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5·18 헌법 수록 무산시킨 국민의힘은 역사의 죄인

김종민 논설위원 2026. 5. 10.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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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촉구해온 대한국민에 대한 명맥한 배신이다. 39년만에 만들어진 기회였다. 정치적 이해관계로 다룰 사안이 아니다. 현실적인 방법으로 실용 접근해 부분적 개헌을 추진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지난주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이 표결에 참여하지 않아 투표 불성립으로 처리되지 못했고, 다음날에는 헌정사상 처음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를 예고해 재상정이 불발됐다.

국민들의 정당한 권리를 막았다. 반역사적 폭거다. 국회의원으로서 직무 유기다. 여야 간 얼마든지 합의가 가능했으나 정략에 가로막혔다. 5·18기념재단이 전문기관에 의뢰해 전국 18세 이상 성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식 조사 결과, 5·18을 헌법에 새기는 것에 대해 불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16.3%에 불과했다. 반면 필요하다는 67.3%였으며, 이 가운데 47.4%는 매우 필요하다고 답했다.

불법 계엄에 관한 국회 통제권을 강화하고, 국가균형발전에 관한 의무를 명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12·3내란과 같은 사태를 원천 차단하는 차원이다. 민주 헌정질서를 위협하는 권력 남용을 방지하는 등 안전장치를 담는 것이었다. 개헌을 반대하는 이들을 옹호세력으로 규정해야 하는 이유다. 국민의힘은 끝까지 ‘선거용 졸속’이라는 억지 주장으로 발목을 잡았다. 막중한 책무를 저버렸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업이자 광주·전남 시·도민의 준엄한 명령이다. 6월3일 지방선거와 함께 국민투표를 시행해야 했다. 간절한 염원이 묵살됐다. 각계에서 분노가 확산하고 있다. 5·18 단체 등 260여개로 구성된 추진위원회는 성명을 내 “국민 요구를 외면한 책임 회피이자 낡은 헌정 체계를 새롭게 정비할 기회를 스스로 거부한 선택”이라고 질책했다. 다수 의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서도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최소한의 개헌안마저 관철하지 못한 것은 무능의 결과”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는 “국민의힘은 한국 사회 발전과 민주주의 성숙을 가로막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5·18정신은 단순한 지역적 기억을 넘어 대한민국의 법통과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핵심 가치다. 역시 군사독재를 물리친 부마항쟁도 같이 수록하고자 했다. 1987년 헌법 개정 이후 정치·경제·사회 측면에서 큰 변화를 겪었다. 그동안 정치권도 헌법 개정을 이구동성으로 말해 왔다. 이제 모든 국민이 행동해야 한다. 더 큰 민주주의의를 위해 심판해야 한다. 연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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