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화도에서도 바다를 한 번 더 건너야 닿을 수 있는 섬, 교동도. 낯설지만 그래서 더 매력적인 이 섬에 뜻밖의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6월, 햇살 아래 초록빛으로 일렁이는 청보리밭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단순한 경관을 넘어 마을 주민들이 손수 가꾼 정원, 그리고 공동체가 함께 만들어낸 축제가 지금 교동도에서 펼쳐지고 있다. 바로 ‘제1회 교동도 청보리 정원 축제’다.
난정저수지 청보리밭

이번 축제는 강화군 교동면 난정저수지 인근, 약 3만㎡ 규모의 드넓은 부지에서 열린다.
발 아래로는 초여름 바람에 출렁이는 청보리, 눈앞에는 감성 가득한 포토존들이 이어져 있어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무엇보다 이 공간은 단순한 관광지나 전시용 정원이 아니다. 난정1리 마을 주민들이 직접 기획하고 손수 파종해 키워낸 청보리밭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
손끝에서 시작된 이 정원은 마을 공동체가 함께 만들어낸 자연 속 무대이자, 교동도의 새로운 얼굴이 되었다.

청보리 정원 축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되며, 단순히 풍경을 감상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인절미 만들기, 전통 윷놀이, 푸드트럭 먹거리 장터까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체험형 콘텐츠가 곳곳에 마련돼 있다.
입장료는 1인 5,000원. 그중 3,000원은 행사장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으로 돌려주기 때문에 부담 없이 하루를 즐길 수 있다.
자연과 전통, 먹거리가 어우러진 이 축제는 특히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인기다. SNS를 통해 빠르게 입소문이 나고 있는 것도 이 다채로운 체험 덕분이다.
계절 따라 두 번 피어나는 정원

이번 청보리 정원 축제가 특별한 또 하나의 이유는,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교동도는 단발성 행사가 아닌 계절을 이어가는 축제를 기획했다.
청보리 수확 이후, 같은 자리에 해바라기를 심어 8월 말에는 ‘해바라기 정원 축제’가 열린다.
초여름의 싱그러움을 가득 품은 청보리밭이, 여름의 끝자락에는 황금빛으로 물든 해바라기 들판으로 바뀌며 전혀 다른 분위기의 풍경을 선사할 예정이다.

2019년부터 시작된 해바라기 정원 축제가 교동도의 여름을 대표해왔다면, 이번 청보리 정원 축제는 그 흐름을 자연스럽게 확장하는 새로운 시작이다.
이제 교동도는 한 해에 두 번, 다른 색으로 피어나는 섬으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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