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와 닮았다는 이유로 방송출연 정지 당했던 배우
전두환과 너무 닮아 방송에 출연하지
못했던 배우 故 박용식
한국 영화 역사 최초로 12.12 군사반란을 다루며 1,212 관객을 돌파한 '서울의 봄'. 이번 작품에서는 황정민이, 2005년 방영된 드라마 '제5공화국'에서는 이덕화가 전두환을 연기했다.
사실 이들보다 앞서 여러 차례 전두환을 연기하며 '전두환 전문'이라 불리던 배우 故 박용식을 기억하는 이들 많을 것이다. 1967년 동양방송의 4기 탤런트로 뽑힌 후 여러 작품에 출연하며 대중에게 얼굴을 알린 박용식.
하지만 1980년, 배우로서 큰 시련을 맞이하게 된다. 전두환을 닮았다는 이유로 10개월여 동안 방송에 출연하지 못한 것. 당시 TV쇼 진행을 맡은 남철, 남성남 콤비가 그를 보자마자 대쯤 절을 했을 정도로 무척 닮은 것은 사실.
물론 청와대에서 지침이 내려온 것은 아니었고 방송국에서 알아서 눈치를 본 것이었는데, 출연금지가 해제되어도 박용식은 스님 역할을 맡지 않는 이상은 모자나 가발을 쓰는 등 민머리를 애써 감춰가며 활동할 수밖에 없었다.
전두환 퇴임 후 연희동 사저에 초청받았던 박용식은 직접 만나서 이와 같은 고충을 토로한 바 있다. 전두환은 본인은 전혀 몰랐다며 대신 사과했으며, 이순자는 청와대에 투서했으면 당장 해결해 줬을 거라며 안타까워했다는 후문...
여하튼 전두환 부부의 격려를 받은 그는 이후 전두환 캐릭터가 필요한 작품에선 모두 연기했으며, 이후 여러 방송에 출연해 풍자하기도 했다.
그의 딸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푼젤'과 '겨울왕국'에서 안나의 목소리 등을 연기한 유명 성우 박지윤. 딸이 성우가 되겠다고 하자 녹록지 않은 연예계 생활을 익히 경험했던 박용식은 딸이 고생하는 걸 원치 않아 무척이나 반대했다고.
참고로 사위는 '나는 자연인이다'의 내래이션으로 유명한 성우 겸 배우 정형석으로, 정형석은 '서울의 봄'에서 이태신 사령관의 절박한 전화를 받고 고민하다가 이내 그를 돕기로 결심하는 박기홍 8공수여단장을 연기, 관객들에게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박용식은 2013년 캄보디아에서 영화 '시선'을 촬영하던 중 바이러스성 패혈증으로 사망했다. 2013년은 딸인 박지윤이 둘째를 출산했으며 '겨울왕국'의 안나 목소리를 연기했던 해라 더욱 더 안타까움을 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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