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노마스 콘서트 끝난 후 환불 요구, 어떤 자리길래?
지난 주말 열린 팝스타 브루노 마스(Bruno Mars)의 내한 콘서트 무대를 전혀 볼 수 없는 좌석이 판매돼 논란이 일고 있다. 법률 전문가는 “주최 측에서 ‘일부 시야 제한’에 관한 안내를 미리 했더라도 책임을 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관객은 티켓 가격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7~18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는 브루노 마스의 내한공연이 9년 만에 펼쳐졌다. 18일 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브루노 마스 콘서트 티켓을 환불받고 싶다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입장해서 진심으로 황당했다”며 “무대와 전광판이 아예 안 보이는 ‘벽 뷰’였다”고 했다. A씨가 올린 예매 내역에 따르면 그는 A구역 티켓을 20% 할인받아 6만1600원에 두 장 구매했다.
A씨는 자신의 좌석에 앉아 촬영한 사진도 공개했는데, 그의 시야에서는 1층 관객석만 보였다. A씨 기준 오른쪽에 있는 브루노 마스의 무대는 경기장 벽에 가려 전혀 보이지 않는다. A씨는 “시야제한석도 아니고 제값 주고 샀는데 공연 후 환불은 어떻게 받느냐”고 물었다.
실제로 주최 측이 공개한 좌석 배치도에는 A씨가 예매한 3층 11구역은 ‘A석’으로 표시되어 있다. 이보다 더 구석진 곳에 위치한 3층 10구역부터 시야 제한석으로 판매됐다. A씨 반대편에 전광판처럼 보이는 화면은 LED 조명 자리였다.
시야 제한석에서 콘서트를 봤다는 다른 네티즌의 후기 사진을 보면 오히려 브루노 마스의 무대가 더 잘 보인다. 3층의 시야 제한석은 A석보다 저렴한 5만2800원에 판매됐다.
이번 브루노 마스 콘서트는 지난 4월 말 진행된 티켓 예매 당시 첫째 날 45분, 둘째 날 25분 만에 매진됐을 정도로 관심을 받았다. 티켓팅 ‘전쟁’을 뚫고 예매했지만 제대로 된 관람을 못 하게 된 A씨의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시야 제한이 아니라 시야가 없는 좌석인데 이걸 정가로 판 거냐” “저 자리를 팔 거면 전광판이라도 틀어줬어야 하는 거 아니냐” “이건 그냥 음악 감상석 아니냐. 심지어 시야 제한 안내도 없었던 건 말도 안 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각에서는 주최 측에서 티켓 판매 시 시야가 제한될 수 있다는 공지를 했으니 문제가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티켓 판매 페이지를 보면 주최 측은 “A석을 포함한 중 일부 좌석은 스피커 타워, 국기 게양대, 성화봉송대 등 공연장 내 설치물로 인해 일부 시야 제한이 발생할 수 있다”고 공지했다. 시야 제한석일 때에는 “무대 사이드 뷰거나 시야각 제한, 공연장 내 설치물, 콘솔 등에 의해 중계화면 및 일부 무대가 보이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연장에서 이뤄지는 모든 구성과 장비 설치, 무대 연출, 좌석 배치는 아티스트의 요청에 따라 진행된다”며 “공연 당일 시야 방해 등으로 인한 티켓 환불 또는 변경은 불가능하니 예매 시 참고하시기 바란다”고 했다.
하지만 전문가는 이러한 내용의 공지사항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A씨의 경우에는 환불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경선 변호사(법무법인 YK)는 19일 조선닷컴에 “‘공연장 내 설치물’로 인해 ‘일부’ 시야 제한이 발생할 수 있다고만 안내했기에 공연장 자체 벽으로 인한 시야 제한까지 미리 공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주최 측에서 콘서트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를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좌석과 같은 가격으로 판 부분에 대해 법리적으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일부 감액 조정이 되어 티켓 가격 전부를 환불받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공연료 환불을 두고 분쟁이 생기면 한국소비자원에 민원을 접수할 수 있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공연업자의 귀책 사유로 소비자가 환급을 요구하는 경우 입장료의 환급 및 입장료의 10%를 배상받을 수 있다.
소비자원은 “공연 티켓 예매 시 구매내역, 영수증, 예약번호 등 관련 자료를 보관하고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할부항변권, 청약 철회가 가능하도록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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