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핵무기 대신 수조원 투자해 개발한 전략 비밀 무기

지난 2020년 3월 24일 국방과학연구소는 충남 태안 안흥 시험장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실시했습니다. 안흥 시험장에서 쏴 이어도 북쪽 60km 해상에 떨어졌는데 당시에는 이 미사일에 대한 정체가 알려지지 않았는데 몇 달 후 정체가 밝혀졌죠. 바로 지하 벙커 파괴용으로 개발된 현무4였습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얼마 후 미국 최대 커뮤니티인 레딧에 이와 관련해 흥미로운 분석글이 실렸었습니다. 한국 무기에 대해 꽤나 자세하게 파악하고 있는 듯 그는 '지금까지 재래식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고 육해공 기반 3대 핵전력 무기 시스템을 모두 가진 국가는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이 유일'하다고 강조했는데요.

보통 핵폭탄을 운반하려면 크게 3가지 방식이 사용됩니다. 공중에서 투하할 수도, 지상에서 쏘아올릴 수도, 바다에서 쏘아올릴 수도 있는데 이를 3각 핵 투발 수단이라 칭합니다. 즉, 공중에서 투하는 순항미사일이 있고, 대륙간 탄도미사일이 있고,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이 있습니다. 이들의 주요 개발 목적이 핵무기를 운반하기 위함이었는데 한국은 핵무기를 가지고 있지도 않으면서 세계 핵투발 수단을 전부 가지고 있는 아이러니한 국가입니다.

그런데 현무4로 이름 붙은 이 미사일은 아무리 봐도 기이한 형태입니다. 전략무기이기 때문에 실물이 공개된 적이 없지만 시험 발사 후 여러 언론에서 이 미사일에 대한 분석에 돌입했는데 당시 현무4의 탄도 탑재량은 2톤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국군의 날 행사에서 현무4로 보이는 미사일이 실물로 공개됐습니다. 지난 9월 26일 성남서울공항에서는 건군 제75주년 국군의 날 기념 행사가 열렸는데 이날 행사에서는 한국군이 자랑하는 K9 자주포, K2 전차, 천무 등등 수많은 무기들이 등장했습니다.

그 중 가장 마지막에는 고위력 현무 미사일이라는 미사일이 등장했습니다. 현무4의 경우 현무2를 계량한 신형 탄도미사일로 현무4-1은 지대지탄도미사일, 현무4-2는 함대지탄도미사일, 현무4-4는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이날 공개된 고위력 현무 미사일이 현무4인지 아니면 신형 미사일로 알려진 현무-5인지는 불명확합니다. 은밀하게 개발중인 비밀무기인 탓에 군이 의도적으로 확인해주지 않기 때문이죠. 당연히 세부 제원도 비밀에 해당하는데 국회와 언론을 통해 일부 알려진 바로는 현무5의 경우 탄두 중량만 9톤에 총중량은 36톤에 달하는 진짜 괴물입니다. 기형적일 정도로 탄두의 중량을 늘렸기 때문에 전술핵 이상의 파괴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죠.

그런데 보통 1,000km 이하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탑재량은 1톤 가량인데 9톤이라면 미사일의 모양은 대가리가 지나치게 큰 가분수꼴입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왜냐면 현무4를 개발할 당시 핵탄두를 달 수 없는 한국의 실정을 감안해 미국이 한때 개발을 검토했다. 포기했던 '신의 지팡이'에서 힌트를 얻어 개발했기 때문입니다. 현무4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현무4는 고도 1,000km까지 올라간 후 마하 10 이상의 속도로 하강하도록 설계했다.고 전했는데 이렇게 높은 곳에서 마하 10이상의 속도로 지상에 떨어지는 순간 그 위력은 전술액 수준인 TNT 1KT에 해당합니다. 즉, TNT 1,000톤을 터뜨리는 것과 맞먹는 파괴력을 갖는 것인데 탄두 중량이 9톤이라면 그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할 겁니다.

그런데 도대체 신의 지팡이가 무엇이길래 미국이 개발을 검토하다 포기했는지, 또 한국은 어떻게 신의 지팡이에서 현무4의 아이디어를 얻게 된 것일까요. 패배하기는 했지만 월남전쟁에서 미국은 레이지독 이라는 폭탄을 사용해 베트콩을 깨부순 경험이 있습니다. 레이지독은 폭약을 넣지 않은 강철 폭탄입니다. 폭탄인데 폭약이 없다니 어폐가 있어 보이지만 사실입니다. 미군은 모탄에 해당하는 커다란 용기에 길이 25mm, 지름 10mm 크기에 무게 20g짜리 총알 모양의 금속을 잔뜩 담은 후 이를 하늘에서 투하 했는데 그 파괴력이 어마어마했습니다.

아주 작은 총알 모양 금속들이 지면 근처에 도달했을 때는 소속 210m라는 무서운 속도에 도달했죠. 이는 마치 기관총을 수직으로 발사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발휘했는데 인간의 몸을 관통하는 것은 일도 아니었고 그 자체로는 평범한 금속 덩어리이기 때문에 불발탄의 위험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단순한 이 금속 덩어리들이 비행기에서 낙하하면서 운동 에너지가 더해지면 이보다 강력한 무기는 없습니다. 미군은 이 경험을 바탕으로 토르 프로젝트를 시작했는데 바로 신의 지팡이를 만들겠다는 겁니다.

만약 엄청난 무게의 금속이 비행기가 아닌 우주에서부터 떨어진다면 그 운동에너지만으로도 가공할 만한 위력이 생길 테니까요. 그런데 문제는 가성비였습니다. 최초 미국이 신의 지팡이를 계획할 때는 전봇대 크기의 텅스텐 막대 묶음을 우주에서 떨어뜨려 음속의 최대 10배에 달하는 속도에 도달하는 것이었습니다. 신의 지팡이를 실현시키려면 반드시 텅스텐이라는 광물이 필요한데 텅스텐은 스웨덴어로 '무거운'을 의미하는 텅과 '돌'을 뜻하는 스텐의 합성어입니다. 무거운 돌이라는 의미로 한국에서는 중석이라 부르죠.

텅스텐은 톤당 가격이 대략 3천만 원에 육박하는 상당히 비싼 금속입니다. 그런데 2003년 미 공군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6.1m 길이에 0.3m 지름을 가진 텅스텐 막대를 저궤도에서 지상으로 발사할 경우 최종 속도는 마하 11, 위력은 11.5톤 TNT와 비슷하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대단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텅스텐 막대 자체가 9천킬로그램에 달해 대단히 매력적인 위력은 아닙니다. 여기에 비싸긴 비싸다는 텅스텐을 제작한 후 막대한 비용을 들여 하늘로 쏘아 올린다면 그 비용 또한 적지 않습니다.

1kg 물체를 우주로 보내려면 대략 2,000만 원이 필요하다고 봤을 때 9톤의 텅스텐을 지구로 쏘아 올리려면 천문학적인 비용이 필요하죠. 과연 이게 그만한 매력이 있는 무기인지에 대한 회의감이 든 겁니다. 그래서 개발계획서는 수십 년 동안 먼지만 뒤집어쓴 상태로 현실화되지 못한 겁니다. 그저 게임이나 영화 소재 정도로만 다뤄지고 있죠. 그런데 한국이 이 신의 지팡이에서 힌트를 얻어 현무4와 현무5라는 괴물 미사일로 발전시킨 겁니다.

1953년 한국전쟁이 끝난 직후 북한은 전 국토를 요새로 만든다며 북한 전역의 화강암 지대에 6천 개 이상의 지하 벙커를 건설했습니다. 황장협 전 노동당 비서는 평양 지하 300m 아래 거대한 지하시설을 건설했으며 유사시 김정은을 포함한 지휘부가 이곳에 숨을 계획이라고 밝혔죠 핵이나 미사일 등의 핵심 무기들도 전부 지하에 숨겼다고 전했는데요. 그냥 폭탄에 화약을 가득 채우면 안되냐는 주장이 제기될 수 있겠지만 화약이 가진 무게로 운동 에너지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화약이 폭발하며 만드는 화학에너지로 지하 깊숙한 목표까지 파괴시키는 것에는 한계가 있죠.

물론 핵폭탄을 이용하면 베스트지만 한국은 실정상 핵을 보유할 수도 개발할 수도 없는 위치이기 때문에 미국이 포기했던 신의 지팡이처럼 운동 에너지에 기댄 폭발력을 기대할 수 밖에 없는데요. 운동 에너지는 질량과 속도의 영향을 받는데 신의 지팡이처럼 운동 에너지를 최대한 끌어올리려면 탄도의 무게를 늘려야 합니다. 그래서 안흥 시험장에서 시험비행을 실시한 현무4는 탄도의 화약을 적당히 채우고 대부분을 무거운 중금속으로 채운 것으로 알려졌는데 생각만큼 기이한 가분수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히려 바람의 저항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길이를 늘렸고 이 덕분에 낙하속도가 마하 10에 다다른다고 하죠.

현재 신형 미사일인 현무5의 시험 발사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만 이러한 미사일은 각도를 높여 고각으로 발사합니다. 왜냐면 가장 멀리 보내려면 30에서 45도 각도가 최적이지만 현무4나 현무5는 운동 에너지를 극대화 시켜야 하므로 사거리를 줄이는 대신 각도를 높여 더 높은 곳으로 쏘아 올리죠. 최대한의 하강 운동 에너지를 기대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훌륭한 무기라면 국민 대부분이 궁금해 할 텐데 왜 진짜 실물을 공개하지 않는 것일까요?

물론 전략무기이므로 북한에 노출시키는 것이 훌륭한 전략이 아니라는 생각이 깔렸겠지만 진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현무4나 현무5는 각도를 줄이고 탄도 중량을 낮추면 장거리 미사일로 변신하는데 그 사정거리에 드는 북한은 당연하고 중국이나 일본, 러시아 등 한국을 둘러싼 주변 강국들이 전부 유효사거리에 듭니다. 그래서 굳이 주변국을 자극하면서까지 공개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겁니다. 그런 이유로 1년 뒤 도산 안창호함을 통해 발사한 SLBM 시험 발사 당시 중국은 북부전구 해군 소속 정보함 한 척을 소흑산도 부근으로 파견해 정보를 수집해 간 것으로 알려졌죠.

전략 무기를 가진 국가는 이를 사용할 수 있는 능력과 자신감이 있다는 사실을 겉으로 표출할 필요가 있을지 모릅니다. 그래야 잠재적인 적국이 함부로 공격할 엄두를 내지 못할 테니까요. 북한이나 중국, 러시아 등이 핵무기 발사 훈련과 핵시설을 스리슬쩍 공개하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단지 훈련에 불과하지만 필요하다면 반드시 사용하고 만다는 경고를 보내는 겁니다.

소위 괴물 미사일이라고 불리는 현무 미사일은 북한을 공격하기 위한 것이 아닐지 모릅니다. 실제 이를 사용해 북한을 초토화 시키기 위함이 아니라 우리가 이것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운용할 능력이 있음을 과시하는 전략무기입니다. 그러니까 전략무기의 존재 목적답게 이를 비공개로만 돌리지 말고 북한에 노출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출해 타겟을 향해 날아가는 모습, 타겟에 명중하는 모습을 끊임없이 보여주어야 북한이 공격할 엄두도 내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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