철 안되네…졸지에 편의점 전용 페이로 추락?
애플과 현대카드는 서울 용산구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스페셜 이벤트’를 열고 애플페이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21일 밝혔다. 아이폰과 현대카드를 보유한 이용자는 이날부터 NFC 단말기를 갖춘 매장에서 아이폰과 애플워치로 간편결제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삼성페이와 애플페이는 쓰임새는 비슷하지만 이용방식이나 활용도에선 차이가 크다. 당장 삼성페이는 국내 모든 카드사의 카드로 이용할 수 있지만 애플페이는 현대카드만 가능하다. 애플페이를 이용하려면 현대카드가 비자·마스터카드 브랜드 신용카드나 국내 결제 전용 신용·체크카드를 아이폰의 ‘지갑’ 앱이나 현대카드 ‘앱’에 등록해야 한다. 현대카드가 애플페이의 한국 첫 파트너사로 서비스 우선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사용처의 차이가 크다. 삼성페이는 국내 거의 모든 매장에서 이용할 수 있다. 국내 신용카드 가맹점은 300만개 이상으로 추정되는데, 모두 마그네틱 단말기를 쓰기 때문이다. 반면 애플페이의 경우 현재 이용할 수 있는 곳은 전국 편의점과 코스트코, 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 홈플러스, 다이소를 비롯한 대형 오프라인 가맹점과 배달의 민족, 무신사, 폴바셋 등 일부 웹페이지·모바일 앱에 한정된다. NFC 단말기를 보유한 가맹점은 전체의 5%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페이는 되고 애플페이는 안되는 가맹점 비중이 95%에 달한다는 얘기다. 대형 가맹점 중 스타벅스와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등 신세계그룹 계열 매장도 애플페이를 지원하지 않는다. 버스와 지하철을 비롯한 교통 카드 등록과 사용도 아직 되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가 애플 아이폰에 점유율을 일부 빼앗길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삼성페이 편리성 때문에 갤럭시를 계속 쓴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간편결제 서비스가 스마트폰 점유율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애플의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34%로 전분기(13%)보다 크게 늘었다. 애플페이가 입소문을 타면 10~20대를 중심으로 아이폰으로 갈아타기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 애플페이는 인기를 증명하듯 서비스 첫 날인 이날 오전에만 17만명이 등록을 마쳤다. 이용자 폭증으로 일부 고객의 결제가 되지 않는 현상도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삼성페이 1위 사수에 나서고 있다.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서 삼성페이의 점유율은 38.8%로 2위 페이북(16.8%), 3위 신한플레이(15.8%) 등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높다. 삼성전자는 네이버페이를 운영하는 네이버파이낸셜과 손잡고 이르면 23일께 결제 연동 서비스를 시작한다. 당초 알려진 시점보다 1~2주 가량 앞당겼다. 이 서비스가 도입되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 국내 온라인 가맹점 55만 곳에서 삼성페이로 결제할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는 카카오페이와도 서비스 협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애플을 견제하기 위한 행보로 보고 있다. 국내 간편결제 시장은 삼성전자와 빅테크, 금융사 등 50여개사가 뛰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 자신의 첫번째 아이폰을 들고 온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애플페이의 가맹점 파트너는 현대카드 개인 고객 거래 건수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오늘 출범했지만 사용처의 빠른 확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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