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중기 "아내와 함께 칸 왔어요, 사진 많이 찍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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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화란'을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서 공식 상영하는 송중기가 22일 오후(한국시간) 프랑스 칸의 해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플러스엠
[칸 인터뷰] '화란' 송중기 "아내와 칸으로. 사진 많이 찍어달라"
출연작 '화란'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부문 상영
6월 출산 아내 케이티 루이스 사운더스와 즐거운 칸 나들이

​“와이프와 함께 영화 볼 거다. 사진 많이 찍어 달라.”

물음에 답하며 여유와 자신감이 넘쳐나는 표정으로 너스레를 떠는 모습이 짐짓 호쾌하다. 영화 ‘화란’(감독 김창훈·제작 사나이픽쳐스, 하이지음스튜디오)으로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의 레드카펫을 밟게 된 송중기. 그는 23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화란’을 공식상영하면서 해외 관객을 만난다.

영화 ‘화란’은 힘겨운 현실에서 벗어나려 화란(네덜란드)을 이상향 삼는 18살 소년이 조직에 스며들어 중간보스와 얽히며 벌이는 사건을 그린 이야기. 송중기는 소년 역 홍사빈에게 주연 자리를 선뜻 내주고 중간보스로 나서 그와 교감하며 진한 여운을 남긴다.

이렇게 자신이 참여해 완성한 영화로 세계 최고 권위의 영화제라는 무대에 서는 기쁨과 즐거움을 아내인 영국 배우 출신 케이티 루이스 사운더스와도 나누고 싶었다. 두 사람은 함께 22일 밤 칸으로 날아왔다.

다음은 22일 오후 송중기와 칸에서 나눈 일문일답이다.

-'화란' 완성본은 봤나.

"안 봤다. 투자배급사에서 먼저 보라고 준비해줬지만 내일(23일) 극장에서 처음 보고 싶어 안 봤다."

-칸에 대한 기대감이 큰 건 아닐까.

"꼭 칸이 아니더라도 평소에도 시사회 때 처음 보려 한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부딪히는 걸 좋아한다. 욕을 먹든, 아니든. 이번엔(칸 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상영관인)드비시 극장에서 보고 싶다.”

-혼자 왔나? 함께 안 왔나?

“함께 왔다. 와이프 말하는 거잖나.”

-출산을 앞두고 몸이 힘들지 않겠나.

“의사가 운동을 많이 하라고 해서 함께 왔다. 출산 예정일이 이제 한 달 정도 남았다. 온 신경이 지금 그리로 다 가 있다. 스케줄 끝내고 와이프 챙겨야 하니까. (칸 국제영화제)공식 일정을 이번 주까지 하고 영화 ‘로기완’을 찍으러 다시 헝가리로 가야 한다.”

-영화는 아내와 함께 보나.

“함께 본다. 사진 많이 찍어달라.”(웃음)

-아내가 배우 출신인데 그에게서 얻는 정보나 조언으로부터 영향을 받기도 하나.

“아무래도 아내가 하는 얘긴데 있겠지?! 내가 기존에 해왔던, 우리 업계와는 다른 새로운 다른 문화의 얘기, 할리우드나 유럽 얘기를 듣기도 한다. 그래서 안 좋은 건 고치려는 부분도 있고, 해석해서 받아들이기도 한다. 와이프가 하는 얘기를 귀담아 안 들으면 혼날 것 아니냐.(웃음) 가장 말을 잘 들어야 하는 사람인데.”

제76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화란'을 선보이는 송중기가 22일 오후(한국시간) 프랑스 칸 해변에서 웃고 있다. 사진제공=플러스엠

-칸 초청 소식은 언제 들었나.

“한 달여 전 헝가리에서 ‘로기완’ 밤샘촬영 도중 들었다. 촬영하다 새벽 5시쯤 휴대폰을 켜니 투자배급사 대표로부터 걸려온 부재중전화가 너무 많았다. 무슨 큰일이 난 줄 알았다. 칸(초청)됐다고 하더라. 마침 슬픈 장면을 찍고 있었는데(웃음) 속으로 너무 기분이 좋은데 감정은 집중해야 하고…. ‘화란’은 예산이 작다. 칸은 영화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고 영광이다. 놈이 여기도 와보고.”

-부인은 뭐라던가.

“와이프는 배우로 활동하며 칸에 많이 왔다. 조언을 많이 해준다. 말로만 듣던 (칸 국제영화제 메인 상영관인)르미에르나 드비시 극장 등 지도를 펴놓고 설명해줬다. 이쪽 문화에 대해서도.이쪽에서는 인터뷰나 파티를 어떤 식으로 하는지 이쪽 영화업계 이야기도 해주고.”

-‘화란’에 참여하게 된 과정은 어떤가.

“투자배급사 관계자와 어떤 영화에 대해 얘기하던 자리였다. 어두운 얘기가 좋다고 하자 관계자가 ‘한 번 읽어볼래? 근데 주인공은 아냐’라며 ‘화란’ 시나리오를 줬다. ‘(주인공이 아니더라도)상관없는데?!’하며 받았다. 그때 생각했다. 주인공은 아니지만 좋은 역할인데, 내가 주인공이 아니면 안 할까봐 안 주시는 게 있구나 하는 걸 처음 알았다. ‘아닌데? 상관없는데?’ 했다.

그날 바로 집에 가서 읽었다. 소름이 돋더라. 아, 본능적으로 알았다. 이건 투자받을 수 있는 얘기가 아니구나. 내가 투자자여도 돈 안 댄다. 근데 영화가 너무 좋았다. 제작사 사나이픽쳐스의 한재덕 대표 등 너무 좋은 프로듀서들도 있는데. 했음 좋겠다 생각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그럼 나 돈 안 받을래’였다. 내가 좋아서 하는 건데 내가 돈을 받아 손익분기점이 오르면 다 힘들지 않겠나. 그런데 출연료 안 받은 게 그렇게 화제가 될 만한 일인가? 이제 ‘노 개런티’는 빼달라. 너무 강조되면(안된다)…. 나도 이제 애기 낳고 아빠가 돼 열심히 살아야 하는데.”(웃음)

-영화 ‘화란’의 매력은 뭘까.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지하 원룸의 진득진득한 느낌을 받았다. 감독이 누군지 몰랐지만 실제 이렇게 살았나? 고생을 많이 했나? 생각이 들었다. 감독이 궁금했다. 감독을 처음 만나 던진 첫 질문이 ‘많이 힘들게 살았나?’였다. 그 정도로 진득진득한 느낌을 받았다. 이상하게도 그런 지점이 좋았다.

기존 상업영화의 문법과도 달랐다. 상업적인 것에서 벗어나 내 맘대로 하고 싶은 욕구가 쌓여 있기도 했다. 또 기본적으로 가족 얘기를 좋아한다. ‘화란’ 제작현장은 정말 제작비가 모자라고 밖에서 보면 열악한 환경이었다. 하지만 안에서는 진짜 재밌게 찍었다. 그런 고민을 함께 연기한 홍사빈과 김형서, 제작자와 프로듀서, 감독 등과도 공유했다.”

-연출자 김창훈 감독은 당신에게 서늘한 눈빛이 있다고 말하더라.

영화 '화란'의 한 장면. 사진제공=플러스엠

“남들이 (나에 대해)모르는 걸 봐줬으면 좋겠다는 욕구가 난 덜한 것 같다. 성공을 많이 해봐서(웃음), 물론 농담이다. 아무래도 성공한 작품 가운데 밝은 면이 많아 대중이 생각하는 이미지가 있을 거다. 하지만 내가 내 성격을 안다. 내게 극중 중간보스 캐릭터와 닮은 면이 있다. 그런 어둡고 색다른 걸 해보고 싶었다.

대본을 보고 소속사 대표 눈치를 봤다. 그 입장에서는 돈 되는 걸 시키고 싶지 않겠나. 그래서 안 된다고 할 것 같았다. 하지만 대표가 ‘이 영화 만들어졌음 좋겠다’ 했고, 난 ‘그럼 개런티 받으면 안 될 것 같은데’ 했다. 그러자 대표가 ‘그래, 받지 마’ 하더라. 매니지먼트사 대표로서는 돈을 벌고 싶을텐데, 또 이건 오히려 지출만 더 나가는데…. 그렇게 바라보는 지점이 비슷해 내가 하고 싶은 걸 하게 해줬다. 누구에게나 여러 가지 면이 있겠지만, 난 상업적으로 활동하는 배우이니까 내 안에 있는 면을 표현해 보여드리고 싶은 게 있다. 이 시점에 그걸 해보고 싶었다.

내가 재밌는 것도 해보고 싶었다. 다른 상업영화 배우들처럼 나도 흥행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크게 갖고 지낸다. 직업이기는 하지만 지칠 때가 있다. 새로운 걸 하고 싶다 하다 ‘화란’을 만나 숨이 틔었다 상업적 문법대로 가지 않아서이기도 했다. 홍사빈 원톱 주연 영화로, 내가 주인공 아니어서 부담감에서 벗어날 수 있기도 했다.

-소속사가 제작비를 투자했나.

”영화 ‘화란’은 제작비 규모가 40억여원이다. 소속사가 투자한 건 아니고 공동제작사로 참여했다. 잘 되면 내가 (수익을)가져가려고.“(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